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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4화)

윙윙 |2013.05.08 12:18
조회 1,375 |추천 8

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저는 바로 옆 동네 사는데요, 여기 독서실에 애들이 많다고 해서...

흑... 큰 욕심은 없었어요. 워크맨 몇 개만 팔아서 용돈이나 벌어볼 생각이었어요.

며칠을 이 독서실 주변을 돌면서 계획을 짰어요,

 

그리고 오늘밤 끝날 때 쯤 여자 독서실에 몰래 들어와 구석 책상 밑에 숨어있었어요. 흐흑...

한참을 있으니까, 아저씨가 불끄고 문잠고 나갔어요.

 

혹시나 모른다는 생각에 밖에 귀를 기울이고 한 30분 정도 기다렸어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길래 저는 책상 속에서 기어 나와 손전등을 키고, 책장을 하나씩 하나 씩 뜯어

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누군가가 제 뒤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거예요..

 

흐흑... 긴장되서 그러려니 했지만, 싸늘한 기운이 바로 제 뒤통수에서 불어오는 것 같았아요.

 

누군가가 바로 제 뒤에 서서 차가운 입김을 불어내는 것 같기도 했어요... 흑...

몇 번을 뒤 돌아 봤지만, 여전히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칠흙같은 암흑만 보였어요..

 

그런데 저쪽 어둠 너머에서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고요..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춰봐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은 마찬 가지였어요.

 

그리고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추위가 느껴지는 거예요. 독서실 안이 싸늘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오늘은 대충 그만하고 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자세히 귀 기울여보니, 독서실에 남아 공부하는 애들 같았어요. 너무 놀라고 당황했어요.

 

아무도 없어야 할 밖에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내가 알기로는 분명히 이 독서실은 두 시까지인데, 공부하는 사람들 몇몇이 왔다갔다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러니 음침한 기분이 들어도, 지금 당장 나갈 수가 없었죠.

 

그래서, 이왕 하던 거 계속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책장을 하나 하나씩 뜯어나갔어요.

이상한 기분은 계속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고 워크맨을 모았어요.

 

구석 마지막 줄만 남기고 거의 모든 책장을 열어봤어요.

 

밖에 주의를 기울여봤지만, 아직도 밖에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이상할 정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더 무서울 것 같아 구석 책상을 차례로 열기 시작했어요.

그 때였어요.

바로 등 뒤의 벽쪽에서 희미하지만 애들이 웅성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고, 무서워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분명히 내 등뒤는 벽인데, 거기서 그 기분나쁜 소리가 나는 것 같았어요.

 

머리가 아득해지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어요.

 

책장을 열고 있던 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너무 무서워서 주위를 돌아볼 수 없을 것 같았아요.

그 때 갑자기 옆 책상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어요.

나는 설마하고 그 쪽을 돌아봤는데, 흐흑....'





거기에는 어떤 남자애가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그 창백한 얼굴을 들어 나를 보는 거예요.

 

나는 너무 무섭고 놀라 소리를 지를 수 없었어요.

 

그 쾡한 눈과 마주치니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못 박힌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어요.

 

마치 가위눌린 기분이었어요.

 

그 남자애는 나를 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한발 한발 내게 다가오는 거예요.

 

너무 무서웠지만,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어요.

 

이를 악물고, 그 애의 눈과 마주친 시선을 때기 위해서 있는 힘을 다해 고개를 돌렸어요.

 

잡히던 말던 밖으로 뛰어나갈 생각이었어요.

 

다행히 시선이 떨어지자,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어요.

 

나는 다른 생각없이, 오직 여기서 빠져나가야 겠다는 생각만 하고 문 쪽으로 몸을 돌렸어요.

근데... 흐흑...

바로 내 눈앞에 어떤 여자애가 서 있는 거예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그 여자애의 기분 나쁜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온 몸에 힘이 쫙 빠지고 또 다시 움직일 수 없었어요.

 

그런데 그 여자애와 책상에 앉아 있던 남자애가 천천히 다가오는 거예요.

