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이탈물과 나의 스마트폰의 관계
전혀 상관없다.
그나저나 근래 오락문화는 무척이나 단순해진것 같았다. 너무 이성적으로만 지내는걸 고수하다보니 단순한게임을 찾게된 것인가 카트라이더나 오락실게임을 주로 즐겼다.
어쨌건 난 오늘 스마트폰을 주웠다. 오락실에서 그렇게 약 삼십분 가량 놀고 이어 커피숍에 앉아 '핸드폰 주우면'을 검색했다가 '스마트폰 사례금'이라고 고 고쳐 검색하기까지 했다.
그동안 스스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 나 자신은 보이지않고 '얼마쯤 받을 수 있을까' 생각을 먼저하고 있었다. 그동안 글을 쓰고 자기내면을 갈고닦진않았지만 나름 더욱 성숙히 형성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생각을 하고있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마치 규율인 마냥 에스컬레이터를 오른쪽에 기대어 타는것 만큼 나의 의지와 자존...심은 의미를 잃었다.
자존감이 강한 나는 스스로 무너지는 기분에 못이겨 내가 좋아하는 오늘의커피(HOT)가 올려진 테이블의 다리를 발로 차버렸다. 생긴지 5년은 지난 스타벅스였고 그 테이블은 그동안 교체하거나 따로 보수를 하지않은 탓인지 그 테이블 다리가 내 분노의 발길질에 못이겨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스타벅스의 오늘의커피(HOT)가 나의 허벅지에 쏟아지면서 약한 화상을 입었다면 스타벅스 측은 나에게 낡은 테이블을 제공한 이유로 많은 돈을 배상했겠지만 다행히 오늘은 웬일인지 아이스오늘의커피를 먹고싶은날이었고 테이블을 찰만큼 폭력성향이 짙은 내가 아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스마트폰을 주운지 두시간이 흘렀다. 나는 스스로의 도덕적 태도에 대한 회의감에 휩싸여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데 정작 잃어버린 사람은 관심도 없는 듯 했다.
우선 주인이 어떤 사람이며 연락을 취할만한 사람이 누구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고등학생때부터 컴퓨터 전국, 도 단위 대회에서 안받아본 상이 없는 뛰어난 전자기기 컨트롤 스킬로 스마트폰의 홀드를 해지할 수 있었다. 나의 뛰어난 두뇌로 판단하건데 비밀번호 패턴이 존재하지않아 풀어낼 수 있던게 아닐까 싶다.
서울 수도권 지하철 건대입구역에 위치한 ㄱㄱ대학교(신상보호를 위해 학교 이름은 자음 처리를 하겠다) 화공 과 출신인걸 알아냈다. 정보검색력도 뛰어난 나는 중학교때 정보검색대회에서 문화상품권을 받기도 했다.
주인을 찾기 위한 내 노력이 빛을 바랬는지 배터리가 2%밖에 남지않은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마치 "으헤헤 주인을 찾아내고 싶다면 시간 안에 주인의 흔적을 찾아내보라고!!"라고 위협을 하는 악당과 맞서싸우는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비록 불완전한 나의 윤리의식이 빚어낸 결과였지만 어느새 나는 9회말 2아웃 만루에 마지막 주자처럼 초집중 상태였다.
그렇게 세시간쯤 나를 시험하는 듯 배터리는 다달았고 충분한 충전을 해두지않은 스마트폰 주인을 원망했다.
"fun damn!"
적어도 내가 분실 스마트폰 주인이었다면 주워서 정보검색할 습득자를 위해 예비 배터리나 환경을 생각하는 태양열 충전기를 미리 흘려두었을 것이다.
헤~ 정말이지 인간들은 한심해...
그렇게 나는 근처 이대ECC 무료충전대를 이용하면서까지 핸드폰을 다시 켰다.
나는 어느새 주인 찾기보다 주인 정보 캐내기에 혈안이 되있었다. 스토커의 발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충전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생명령을 깎아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드링크를 적나라하게 광고하는 대학내일 잡지를 읽는 바람에 어느정도 충전된 그 스마트폰을 들었을때 부재중 전화가 느즈막히 와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주인의 남자친구와 연락을 해 유플렉스 입구에서 그 커플에게 직접 인계할 수 있었다.
나는 아무 사례도도 받지않았지만 줍고나서 사례금에 대한 검색을 하고 도덕적 회의감을 느꼈던 나는 아무 사례도 받지 않은 것이 스스로에 대한 자의성 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핸드폰을 건내줄때 "왜 이렇게 늦게 연락하셨어요"라고 넉살 좋게 얘기하고 호의적 사례를 거절하며 또 잃어버리지말란 한마디와 쿨하게 뒤돌아서 온 나의 모습을 그들이 그들의 친구들에게 전해 모두에게 남모르는 선행사례를 만들어낼 것을 기대하고, 그 오랜시간 동안 그 커플이 무엇에 집중해 있었나 하는 상상에 피식 웃으며 시킨지 시간이 좀 되어 얼음이 살짝 녹아 시원해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부대 앞 엔젤리너스에서 홀짝 거려본다.
오늘따라 엔젤리너스 카페 이름이 가슴에 와닿는다.
엔젤 인 어스라.. 어스퀘이크도 좋다. 무교지만 천지개벽이란 단어를 좋아하기도하고, 어쨌든 횡단보도 신호가 초록불인데도 빠르게 지나가는 버스에서 묻어나오는 시원한 바람이 사무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