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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심이 실종 27일째] 고양이 탐정들에게 4번 의뢰한 이야기 + 순심이의 슬픈 꿈...

우주별 |2013.07.13 13:19
조회 10,497 |추천 194



 





* 순심이 실종 27일째 * 



서울 방학동 발바닥 공원.

벌써 순심이 실종 27일째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
여전히 비가 오고 있고,여전히 순심이는 찾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양이 탐정>에게 의뢰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의도치않게,고양이 탐정... 3명에게 의뢰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탐정 의뢰비만 60만원.(총 4번의 의뢰)

순심이만 찾을 수 있다면, 60만원이 뭔가요...얼마라도 아깝지 않습니다.


서울의 경우 -보통 탐정이 한번 올때, 5시간 정도 수색하고 15만원입니다.여기서 고양이를 찾았을 경우, 사례금으로 20만원 추가됩니다.(찾을 가능성이 적으면, 그뒤로 의뢰해도 탐정은 오지 않습니다) 
지방의 경우는 아무래도 더 비싸지겠죠.






처음 <고양이 탐정>의 존재를 알았을땐,마냥 신기했습니다.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찾아주는 사람.
<고양이 탐정>이란 어감이 너무 귀여웠죠.
참 이색적인 직업도 다 있다, 생각했습니다. 

의외로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사람은 많고,<고양이 탐정>의 활약도 대단하고,고양이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그만큼 잘 찾는거 같더군요. 

...

순심이를 잃어버리고, 그날 바로 -고양이 탐정으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김**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연락이 되지 않았어요.
몇번의 부재중 알림이 뜨고 겨우 닿은 연락에서,김**씨는 다급한 목소리로,나중에 통화하자고 했죠.

다른 고양이를 찾으시느라 바뿌시구나, 했고그뒤로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여동생 또한 열심히 연락을 했죠.
통 전화를 받지 않으니, 긴 장문의 문자를 남겼어요.
구구절절 순심이 잃어버린 일부터 시작해서,어디부터 어디까지 수색하고,순심이 전단지와 사진 등의 정보.
거기에 돈은 얼마가 들어도 되니,꼭 좀 와주십사 간절히 문자를 보냈죠. 

제 전화는 안받았는데,여동생의 문자에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폭언을 했죠.
문자로 사진보내는거 제일 싫어하고.돈이야기 꺼내는거 제일 싫어하고.뭐 암튼 싫어하는 일들만 한다며.
순심이는 너 때문에 굶어죽을꺼고.너 때문에 물도 못마시고 탈수로 죽을꺼고.
몇십분간 이어진 폭언들. 

동생은 그저 소리죽여 울면서 네네, 네네, 다 들어줬어요 그 폭언들을...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순심이를 잃어버린건,어디까지나 우리 잘못이니까요.
그리고 말한게 잔인하지만 현실이니까.
순심이 못찾으면 정말 비참하게 죽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죄책감을 자극하는 강한 이야기들.동생은 묵묵히 그 이야기를 다 견뎠습니다.
왜냐면...그 사람이 순심이를 찾으러 와줄꺼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몇번이나...와줄 것처럼 여러가지 물었지만,찾기 힘들꺼라고 생각했는지. 결국 오지 않았어요.
여동생과 통화는 그뒤로 몇번이고 했지만, 다른사람에게 쌓인 것을 화풀이하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그저 네네, 고분고분하게 이야기를 들어줘서 그런걸까요. 

제 전화는 안받고.오로지 동생에게만 연락하고,

사실 의뢰하기 전에,고양이는 잘 찾지만 성격 참 괴팍하다.그 후기들 많이 봤지만.
직접 겪어보니...
하필 안좋을때 된통 걸린건지. 
무슨 자격으로 그렇게 폭언을 쏟아부은걸까요.
우리가 정말 미안하고 슬픈건, 순심이지, 당신이 아닌데...


악담이든 뭐든 다 좋아요.
그런 소리는 여기와서 하라고.무슨 소리든 다 들어줄테니까.
결국 오지 않을꺼면서.