도저히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어요.

그 애들이 두 손을 뻗어 저를 잡으려 하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어요. 세상이 갑자기 하얘지고,....

그게 다예요...

여기는 무서워서 더 있을 수 없어요!

나를 어떡해도 좋으니, 여기서만 내 보내 줘요!

제발!!!?

그 애는 정말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덜덜 떨면서, 아저씨에게 애원했데요.

 

오빠들은 그 애가 도둑질하다 걸리니까 별 뻥을 다친다고 생각했지만, 어쩼든 그 얘기를 들으니 등골이 오싹해지더래요.

 

그런데 아저씨는 그 아이의 처절한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번 그 애를 다그치면서,

 

봤다는 애들의 인상착의를 물어보았데요.

오빠들은 주인 아저씨가 이 애가 거짓말하는 것을 알고, 거짓말 못하게 몰아치는 구나 생각했지만,

 

아저씨의 표정도 좀 이상할 정도로 심각해 보였데요.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그 애가 정말 그 남자, 여자 애를 본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 것이래요.

거짓말로 생각했던 오빠들도 고개를 갸우뚱할정도로 세세하게 묘사했다는 거예요.

 

아저씨는 좀 놀랐는지, 가만히 뭔가 생각하는 표정이었데요.

그 애는 연신 울어대며, 여기서 내보내 달라고 계속 애원했데요.

 

아저씨를 그 애를 좀 내려다 보더니, 머리를 한데 쥐어박더니 그냥 가보라고 했데요.

 

오빠들도 그 애도 좀 놀랐데요.

 

빨리 나가라는 재촉에 그 애는 자기가 들고 온 지갑이며, 신분등이며, 손전등 같은 것도 다 내팽게치고

 

도망갔데요...





주인 아저씨는 멍해있는 오빠들을 돌아다보며, 독서실을 지켜줘 정말 고맙다며 오빠들을 칭찬 했데요.

 

그리고 그 애를 별일 없이 풀어준 주인 아저씨를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오빠들에게 이렇게 말했데요.

'야, 별 큰 잘못도 아닌데, 그런 애 경찰에 넘겨봤자, 잘못하면 더 나쁜 애가 되어 나올 수 있잖아.

 

용돈 쓰고 싶어 워크맨 훔치러 온 것도 불쌍해보이고...'

그런 주인 아저씨의 말을 들은 오빠들은 그전까지 돈 벌레로 보이던 주인 아저씨가 좀 다르게 보이더래요.

다음날인가, 주인 아저씨가 그 세 오빠들에게 푸짐한 저녁을 사주면서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인사했데요.

 

밤에 도둑이 들어와서 훔쳐갔다면, 독서실 주인인 자기가 다 물어줘야 할 형편이었고,

 

그리고 소문까지 난다면 문 닫을 뻔했다며 오빠들에게 10만원씩 용돈도 집어줬데요.

 

그러면서, 그날 밤에 있었던 일 소문 내지 말아달라고 연신 부탁하더래요.

 

혹시 독서실에 대해 나쁜 소문이 퍼질까봐 걱정하는 것 같았데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서야 그 저녁자리에서 나올 수 있었을 정도였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 일은 그 오빠들 자기들만의 무용담으로 남게 되었죠.

그런데... 도둑 사건이 일어난 일주일쯤 후의 일이었데요.

 

대부분의 학교들이 기말고사가 끝났을 때였는데, 우리 학교만 기말고사가 끝나지 않은 적이 있었데요.

 

기말 고사같은 것이 끝나면 독서실은 마치 무덤처럼 황량해지잖아요. 아무도 없고....

그럴 때, 공부를 해야하는 어떤 여자 애가 있었데요.

 

그 애는 여기서 좀 떨어진 사립학교를 다니는 데,

 

이 주변 학교와 시험날짜가 틀려 남들이 다 시험이 끝났는데도 시험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었데요.

 

공부벌레라고 소문이 난 그 여자 애는 남들이 다 집에 간 후에도 혼자 남아서 공부하게 되었데요.

