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결혼하기로 한 30대 여성입니다. 남친(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므로.. 예랑 같은 소린 오글거려서 ㅠ) 과는 경기도와 전라도 장거리 연애를 했어요.
경기도 집에 약간의 문제도 생겼고 어차피 결혼날짜도 잡았고 준비도 다 해둔 상태라
전라도 집에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같이 살면서 생겼어요. 장거리 연애할땐 몰랐던 남친의 단점이 너무너무 싫게 다가옵니다.
일단 첫째는 씻지않는 문제..(판 글보구 댓글쓰다보니 나도 심각해진 ㅠ)
비를 맞고 와도 절대 씻지 않으려 한다는 거. 사실 이것 때문에 엄청 싸우기도 했어요. 집에 오면 좀 편히 쉬어야 되는데 왜 씻으라고 닥달하냐며 -_-;;; 안씻고 잘때도 많습니다. 사실 몸에서 땀내에 비냄새에 이것저것 섞여서 비린내가 나 가까이 가기 싫을때가 있는데요 그럼 또 그것가지고 싸우죠. 내가 더럽냐며. (응 솔직히 더러워 ㅠ)
씻지도 않은 손으로 저를 만질때가 많아서 얼마전엔 질염으로 산부인과까지 다녀왔는데 그게 왜 심각한지 자체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병원가면 낫는거잖아? 라며 또 만지죠. 싫다고 말하면 만지는 것이 싫은게 아니라 자신이 싫어진 것이 아닌가하며 진지하게 물어보구요.
두번째 문제는 절대 외출을 하려하지 않는다는 거.
사람 많은곳을 싫어합니다. 덕분에 연애시절에도 거의 데이트는 방구석에서 이루어졌죠. 운동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운동이 취미인 남자인데 운동경기 구경가는건 싫어합니다. 사람이 많아서요. 여태 같이 영화관 한번 안 가봤다면 대충 이해하시려나요. ㅎㅎ
전 취미가 여행이고 여기저기 다니고 싶어하는데 의견이 맞지않아 서로 싸우다가 여행은 혼자 가는걸루 합의봤죠. (하지만 여자 혼자 여행다니면 위험하다며 무조건 당일코스로 다녀오라고 하는게 함정. 물론 바람쐬러 간다고 한 날은 아침부터 집에 갈때까지 내내 전화에 톡 오구요)
그치만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여행다니고 싶기도 합니다.
세번째 문제는 열등감이 있다는 거.
중학교 중퇴자입니다 남친이. 지금도 저는 전혀 그런거 개의치 않구 있고요 열심히 성실히 잘 사는데 학벌은 문제될 것이 없다 생각합니다. 제가 뭐 엄청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요.
근데 문제는 남친이 은근히 그런것을 싸울때 특히 열등감으로 표출한다는 겁니다. 틀린것을 지적해주면 남자 무시하지 말아라 그렇게 무시하면 남자가 밖에 나가서 사회생활 못한다. 머 이런 식으로요.
대부분 사소한 잔소리들인데요 씻지 않는다거나 편식한다거나(편식이 좀 많이 심한 편입니다 ㅠ
두부김치는 먹지만 지지거나 부친 두부는 먹지 않는-설사한대요 여기서 솔직히 좀 빵터지긴 했네요. 두부김치에 있는 두부는 괜찮은데 그냥 두부는 안된다니..ㅋㅋㅋ) 귀가 얇아서 누가 뭐가 좋다구 하기만 하면 바로 그걸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겠지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은게 다이어트에 샐러드가 좋다는 소리는 또 어디서 듣고와서는 낼부터 무조건 샐러드만 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편식 심한편에다 야채도 엄청 싫어해요) 안 먹을게 뻔한데 해달라고 하니 싸우기 싫어 해줬죠. 아니나 다를까 안 먹음 -_- 결국 야채 좋아하는 제가 다 먹긴 했죠.
하여튼 이런 사소한 이유로 잔소리라고도 하기 머한 이야기들을 좀씩 하죠. 안 먹을게 뻔하니 야채 사지말자 피곤한건 알겠지만 씻고 누우면 개운할테니 힘들더라도 씻고 눕자 속옷은 하루에 한번씩 갈아입자 겉옷을 하루에 네다섯벌씩 입고벗지 말자 뭐 등등등.