...


나름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렇게 당하고나니,순심이 찾을때 못가는 곳이 없었어요.

사실 탐정이 하는 건,고양이가 들어갈만한 곳 하나하나 찾는 거.
여자가 들어가기 힘든 더러운 곳들 수색하고,끈기있게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거거든요.

그뒤, 아파트 지하실의 수도관을 탔습니다.
기름과 물로 뒤범벅된 곳을 기어들어가,온갖 벌레를 만나고, 오물을 뒤집어쓰고.
처음엔 그렇게 어둡고 무섭더니,동생과 함께해서 일까요.
막상 들어가보니 -여기도 고양이가 사는 곳이더군요.





거기서 샴을 만났습니다.
옆 아파트에 전단지 붙은 샴.


어느새 주인은 다른 사람이 데려갔을꺼라고 생각하고,더이상 찾지 않던 샴.
그애를 주인에게 찾아주면서,동생과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나네요.
왜 순심이는 여기 없는걸까... 하고.



...



순심이를 잃어버린지 3일째.

우리끼리 찾는데, 한계가 느껴지고.김봉*씨는 연락이 안되고.

다른 고양이 탐정,부산의 옥탐정님을 알게 되고 연락을 했는데,마침 서울에 계시다길래 바로 오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으시더니,일단 공원과 아파트 단지,영역이 너무 넓다. 
집근처가 아니라,순심이에게 모든 곳이 낯선 곳이라,찾을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의뢰를 받아들이셨고,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그렇게 이틀간 -
2번의 의뢰로, 20시간을 넘게 수색하셨습니다. 


함께 밤새면서,
통덫 놓는 법.수색하는 법.
하나하나 배웠죠. 


...

순심이 잃어버린지 10일째.

다른 고양이 탐정,*단스님에게도 의뢰합니다.

처음부터 자신없다고 안오시겠다는걸,설득하고 애원하고.
겨우 오셔서 1시간 좀 넘게 훑어보셨죠.

...

순심이 잃어버린지 25일째.

다시 옥탐정님에게 의뢰합니다.
다른 탐정들은 순심이를 포기하고, 더이상 오지 않아요. 
탐정이 수색하는 범위를 넘었으니까요.
이젠 정말 전단지의 힘,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에도 옥탐정님 고맙게도 와주셔서,발이 다 젖으면서까지10시간 넘게 수색해주셨죠.
발바닥 공원 하천을 따라,혹시 순심이가 죽었다면..어딘가에 걸쳐있을지도 모르니까...


고양이 탐정들...
이해합니다.


이왕이면 찾을 가능성이 높은 아이의 의뢰를 받고 싶겠죠.
자기도 못찾으면 좌절감이 들고 미안하다고.


알지만,알고 있지만,
너무 아팠습니다.


여동생이 그러더군요.

순심이를 찾을 확률은 1%일꺼야.
하지만,우리가 찾으러 나가지 않으면 0%야.
그러니까 우린 찾으러 가야 한다고.


이미 후회할 일이 많지만,나중에 후회할 일이 그나마 적어지도록 순심이 찾는데 할 수 있는건 다하자고.




 

중성화 수술을 잘 견딘 순심이. 
나중에 의사선생님 말씀이,순심이는 자궁이 기형이라고 하셨죠.






마취가 풀리지 않아 어지러워 토를 하면서도,카페트에는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마룻바닥을 기어가 토하고.화장실에 기어코 들어가서 볼일보던 아이. 






 


털손질도 이쁘게 받던 착한 순심이.






 


청소기만 보면, 하악하던 너무 귀여운 순심이.






순심아...

그런 생각도 합니다.

순심이가 무사히 집에 오지 않을수도 있다고.

많이 아프고.
많이 다치고.
많이 굶어서.
너무 비참한 몰골일꺼라고.

그래도 제발 내 품에 안겨서...
숨이 다하더라도, 끝은 우리 품이라면...


몇일전에 애니멀커뮤니티 공부하시는 분이,순심이와 교감을 해주셨어요.

