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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돈이 있어야만 꿀 수 있는 세상이 밉고, 그렇게 생각하는 제가 또 밉습니다.

Mischievous |2013.04.17 20:47
조회 4,972 |추천 41
안녕하세요 톡커 님들. 올해 열여덟, 고등학교 2학년인 여학생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적는 이유는 다름이 아닌 제 꿈 때문이에요. 아직 생각이 어려 스스로도 적으면서 아니다 싶을 부분이 있을 거고, 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제가 너무하다 싶은 부분이 있으실텐데 부디 비난 대신에 비판으로… 이해를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 또 이제 중학생인 남동생, 그리고 저까지 셋이서 함께 살고 있죠. 제가 어렸을 때 두 분이 이혼을 하셨고 지금 어머니는 애인이 있어ㅡ삼촌이라고 부릅니다ㅡ 아버지의 빈 자리를 느껴 본 적이 없어요. 없었죠.

그 전에, 저는 꿈이 있습니다. 여전히 막연하지만ㅡ하고 싶은 게 많아 고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ㅡ 예체능에 관련 된 꿈이죠. 미술과 관련 된 직업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도 요즘 부쩍 응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 저는 보습 학원을 초등학생 때와 중학교 1학년 때 잠깐 다녔었고, 미술 학원을 1달 다녀 봤습니다. 말이 한 달이지 나간 건 일곱 번도 안 됐을 거에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저는 미술학원을 다닐 수가 없었어요. 중학생 때는 안 배워도 미술과 관련 된 과를 갈 수 있겠다 철 없이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이 되고부터는 매일 부담과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서운함이 폭발한 건 어제였어요. 어머니는 제가 미술을 하고 싶어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죠. 저는 다니지 못할 걸 알지만 중1 때 부터 지금까지 매번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넌지시 말하곤 했어요.

저는 한 부모 가정이라 후원 기관이 있는데, 예전에 서류 접수차 그 기관에 직접 들렸다가 미술이 하고 싶단 얘길 꺼내게 되었고, 친절하신 그 선생님ㅡ뭐라 칭해야 될 지 몰라 선생님이라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ㅡ께선 그 것을 기억하셔 희망 장학생 명단에 절 올려 주셨죠. 올해 2월과 8월 두 번을 걸쳐 장학금이 총 100만원인데, 그 말을 듣자마자 그래도 희망이 보이더군요.

어머니도 잘 됐다고 좋아하시며 그 돈으로 학원을 다니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사실 어머니가 그 장학금에 매달 조금씩 돈을 보태 주시면, 학원을 계속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몇 달 못다닐텐데 괜찮겠냔 말에도 일단 고갤 끄덕였었죠. 그리고 2월에 장학금을 50만원 먼저 받아 왔습니다.

제 타블렛ㅡPC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주는 도구ㅡ을 사고, 나머지 돈은 저축해 둔 뒤 8월에 장학금을 받으면 함께 사용해 학원을 다니자고 하시더군요. 좋다고 했죠. 그런데, 최근에 알았습니다. 그 나머지 장학금이 저희 집 생활비로 다 쓰인 것을. 어머니는 8월에 매꾼다고 하셨지만 직감적으로 알았어요… 제 생각에는 저 학원 못다닐 것 같다고. 그도 그럴게, 전에 명절 때 받은 용돈들을 모아 둔 통장ㅡ제 이름이지만 비밀번호는 어머니만 아십니다ㅡ을 어머니까 돈을 빌리신다고 쓰셨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못갚고 계시거든요.

저희 집이 생활비가 모자란 것은 바로 식비 때문이에요. 저는 야자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석식을 먹는데, 동생과 어머니는 거의 함께 외식을 주로 하시거든요. 최근엔 한 달에 두세 번 집에서 밥을 먹지 작년엔 석달간 한 번? 집에서 밥 먹는 일이 정말 적었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믿는 척 그러라고 했습니다. 혹시 정말 다니게 해 주실 지도 모르니까요. 4년간 바라고 바라던 미술학원을 제가 다니게 될 지도 모른다니, 가장 그런 쪽으로 얘기가 잘 통하는 G에게 말한 뒤 며칠은 제 세상인 듯 했지요.

