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취업=인간의조건?

미운오리새끼 |2013.06.07 15:25
조회 48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28살 여자입니다.

매일 눈으로만 보다가 너무 답답한 날들의 연속에 지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읽어 보시고 어떤 조언이라도 좋으니 말씀해 주세요.

 

저는 1남3녀 중 장녀입니다. 대학졸업 후 공무원 공부를 했는데

자꾸 아슬아슬하게 떨어져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공부하게 되었고

여태껏 그동안 아르바이트나 취직한번 해본 적 없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 봄여름가을겨울 낮이고 밤이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또 몇 점차이로 합격하지 못했고 이때 슬럼프가 와서 방황하고..

취업을 하던지 더 공부를 열심히 하던지 결정했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어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할땐 놀러가고 싶고 뭐든 다 하고 싶었는데

막상 놀러는 커녕 가까운 슈퍼마켓 가는 것도 마음이 두근거려 잘 가지도 못했습니다.

친구들과 5년만에 만나 커피를 딱 한잔하고 이야기를 나누려는 순간에도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두근거려 같이 있을수가 없어 집에 간다며 온 적도 있었습니다.

어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다른 애들 다 공부하는데 안돼. 미쳤어. 집에 가자. 얼른 집에 가자

이런식이였습니다.

그렇다고 일찍 돌아와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였는데 그냥 제 마음 편하자고.

어디 나가면 제 스스로 저를 들볶는 그런 습관이 들어 너무 괴로웠습니다.

부모님께 말씀 드려도 시험 합격도 못한 주제에 뭔 개소리 하나며 뭐라 하셨고

저도 시험 떨어진 죄책감에 더 이상 말씀 드리지 못하고 제 방에만 있고 집에만 있다가 

이제서야 조금씩 아버지의 회사에서 사무일을 돕고 있습니다.  

 

며칠전에 자꾸 사람 많은 곳에서 아버지께서 제게 실업자 실업자 하셨습니다.

그 전에도 그런 일이 많았지만 저는 그냥 못 들은척 해야지 하면서 대꾸하지 않았는데

옆에 있던 동생이 너무 지겨웠는지 왜 자꾸 언니한테 실업자 실업자 하냐고 물었더니

실업자를 실업자라고 하는데 내가 뭘 잘못했냐고 되려 뭐라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 못 들은 척 하기를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였는데 하나뿐인 남동생과 어머니, 아버지 본인의 숟가락과 젓가락을 가지런히

상위에 놓으시더니 저와 제 여동생들 수저와 젓가락을 니네 알아서 먹으라는 식으로

상 위로 던지셨습니다.

매번 그랬지만 언젠간 말씀드려야 생각했고 그 날이 오늘인 것 같아

왜 숟가락,젓가락을 던지시냐고 그냥 두면 집어가기라도 할텐데

왜 남동생은 챙겨주면서 우리들 것은 던지냐고

던지시 마시라고 하셨더니 이때부터 기분이 안 좋으셨나 봅니다.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고 얼마후 야이 지즈바야 하면서 숟가락 젓가락을 제쪽으로 던지시면서

내가 저 년 눈치보면서 살아야 하냐고 지즈바가 아주 건방지다면서 밥 안 먹겠다면서

거실에 누우셨는데 얼마나 얼굴 뜨겁고 동생들 보기에 창피했는지 모릅니다.

계속 밥 안 드시겠다고 욕을 하면서 엄마랑 싸우시는데

왠지 저 때문인 것 같아 제 밥을 음식물쓰레기에 버린 후 방에 들어왔더니

그제서야 앉으셔서 쩝쩝 소리를 내며 식사를 하시는데 정말.. 정신병자 같으셨습니다.

나는 너한테 다해줬는데 너는 나한테 해준 것이 뭐냐고 윽박지르시고. 

그러고는 나와보라며 저를 앉혀놓고 별 희안한 없는 말 있는 말 다 하면서

뭐라고 하시는데 남동생 빼고 다 취업나가서 제가 집안일을 잘 돕고 살았는데

돈도 안 버는년이 집구석에 있으면서 엄마일도 안 돕는다는 말에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다음날 어머니께서 저를 또 부르셨습니다.