그럴때마다 남친의 하는 소리는 그겁니다. 남자 무시하지 말라고. 예전 여친들은 아무리 단둘이 있을땐 날 까더라도 사람들 앞에서는 날 기죽이지 않았다라고..어차피 싸움 단둘이 있을때 하는건데 누구한테 기가 죽는다는건지. 예전 여친들 얘기는 왜 잊을만하면 꺼내서 빡치게 하는지...
예전 여친 이야기들은 교제중에도 가끔 얘기한 바 있는데 그런 사소한것까지 짚고 넘어가면 저흰 하루에도 열두번 이상씩 싸웠을 게 분명하므로 패스....
네번째 문제는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편식&식사예절입니다.
두부는 애교죠. 고기를 좋아하지만 소고기 오리고기 등등은 먹지 못합니다. 기름진 부분은 모두 다 떼어내야만 고기를 먹고요. 물에 빠진 고기는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자탕은 먹는것이 함정) 야채 질색이고 버섯은 먹으면 큰일 나는줄 아는데다 매운것 안먹고 짜고 단것만 먹으려해요.
내 입맛에 맞춘 반찬 하나라도 해놓으면 대놓구 밥상에서 인상을 찌푸립니다. 보기만해도 올라올것 같다면서요 ㅠ 그래봐야 고사리나 시금치 가지볶음 같은건데 구역질이라뇨..
밥상 밑으로 반찬 내려놓고 슬금슬금 먹을때마다 생각듭니다. 내가 대체 이게 머하는 짓인가. 옛날 엄마가 나 어렸을 때 저렇게 먹는거 되게 구차해 보이고 싫었는데 나도 이러고 있구나 싶어서요.
좋아하는 반찬을 해줬더라도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행동이 다릅니다. 전 개인적으로 밥해주고 그걸 맛있게 먹어주는걸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남친은 그게 스트레스랍니다. 맛있지만 옆에서 누가 보고 잇으면 막 더 맛있게 먹어야 할거 같아서 스트레스 쌓인대요.
그리구 제가 한가지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게 있었는데요. 밥 준비 다 하구 밥먹을때는 밥을 식게 만들거나 하지 말아 달라고요. 그거 제가 엄청 싫어하거든요.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늘상 밥 준비 다 해놓으면 컴터 앞에 앉아서 게임하느라 밥 국 다 식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여러번 밥먹으라고 말하면 짜증+화를 내고요. 안 부르면 컴터 앞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다섯번째 문제는 씻는것과 비슷한 맥락인데요 치우는 것을 전혀 하지 않아요.
처음 집에 와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긴급구조 SOS에 나올법한 집이었거든요. 여기저기 널어져있는 빨래들 방바닥에서 밟히는 모래(거짓말 아니고 정말로 발을 털면 모래사장 뛰놀고 온 것처럼 우수수 떨어졌어요) 아이스크림봉지 빵봉지 먹다남은 라면냄비가 방바닥에 있질않나 바닥에 눌러붙은 반찬자국들 싱크대에 끼어있는 곰팡이 산더미같이 쌓인 설겆이(그릇이 없으니 일회용품 쓰고 있더라고요) 시켜만먹고 내놓지않은 배달그릇들에서 피어나는 곰팡이 끈적이는 담요 창가에 담배꽁초와 담뱃재 공중화장실보다 심각한 냄새를 풍기는 화장실 등등등등 ㅠㅠㅠ
이틀꼬박 치우고나니 몸이 배겨나질 못해 일주일 아팠습니다. 그중 이틀은 입원했고요. 과로랍니다. 몇날몇일 밤새 야근해도 과로하지 않은 튼튼한 몸이었는데 ㅠㅠㅋ
대충 생각나는 큰것만 적으니 이정도네요. 요즘은 하루걸러 이틀꼴로 크고작은 싸움이 일어나는 편이라 결혼에 대해 엄청 고민이 생겨요. 괜히 결혼전에 도망가고픈 심리가 적용돼서 이런 고민하는 거라면 괜찮을텐데 앞으로 같이 살아갈 날을 생각하니 앞으로도 쭉~~ 이런 일 가지고 싸울게 뻔해서. ㅠ
전라도 내려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친구도 없고 외롭고 심심하고 가끔은 이런 푸념할 친구도 필요한데 마땅한 곳이 없어서 두리번거리다 판에 글적고 갑니다.
장마철 피해입지 않도록 다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