사실 그런거 믿는 사람이 아닌데도,순심이 머리속에는 오로지 집에 갈 생각,우리를 만날 생각밖에 없다는 말에 펑펑 울었습니다.

...


어제는 동생이 꿈을 꿨어요.
자고 있는데, 순심이 울음소리에 깜짝놀라 현관문을 열어보니,왠 할머니가 아파트를 나가더래요.
아, 할머니땜에 순심이가 못오는구나,
그 생각에 조용히 순심아, 순심아, 오래도록 불렀더니 -
지하실에서 순심이 귀가 쫑긋.
얼굴을 빼꼼 내밀더래요.
울음을 겨우 삼키면서 계속 불렀더니,순심이가 천천히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제야 동생이 순심이를 품에 안고,저를 불렀대요.
"언니! 이거 꿈 아니지? 내 뺨을 때려봐!!"

그러자, 제가 슬픈 눈으로,
"너 지금 누워있어... 이제 일어나..."

그 소리에 울면서 잠이 깼다는 동생...






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함께 살자고 약속한 순심이...



그 약속을 지키고 싶지만,못지킬까봐 너무 무서워요...


순심이를 잃어버리고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든걸까...
순심이는 우리가 오롯이 책임져야하는 생명이고, 가족이니까요... 






비에 젖어 잉크가 번진,프린터로 뽑은 전의 전단지.







새로운 전단지로 다시 붙이고.






순심이를 잃어버리자마자,그 자리에 둔 순심이 화장실.

비가 많이 들이차서, 다시 청소해두고...


모래 뿌리기는 첫날부터 해왔어요...하지만 그뒤로 계속 비가 내렸죠...



야속하게 내리는 장마비.

순심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번에 통덫도 새로 구입했어요.
장기전으로 간다면, 제대로 된 통덫이 있어야 할꺼 같아서...

대여한 통덫은,조금 허술해서 먹이만 없어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오늘은 마치 순심이가 옆에 있는거 같습니다.
늘 기분좋다고 꼬리를 세우고,졸졸 쫓아다니던 순심이.

제가 화장실에 들어가면,빼꼼 열린 틈이 더 열리면서,슬쩍 보이던 순심이의 하얀 발.
화장실에 있는데,마치 순심이가 있는 거처럼 -몇번이고 문이 아주 조금 열리더라고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단지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붙일까.수색은 몇시에 어디부터 어디까지 할까.고양이 급식소는 어디에 차릴까.

동생과 여러가지 이야기했습니다.



그 말이 맞는거 같아요.

순심이가 어디에 있을지, 죽었을지, 살았을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린 순심이를 찾으러 나가야한다고.

순심이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면,멀리 있더라도 우리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계속 이름을 불러줘야한다고.

순심이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면...






+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전단지 퍼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서울 방학동, 쌍문동에 사시는 분들. 사진 자세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마 순심이가 배고파서라도 어딘가를 떠돌꺼에요...
현재 아주 더럽고, 빼쩍 마른 삼색고양이.한쪽뺨에 카레자국처럼 갈색털이 난 삼색고양이.
순심이 닮은 고양이 보시면 꼭 좀 연락주세요...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

그리고 순심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간절한 마음이 모이고 모이면,기적을 만들꺼라 믿어요.



* 출처 : 우주별을 부탁해 (http://www.cyworld.com/uju_byul)

추천수194
반대수1
베플이뿌니맘|2013.07.14 04:48
네이버도 혹시 올리셨나요?네이버 뿜에서 비슷한 길냥이를 주인찿는다고 글을 올리셨던데 좀마르긴했는데 얼굴이 좀비슷해보여서요.혹시모르니 확인해보시라구 글남깁니다. 꼭 찿으시길바랄께요 .
베플ㅠㅠ|2013.07.14 13:27
설마 왕십리쪽까지 오진않았겟죠? .., 오늘비슷한 아가를 봐서....ㅠㅠ 사람손 탄 아가같던데 막 비비고 그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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