아빠 사무실에서 사무일을 조금씩 도왔는데

월급이 내 통장에 찍혀 있어야 한다며

월 100만원씩 입금해 주셨는데 50만원씩 나눠서

아버지 이름과 제 이름으로 적금을 들게 해주셨습니다.

 

아버지 적금은 만기가 되면 어머니께서 찾아가셨고

제 적금은 제가 일한 댓가라고 생각해서 제 것인줄 알았습니다.

폐기물 허가도 받았어야 했고 땅을 사서 새로 건물을 지었는데

법무사 비용도 비싸고 어차피 내 부모님 돈 아끼는 일이기도 했고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신축건물 등기하고 법인사무실 주소 이전하느라 공증 받는 등

처음 해보는 일이라 정말 힘들었지만 적금 생각하며 견뎠습니다.

 

그렇게하여 만기된 적금을 찾아와 정기예금 하려고 가져왔더니

100만원을 그냥 가져가시는 모습을 보고 내 돈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두면 그냥 다 없어질 것 같아 500만원을 정기예금으로 해놨더니

지금 돈이 없다며 중도해약 해갖고 오라고 1년뒤에 갚겠다고 하십니다.

정말 그 순간만큼은 기분이 나빠 나중에 돈 갖고 싸울 것 같다고

장난스럽고도 진지하게 싫다고 했더니

어제 오늘 미친 듯이 저를 괴롭히십니다.

너한테 실망했다. 내가 돈 없는 거지였으면 너한테 어떤 취급 당했겠냐며

앞으로 너 먹고 쓰는 것을 니가 알아서 해라

나도 이제 너한테 아무것도 투자 안 할거다.

싸가지 없는 년. 어쩌고 저쩌고..

어제 밤에 제가 경속하게 말 실수 한 것 같다며

잘못했다고 편지까지 썼는데

편지 내용도 꼬투리가 되어 오늘 내내 가시방석입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뭐를 원하시는지도 몰라  

우선 정기예금 해약하고 돈 넣어드리고 왔습니다.  

 

6개월이라도 집중해서 공부하고 싶으니 고시원으로 보내달라고 해도

미친년 헛소리 한다고 집에 아무도 없으니 집에서 하라고 하시는데

막상 아침만 되면 어디든 데려가서 일 시키고 싶어하시고

 

이제 공부를 관두고 취직을 하겠다고 하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다 늙어빠진년 어느 회사에서 불러주냐

너같은 늙은 년을. 퍽이나 너같은 년을 회사에서 써 주겠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진짜.. 진짜.. 죽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자신들은 정상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렇지가 않아요.

정말 제가 잘못한건지.

취업을 안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하다가하다가 시험에 떨어져서 여기까지 온건데

그게 그렇게 큰 죄인가요?

다들 저를 또라이 같다고 너 이상하다고 정신병자 같다고 하시지만

저는 제가 정상 같은데 두 분이 번갈아 가면서 사람을 달달 볶으시니

진짜 정신도 못 차리겠어요.

 

맨날 밤에 울고 오늘이 일주일째입니다.

밤에 잠도 못 잡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살까요? 

 

어두운 고시원 책상 한칸에서도 항상 상상하기를

앞으로 취업도 하고 남자친구도 생기고 결혼도 하고

가끔 이런 상상으로 공부하는 거 힘들어도 참고

주변에서 뭐라해도 참을 수 있었는데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번갈아가면서 이러니

저는 이제 제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느껴질 뿐입니다.

여기 세상에서는 내가 할 일이 없는 것 같고

취직을 한다해도 너무 나이가 많아 아무데도 취직할 수 없을 것 같고

평생 이렇게 찌질이 개궁상으로 부모님께 맨날 혼이나 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아 너무 슬픕니다.

 

상상도 없고 이제 꿈도 없어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