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초반 여자사람입니다.
6개월 연락한 남자와 사귄지 백일쯤 되었는데요, 최근에 고민이 생겨서 만남을 이어가야할지 고민입니다.
이 남자사람,
일단 착하고(나쁜남자 기질 조금 있음) 자상하고, 학벌좋고, 저를 많이 귀여워해주고 뭐 좋습니다.
(그냥 얼굴보고 있으면, 이뿌네, 귀엽다, 화내도 귀엽다, 우리애기, 이러면서 푸시시~ 웃는편임)
그런데 대화의 소통. 이것이 문제입니다.
사귀기 전에는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고 반응을 즉시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로 대화의 리드를 제가 하고, 남자는 짧게 멘트 달아주고 경청위주였죠.
하지만 제가 이런저런 대화소재도 많고 이야기하는걸 좋아해서 경청위주에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었어요.
사귄 후 로부터는 이야기도 잘 안들어주고 반응도 늦고, 솔직히 피곤해지더라구요.
대화도 쌍방으로 해야 대화죠.. 저 혼자 이야기를 쏟아내다보니 이제 대화의 소재도 고갈되고,
밥먹으면서도 '이제 이거 말하면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더라구요.ㅠ
그제서야 이 남자는 본인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구나..를 뒤늦게 캐치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남자사람은 학창시절부터 본인의 이야기를 잘 안했다고 가족분께서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커플간에 굳이 이런저런 대화의 소재를 찾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소소한 대화가 굴러가는게 정상이 아닌가요..
이렇게 대화가 뚝뚝뚝 단절이 되는 상황을 처음 겪어서 그저 당황스럽네요..ㅠ
본인 : (실컷 본인 얘기 후, 침묵상태)얘기 좀 해봐여~ 왜이렇게 말이 없어여?
남자 : 본인 네가 재밌는 이야기 좀 해봐
본인 : 여태 나혼자만 얘기했잖아요
남자 : 그러게. 나는 왜 이렇게 말이 없는거니.
가끔, 대화가 필요없는 그럴 때도 있지만서도,
이거슨 대화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상황이 조금 우습기도 해요..
뭔가 공감대 형성이 안되는 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뭔가 계속 허전한거 같기도 하고,
솔직히, 커플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최근에는 그나마 제가 침묵을 깨고자 말을 걸어보면,
본인 : ~이 왜 그런거에요?
남자 : 응.
본인 : ~이 왜 그런거냐구요~
남자 : 응?
본인 : 아~ 진짜~ ~이 왜 그런거에요?
남자 : 뭐가
본인 : 하~ 내 이야기 콧구몽으로 듣는거에여 뭐에여!!@@@???
남자 : 그거슨~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그런거지~
똑같은 질문을 몇번을 해야 대화가 통하는지,
항상 매일 몇번씩이나 응./응?/뭐가 이렇게 3단계로 되물어봅니다.
평소에 줄곳 저러니깐 짜증이 나는걸 참아도보고, 왜자꾸 저렇게 되묻냐고 물어도보면,
그저 어쩔수 없으니 이해하라며 웃고 넘기는 식이더라구요.. 피시시~
그런데, 같은 질문을 세네번을 해서 대답이 나오면 정..말.. 홧..병이.. 날.. 것.. 같..아..요..ㅠ ㅠ
줄줄줄 이야기하면 대충안듣고 있다가 응.으로 짤라버리고,
줄줄줄 이야기하면 대충안듣고 있다가 뭐가.로 짤라버리고,
정말 답답해서 속이 터집니다.. ㅠ ㅠ
그러다가, 제가 힘든일이 생겨서 고민거리를 털어놓으면,
듣고있다가도 딴생각하느라고 응. (멍때리는 표정)
진짜 화산이 폭발하여 집으로 가려고하면, 그때서야 따라나오며 눈이 번쩍하며 다시 이야기해보라며 뒷북을 치네요..
최근에 지인과의 자연스러운 그냥 평범한 대화를 하고나니 속이 뻥~뚫리는 기분이들고,
대화가 잘통한다면 좋겠지만, 그저 자연스러운 대화가 편안하게 된다는 자체가 부럽네요..
힘든일 있어서 얘기꺼내면 뒷북을 치니, 힘들게 얘기하는게 입이 아프고, 무슨의미가 있나싶고, 이제는 말을 안하는게 속이 더 편할 때가 있네요.....
이런 제가, 이해심 부족한 걸까요? 이런 남자사람, 왜 그러는 걸까요?
원래 말수가 없는 과묵한 사람일 뿐이라, 대화의 코드가 서로 맞지 않는걸까요?
이런 고민자체는 중년부부가 하는 문제일 줄 알았는데.. 휴....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