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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비를 사기 친 여학생에게

생각 또 생각 |2013.04.09 13:43
조회 113,089 |추천 227

톡으로 올라와 있네요.

그냥 혹시나 그 학생이 이 글을 본다면 다른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 올려 본 글입니다.
어릴 때 잘못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정말 작은 시작이었는데 선생님과 어른들의 너무나 큰 처벌로 마음의 상처와 함께 어긋나는 아이들을 보면 몇 번의 기회가 한 사람에게는 정말 소중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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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었습니다.

주말마다 고향에 갔다가 주중이면 직장이 있는 곳으로 옵니다.

그날도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버스를 기다리는데 커트머리에 보이시해 보이는 여학생이 오더니 버스비가 없다며 버스비를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순간 고민이 되었습니다. 터미널에서 버스비를 빌리는 분들의 99%가 사기꾼이기 때문에, 몇 번 그런 일을 겪은지라 이걸 빌려줘야 하나 하고 고민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 여학생이 돈을 빌려가도 갚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돈을 빌려줘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한건 그 차가 그 여학생이 가려고 했던 당진으로 가는 막차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카드로 직접 그 학생이 가려고한 당진행 버스표를 끊어줬습니다.

돈을 돌려받는다면 기분 좋은 것이고 아니면.....제가 바늘 도둑을 소도둑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사람인 것이죠.

그 여학생은 꼭 갚겠다며 계좌번호를 받아가더군요.하지만 역시나 저는 그 여학생을 소도둑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참 바보같죠? 그런 애들 널렸는데 빌려 준게 미련하다는 생각을 다들 하겠죠.

사실 당진은 작은 곳이고 고등학교가 몇 개 없기 때문에 찾을 마음만 있으면 그 학생은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그럼에도 찾고자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여학생이 또 다시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본다면....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건 몇 년 전 일 때문입니다.

제가 도서관 비슷한 곳에서 공부를 하다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제 중요한 자료가 들어있는 HDD비스무리 한 것이 사라졌더군요.

물건은 다시 사면 그만입니다.

문제는 중요한 제 자료들 이었습니다.

백업을 해 놓지 않은 제가 밉더군요.

“어쩌지? 이걸 찾아야하나?”하지만 그 자료 때문에 안 찾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cctv를 확인해보니 학생이 집어갔더군요.

그 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걸 찾는 과정에서 물건을 가져간 학생이 행여나 본인의 행동 보다 큰 죄값을 받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전 누구에게나 몇 번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라면 가는 곳이 뻔하고 동선이 정해져 있기에 가보니 역시 그 학생이 있었습니다.

혹시 어제 00에서 사람들 왔다가는거 못봤나고. 물건이 사라져서 사람들 누가 왔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서 그런다고.

전 그 학생이 물건을 훔쳐간걸 알았지만 그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학생은 자기는 못 봤다며 제 갈 길을 가더군요.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그 학생이 사과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찾을 시간을 주어야 하니까요.

그 학생이 있던 자리에 쪽지를 붙였습니다.

나한테 중요한 물건이라 그런다고 일주일 안에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아달라고.

정해진 일주일이 다 되었는데....역시나 물건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학생은 2번의 기회를 외면했습니다.

이후 학생의 학교를 통해서 물건을 돌려받았습니다.

담임선생님께는 학생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그 시간동안 학생도 많이 고민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나타나서 미안하다고 물건을 돌려주었습니다.

에휴.... 부모인 죄로 아이와 함께 오신 아이 어머님을 차마 못 보겠더군요.

학생은 취업실습을 앞둔 학생이었습니다.

학생주임이라고 하나요? 제가 알기로 그분이 이미 정해진 학생의 취업 실습 기관을 바꿔야 한다며 주장하신 것으로 압니다.

실습기관에 가서도 그렇게 회사 물건 손대면 안 된다고.

저와 담임선생님은 그건 아니다, 물건 돌려받았으면 됐다. 사과하지 않았냐고 계속 이야기 했습니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일이 저에게도 상처로 남았습니다.

‘내가 물건을 돌려받지 않는 게 맞았을까? 아니면 이렇게 돌려받고 그 학생이 더 큰 일을 버리지 않도록 하는게 맞는걸까?'

.

.

.

.

 

터미널에 있었던 그 학생은 상습범일까요? 그렇다면 제가 정말 그 친구를 소도둑으로 만든 걸까요?

 다시는 그 여학생이 터미널에서 돈을 빌리는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정말 그 학생이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혹시나 또 그러는 모습을 본다면 제가 많이 상처받을 것 같아요.   

추천수227
반대수80
베플24|2013.04.10 08:42
공공장소에서 그런 고의적 범죄행위를 일삼는 애들에게 기회가 필요 할까요? 초등학생 중학생도 아니고 고등학생이였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나요? 글쓴이가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건 알지만 지금까지 수 많은 기회가 있었던 건 아닐까요? 17년이상 윤리교육 받고 자란 학생인데 남의 물건에 손대고 거짓말하고 사기치는 학생에게 기회가 필요한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편의점 앞에서 당당하게 어른들에게 담배사달라는게 요즘 애들 입니다.
베플ㅋㅋㅋ|2013.04.10 08:27
하... 진짜 미련할 정도로 착하시네... 요즘애들은 진짜 믿으면 안되요. 정신차리게 처벌받게두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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