그 날 밤, 무슨 실수가 있었는지, 독서실 주인 아저씨가 그 여자애가 독서실에 혼자 남아있는 것을 모르고

 

문을 잠고 퇴근했데요.

 

그 도둑 사건 이후로 자물쇠를 모두 밖에서 잠그는 것으로 바꾸었거든요.

그 여자애가 혼자 남게 된 것에 대해서는 이런 얘기 저런 얘기가 많은데요...

 

그 여자애가 더 공부하고 싶어 아저씨 몰래 숨어있던 것이다, 아니면 주인 아저씨가 모르고 잠그고 간

 

것이다, 며칠전에 도둑을 맞은 아저씨가 독서실에 사람이 남아있는지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문 잠고

 

갔을리 없다는 여러 가지 얘기가 떠돌지만, 아무도 어떤 것이 진실인 줄 몰라요.

여하튼 그 여자애가 문 잠긴 독서실에 혼자 남게 된 것은 사실이예요.

 

한 명도 없는 곳에서 혼자 남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날 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역시 아무도 몰라요...





다음날 아침, 밤새 그 여자애를 찾다가 결국 독서실 주인에게 그 애 부모님이 연락했데요.

 

연락을 받고 불려온 독서실 주인 아저씨가 그 문을 열었을 때,

 

얼이 빠져있는 모습을 하고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었데요.

섬뜩한 것은 그 여자애가 그랬는지 독서실 책상이 막 넘어져 있고,

 

온 곳에 손톱으로 긁은 자국이 남아 있었데요.

 

마치 시체실에 갇혔던 의대생이 그랬다는 것처럼 벽 ,책상 할 것 없이 손톱자국이 나 있더래요.

그 애의 머리는 누군가에게 쥐어뜯긴 것처럼 산발이 되 있고, 눈동자엔 생기란 것이 아예 사라져 보였대요.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그 여자애 부모의 반응이었어요.

무슨 의사라고 했는데, 자기 딸이 그렇게 된 것이 창피했는지 모든 것을 절대 비밀로 했어요.

 

아마 그 부모는 딸 아이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미쳐버린 것으로 생각했고,

 

그 스트레스를 자기들이 준 것이 알려지면 창피하니까 그런 식으로 처리했나 봐요.

 

독서실 아저씨는 오히려 잘 되었죠.

 

이런 얘기가 알려졌다면 독서실 문 닫는 것 뿐만아니라, 문 잠고 나간 것이 실수로 밝혀진다면 무사하지

 

못했을 텐데, 천만 다행이었죠.

그런데 그런 비밀이 어떻게 알려졌냐고요?

그 여자애가 발견되던 날 아침, 며칠 전 독서실에 들었던 도둑을 잡은 오빠 중에 한 사람이 책을 가질러

 

독서실에 왔다가 모든 것을 목격하고, 알게 되었데요.

 

그 오빠는 그 끔직한 광경과 완전히 얼이 빠져버린 그 여자애의 모습도 봤데요.

 

사람들 어깨 너머 힐끗 본 여자 독서실 안의 풍경은 글자 그대로 난장판이었데요. 그런데 그 오빠의 눈에

 

저쪽 벽에 선명한 빨간색으로 쓰인 낙서가 보였대요.

 

바로 피처럼 붉은 색으로 쓰인 '3'이라는 숫자였다는 거예요.

 

그 사실을 그 오빠는 같이 도둑을 잡은 친구들에게 얘기했고, 모두들 그 여자 독서실 방안에 뭔가 좀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러던 차에 TV 고발 프로그램에서 '청소년 가출인가? 실종인가?'라는 제목의 방송이 나간 적이 있었대요.

 

거기서 며칠 전에 실종된 애를 하나 보여주는데, 바로 독서실에 들었던 도둑이었데요.

방송에 나온 그 애 부모의 증언에 따르면, 며칠 전부터 갑자기 애가 자다가 소리치고,

 

헛것을 보는 것 같고, 뭔가 겁에 질린 것 같은 행동을 하다 갑자기 사라졌다는 거예요.