그런데, 저번 주에 갑자기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동생을 보습학원에 보내야 될 것 같다고. 그리고 어젠 보내는 게 확정되었다 하시더라고요. 평소에도 동생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 많이 서운했었고, 그 때문에 친구 G에게도 자주 서운하다 상담을 했었는데… 어젠 심했죠.

저는 4년을 다니고 싶다 했는데도 미술학원 발도 못붙여봤다, 근데 동생은 일주일만에 보내는 게 확정이 돼? 나는 고작 1년 남았는데, 동생은 5년이나 남았잖아. 나는 동생 나이 때 학원선생님한테 맞으면서 배웠고, 또 그렇게 자랐는데 엄만 쟬 혼내 봤어, 때리길 해 봤어? 사고를 쳐도 오냐오냐, 엄마 혼자 울기만 하면서 쟤 엄하게 야단쳐 본 적은 없잖아. 근데 나는 그렇게 컸다고. 공부는 어느정도 개념이 잡혀 있지만 1년 남은 나는 미술에 대한 개념이 전혀 잡혀 있지 않다고… 그렇게 얘기했죠.

어머니도 처음에는 이해하시는 듯 하다가, 제가 방에 문을 잠궈 놓고서 계속 흐느껴 우니 문을 치시면서 결국 화를 내시더라고요. 마지막엔 제가 막말한 것에 사과를 바라기도 하시덥니다. 어제의 그 때 부터 지금까지 어머니 얼굴만 보면 헛구역질이 나오고요, 오늘도 많이 서운해서 수업시간 내내 딴 생각에… 이렇게 야자도 빠지고… 중간중간 울기도 하고.

학교 수업시간 때는 담임선생님께서 제 머릴 쓰다듬어 주시는데 정말 울컥 하더라고요. 어제 10시? 어머니와 두 번 의견 충돌을 겪다가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께 카톡을 했었어요. 나중엔 아니라고 둘러댔지만, 학교에서 계속 신경쓰셨는지 오늘 계속 제 안부를 물으시고 머릴 쓰다듬어 주시고. 아버지가 계셨으면 했어요, 그 때 갑자기. 제 담임선생님처럼 꼭 다정하지 않더라도, 돈을 벌어 오셔서 저 학원 다니고 싶다고 하면 다닐 수 있게끔 해 주는….

오늘은 몸 상태도 최악이라 야자를 빠졌는데, 동생이 오늘 수련회를 가서 집에 어머니와 저 둘 뿐입니다. 저는 혹시라도 어머니가 문을 열까 문을 잠궈 놓고 지금 방에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요. 어머니는 어제부터 왜 이해해 주지 못하냐고 제게 그러고 있지만….

저도 마냥 서운해 하는 제가 지겹지만, 쉽게 풀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도 동생처럼 어머니한테 관심이 받고 싶고, 너무 제가 한심하고, 동생이 밉고, 어머니도 밉고….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지 모르겠어요. 미술에 대한 꿈은 접고 취업을 하는 게 좋을까요? 생각이 부정의 끝을 달리네요.

친한 친구들에겐 말을 해 봐도 정말 남 일인 양 들으니 말을 해도해도 서운함만 더 쌓입니다. Y와 담임선생님, 또 익명으로 X와 노래가 지금 절 버티게 하고 있어요. 내일 선생님께 상담을 해 주실 수 있냐 묻긴 했습니다. 내일 천천히 결정 내려 보려고요….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쓴 글인지, 마지막은 엉망이 되었네요. 시험기간인데 의욕을 모두 빼앗겨 걱정입니다. 정말 긴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어리광 겸 부탁 드리는데, 힘 내라고 한 마디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은 있단 말을 믿어 보면서 글 마칠게요. 감사합니다.

(+) 혹시 힘든 일 있으신 학생 분들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란 책과 18살, 너의 존재감이라는 책을 추천드려요. 또 긍정적인 노래들 많이 들으시고. Bruno mars - Count on me, Mariah carey - Hero 추천 드립니다. 감사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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