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북부병원, 때이른 무더위, 심장병, 뇌졸중환자 조심 [매일경제]

때 이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몸에 탈이 생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주는 하지(21일)가 끼어 있어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지면 잠을 쉽게 못 이루거나 일찍 깨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또 야외에서 일하는 농민이나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열사병 또는 일사병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일하는 직장인들은 냉방병으로 두통, 전신 피로감, 소화불량, 설사, 근육통, 생리통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벼운 더위는 일상생활 리듬을 깨며 생활에 불편을 주는 정도지만 심한 무더위는 탈수와 고열로 인한 신체기전 변화로 여러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며 "무더위로 신체 적응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 심장병ㆍ뇌졸중 환자 등은 주변에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질환자나 뇌졸중 환자는 지나친 더위로 탈수 현상이 나타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거나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또 덥다고 갑자기 냉수를 끼얹는 등 급격한 체온 변화를 주게 되면 심장이나 혈관에 무리가 간다. 심장질환이나 뇌졸중과 같이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무더운 줄 모르고 야외에서 운동을 하다가 체온이 37.2도를 넘어서게 되면 고체온증으로 병이 악화한다.

◆ 땀 많이 흘리고 창백하면 일사병 의심

폭염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열에 의한 스트레스로 염분과 수분이 소실돼 생기는 질환으로 노인에게서 흔하다. 증상은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하며 두통, 메슥거림, 구토,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사병은 맥박이 빨라지고 체온이 41도 이상으로 올라가며 땀이 마르고 두통이나 이명, 어지럼증에 빠지게 된다"며 "이럴 때는 지체 말고 응급구조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 뒤 얼음찜질 등으로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 발작과 혼수상태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열사병은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고온에서 격렬한 운동 또는 일을 했을 때 발생한다. 만약 고온에 노출된 뒤 고열과 의식 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열사병으로 의심하고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열사병이 발생하면 땀을 아주 많이 흘리면서 빈맥, 저혈압, 빠른 호흡을 보인다.

최현림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때 인체의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에 고장이 생겨 나타난다"며 "정상 체온인 37도보다 높은 41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고열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데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수면시간 정해놓고 자야 숙면 취해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잠은 피로를 풀어주고 기억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모든 호르몬을 조절해주는 데 필수적이다. 사람은 하룻밤에 수면 주기가 3번 이상 되풀이돼야 피로가 풀린다. 한 주기가 약 90분에서 두 시간 정도 되므로 최소한 4시간30분에서 6시간 이상 자야 한다. 동시에 꿈을 꾸는 깊은 잠 단계인 렘수면이 전체 수면 시간의 4분의 1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에는 평소 잠을 잘 자던 사람도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유는 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저녁에 분비돼 숙면을 돕고 아침에는 분비가 멈춰 잠에서 깨게 하면서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여름에는 밤이 짧아지고 늦은 밤에도 밝은 조명 아래서 생활하는 날이 많아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이동환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원장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피로감과 무기력감에 시달리고 면역력이 떨어져 여름감기나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피로가 누적돼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숙면을 취하려면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정해놓고 실천해야 한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전 2~4시 체온이 떨어지고 맥박이 늦어지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따라서 이 시간을 수면시간에 포함시켜 수면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기상 시간은 해가 뜨고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며 맥박이 빨라지는 새벽 5시 이후가 적절하다.

카페인과 같은 각성 음료는 오전에만 먹는 것이 좋다. 식사는 최소 취침 3시간 전에 마치고 공복감에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따뜻한 우유 한 잔 정도만 마신다. 과음을 하면 잠에 빨리 들 수는 있지만 얕은 잠이라서 금방 일어나거나 자주 깨게 된다.

◆ 냉방병 걸리면 두통ㆍ피로감ㆍ무력감

자동차 내부나 회사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찬 공기에 노출되면 두통, 전신 피로감, 소화불량, 설사, 근육통, 생리통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바로 냉방병이다.

최민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으로 실내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면 우리 몸의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율신경계에 기능 이상이 발생해 호르몬 분비와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반응 이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최민규 교수는 "냉방병의 또 다른 원인인 레지오넬라균은 에어컨 냉각수에서 자라다가 에어컨 가동과 함께 세균이 공기 중에 퍼져 인체를 감염시키고 호흡기나 전신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냉방병에 걸린 사람은 전신 증상으로 두통,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집중력 저하 등이 흔하며 어깨ㆍ팔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픈가 하면 몸에 한기를 느끼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위장 증상으로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을 들 수 있으며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냉방기구 사용을 줄이고 실내외 기온 차를 줄이면 수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따라서 외부 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게 설정한 뒤 충분히 환기한 다음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 식중독 예방하려면 위생 청결하게

한낮 온도가 25도를 상회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식중독지수가 30 이상으로 높아진다. 밖에 방치된 음식물이 6~11시간 경과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균의 독성에 의해 발생하며 대표적인 식중독균은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으로 이들 3가지가 전체 발병균의 50%를 차지한다.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돼지고기, 튀김류, 김밥, 닭고기, 햄 등이 원인이며 개ㆍ고양이에 의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증세는 심한 복통과 함께 고열ㆍ구토가 나타나고 물 같은 설사나 피가 섞인 설사를 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염분이 높은 바닷물에 존재하면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활발하게 번식하고 오염된 어패류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옮겨 식중독을 일으킨다. 오염된 어패류(생선회ㆍ생선초밥ㆍ굴ㆍ조개 등)를 날것으로 먹었을 때나 오염된 칼ㆍ도마ㆍ행주 등 주방기구를 통한 교차오염과 오염된 식품을 만진 조리자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세는 음식 섭취 후 6~48시간 안에 설사, 복통, 발열, 두통, 메스꺼움을 동반한 구토증세와 근육통이 발생한다.

이향림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소화기관뿐만 아니라 관절염, 뇌막염 등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불러올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식사 전에 항상 깨끗이 손을 씻고 개인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음식물은 되도록 익혀 먹고 조리한 음식물도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지 말고 곧바로 먹어치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