 

기자는 그 애가 폭력 조직에 협박을 받다가 납치를 당했는지, 아니면 그 보복이 두려워 가출했는지,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대요.

그렇지만, 그 오빠들은 그 애의 실종이 왠지 모르게 그날 밤 독서실에 있었던 일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래요.

 

그 애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날이 바로 그 애가 독서실에서 기절한 채로 발견한 다음날

 

이었다는 거예요.





그 아이의 실종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 오빠들은 분명히 그 방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하라는 수능시험은 공부는 안 하고 무모한 계획을 생각해 냈어요.

세 명이서 몰래 그 여자 독서실에 들어가 밤을 세워보자는 생각이었대요...

그 독서실안에 있을지 모를 그 무언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였데요...

얼마나 끔직한 결과를 나을 지는 상상도 못하고...

이제까지 쉬지 않고 얘기하던 은혜는 목이 마른지 잠시 얘기를 멈추었다.

 

나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꺼내 은혜에게 건네주었다.

 

은혜는 음료수를 들이키고 숨을 돌리더니 믿을 수 앖는 얘기를 계속했다.

"그 세 오빠들은 기어이 독서실에서 밤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계획을 세웠어요.

 

독서실에 늦게 까지 남아 있는다고 하면, 아무런 의심받지 않고 독서실에서 밤을 지세울 수는 있었지만,

 

문제는 여자 독서실 방의 열쇠였어요.

 

아저씨가 그 사건이후로 밖에서 잠그는 자물쇠를 달았다고 했잖아요..

 

그것의 열쇠를 어떻게 구하냐가 고민이었는데, 주인 아저씨들에게 사실대로 얘기한다면,

 

당연히 허락할 리 없다고 생각했데요."

세 오빠는 그 열쇠를 복사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데요.

 

우선 독서실 책상에 달려있는 형광등의 전선을 잘라놓은 다음, 불이 안들어온다며 아저씨를 독서실

 

안으로 불러냈데요.

 

나머지 둘은 그 틈을 타서, 사무실에 들어가 열쇠를 찾았데요.

 

한참을 찾은 후에야 열쇠 꾸러미를 찾았데요.

 

그런데 어떤 열쇠가 그 여자 방의 열쇠인지 알 수 없어, 가져간 초에다 열쇠꾸러미에 있는 열쇠를 전부

 

찍었데요.

 

그리고 열쇠가게에 가서 그 열쇠들을 모두 복사했데요.

열쇠까지 구했으니, 준비는 다 된 셈이었죠.

 

처음 계획할때는 호기있게 시작했지만, 이제 실제로 실행하기로 한 날짜가 다가오자, 다들 조금씩은

 

좀 불안해지기 시작했데요.

 

혹시 자기들도 그 미쳐버린 여자애 처럼 될까봐 두려웠다는 거예요.

 

어쩌면 그 때 그 오빠들은 뭔가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르죠.

 

그래도 결국 다들 약속한 날에 독서실에 나왔데요.

무섭긴 무서웠던지, 가져온 가방 안에는 십자가, 마늘, 성경책, 성수에서부터, 칼, 귀신 나오려면 찍는다고

 

가져온 사진기까지 없는 것이 없었데요.

 

오빠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공부를 하는 척 하면서, 아저씨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데요.

 

밤 한 1시쯤 모두들 집에 가고, 주인 아저씨도 나갔데요.

 

아저씨의 차가 출발하는 것을 확인한 세 사람은 복사한 열쇠를 가지고 그 여자 독서실로 갔데요.

그 여자 독서실의 문을 열자, 처음 받은 느낌은 싸늘함이었데요.

분명히 아무도 없었지만, 그런데 누군가가 있는 방에 들어온 기분이었데요.

 

그래도 장난기가 발달한 그 세 오빠는 웃으면서 그 방으로 들어갔데요.

 

 

 

 

 

자기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전혀 상상도 못한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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