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민고민하다가 여기에 올리네요.
저는 현재 20대 초반 여자고 제 남자친구는 저랑 동갑입니다.
안지는 1년 좀 넘었고 본격적으로 만나고 있는건 5개월이 좀 넘었구요.
저는 집안 사정으로 음악을 하다가 고등학교 중퇴를 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을 겪으며 집이 없었던 적도 있었고
고시원 전전하며 2년 동안 알바를 하면서 생활비나 어머님 용돈 보태드리고.
궂은 일 마다않고 하고 싶은 꿈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지금은 부모님 두분이 다시 재혼하셨구요, 다투시는 일 없이 한살 어린 여동생과 함께
네식구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예고를 다녔기 때문에 학비나 레슨비, 교통비, 1년에 4번정도 들어가는 워크샵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동생 고등학교 다니며 들어가는 돈, 생활비에 택도없는 두 분 월급으로는 제 꿈을
계속 고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장녀인데다가 두분은 늦게 결혼하셔서 가정을 꾸리셨기
때문에 두분 모두 환갑에 가까운 나이시고, 어머님은 청소일을 도맡으시면서 아버지는
벽지 도배일을 하면서 돈을 버십니다.
그러다가 작년 초 우연히 좋은 기회로 음악 관련한 회사에 들어가서 8개월 남짓 일하게 되고
그 동안 한달에 80만원씩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알바도 하면서 아득바득 넣으니 올해 4월 거의 1000만원 가까운 돈이 생겼어요.
마침 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데 미용을 하게 되어서 집도 너무 작고, 방도 모자라
전 나와서 살 생각이었는데 그 와중에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겁니다.
남자친구 역시 음악을 하고 어린나이이기 때문에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씁니다.
본가가 멀어서 서울 작업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독립해있던 상황에 작업실을 빼게 되었고
남자친구가 제 자취방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이미 방을 구하기전에 말을 했던거기 때문에 일부러 조금더 넓고 저희 양쪽을 고려해서
이동하기 좋은 곳을 잡았습니다. 보증금이 500이고 월세는 60정도 되구요.
그동안 제 모든 생활비나 동생 핸드폰비 그리고 적금까지 들어놨기 때문에 저는 항상
돈이 모자랐습니다. 그러다 9월 진행할것 중에 좋은 일이 들어와서 몇백에서 많게는 천만원도
벌수 있는 상황이 되었구요, 원래 혼자 나와 살때는 1000만원 중에 엄마 아빠께 100만원씩 용돈드리고 나머지는 보증금 및 월세, 생활비로 아껴가며 9월까지 버텨보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보증금 반을 보태주겠다고 해서 저는 흔쾌히 엄마 아버지께 그 돈을 드렸어요.
근데 막상 작업실이 잘 나가질 않고 이미 가지고 있던 돈도 자취하며 필요한
이것저것을 제 돈으로 마련하다보니 진작 바닥나고
저와 제 동생 핸드폰비는 밀리고 밀려서 약 100만원이 된 상태입니다.
(저는 정지, 동생은 이번달 정지) 월세도 첫달 것만 제대로 내고 이번 7월까지 120만원이
밀려있는 상태구요, 거기다가 멍청하게 핸드폰을 물에 빠트리는 바람에 고장까지 난 상태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지가 되어도 할부금은 계속 쌓이구요. 월세도 마찬가지구요.
남자친구는 일단 심성이 착합니다. 말도 예쁘게하고 저는 정말 남자친구를 너무 좋아하고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에요. 그렇지만 당장의 상황이 이렇다보니(남자친구의 가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보태기로 했던 보증금을 어머님 아버님께 말씀드려보고
9월에 돈이 들어오면 드리자는 식으로 말을 꺼냈는데 벌면 되지. 하고 말더라구요.
음악을 하는 친구고 알바는 해보지도 않았던 애고. 저는 정말 매일 잠도 안오고 막막해서
이번에 말을 한 번 더 하는데 남자친구 돈도 아니고 남자친구 부모님들 힘들게 버신돈이라
이런 말을 하게 되는 저도 밉고 심각성을 모르는 남자친구도 답답하고 정말 울음이 터지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자기 집에 가는 김에 한번 말씀드려보겠다고 해서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고
들어줘서 고맙다고, 그랬더니 자기도 이렇게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저희 엄마집에가서 반찬이랑 이것저것 얻어와서 정리좀 하고 기다리다가
페북 메시지로 조심스레 여쭤봤냐고 물어보니 아니 말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우리둘의 책임이니 그냥 일하자고 하더군요.
이해합니다. 저도 제가 밉고 이 상황이 밉습니다.
저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알바라고 해봐야 풀로 할수도 없는 상황이구요.
당장 하고 있는 일을 지속해야 9월의 일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당장은 그걸로 수입은 없지요.
기껏해야 하루에 4~5만원 버는데 이걸 지금 어떻게 다 감당해야 할지.
둘이 하루 8시간씩 월~금 꼬박 일해야 나오는돈이 150정도입니다. 남자친구도
음악을 하고 기획사를 다니기때문에 연습으로 하루에 몇시간 알바 못할거구요.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도 못하고 나이가 어리니 주변에 이런 큰 돈을 빌릴 수도 없습니다.
진짜 좋아하는데 왜 돈 때문에 이렇게 서먹해야 하는건지도 너무 답답하고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북받쳐서 눈물만 나옵니다.
제가 돈 내놓으라고 하는 나쁜년이 된 기분이네요... 핸드폰이 안되니 페북 메시지를 보내도
아무 말이 없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되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