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사는 20살 된 여자 입니다.
제가 아직 철이 없는 건지 아님
뭐가 잘 못 된 건지 잘 모르겠네요
아버지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문제는 할아버지 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1남 3녀 인시지라도 그냥 당연스럽게 모시게 됬는데
참 같이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힘드네요
할아버지는 워낙 부잣집 맏아들로 태어나신데다가 교포신데
일제때 일본인들이 무시 못하는 집 아들에다 전쟁때도 일본에 계시고
거의 한평생 고생이라고는 잘 모르시고 크신 분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남의 말 안 들으시고 고집부리시고 욕심 많으시고 그러셔요.
밥을 드셔도 야채나 두부 이런건 안드시고 좀 드셔보시라 하면 항상
씹기 불편하다 맵다 어쩐다 하시면서 안드셔요.
그러고도 몸에 좋은 음식인 도라지나 이런게 상에 올라오시면 무슨 일이 있으셔도 다 먹고 마십니다.
그리고 운동을 정말 안 하시는 스타일이에다 야채나 식이섬유가 들어가신 걸 안 드시
변비가 좀 심하신데 정말 오만 성질은 다 부리시고 결국 바지나 속옷에 지리셔서
다른 사람이 빨래하게 만드구요
국물없이 밥을 안 드시는 분이신데 건더기를 다 남겨요,
그래서 그럼 원하시는데로 스스로 떠서 잡수시라 하니 건더기도 왕창 국물도 왕창 다 떠드시고는
또 건더기만 남기셔서 하는 수 없이 버렸습니다.
음식에 소스라도 있는 날이면 남들보다 배로 준비해 드려야 하고요
식구들 중 누군가 한명은 소스 모잘라 소스 없이 먹어야 할 때도 많아요.
그리고 절대 무슨 간식이라던지 이런거 사서 거실이나 부억에 둘 수 가 없어요.
가족들 다같이 먹을려고 식탁에 사탕한봉지 올려 두면 다 먹기도 전에 사라집니다.
나중에 보면 자기 가방에 넣어 두시고 혼자 몰래 드시고 계셔요.
근데 그게 거실이나 부억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면 넘기겠는데 이제 방까지 들어와서 그러십니다.
오빠나 제가 집에 없을 때 방에 들어오셔서 책상에 있는 초콜렛 사탕 과자 다 드시구요
그게 제가 산거든 남한테 선물을 받은 거든 새거든 아니든 상관 안 하시고 다 드세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간식같은 거 살때 할아버지 드실 거 따로 빼놓던지
남자친구나 다른 사람한테 선물받은 건 따로 보관하게 될 정도에요.
그리고 제가 3년전에 장염을 정말 심하게 앓아서 응급실까지 실려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부모님 두분다 해외에 계시고 오빠는 미성년자고 할머니는 병균 옮는다고 큰병원에 잘 안가시는 지라 할아버지가 보호자로 가셨는데
가자마자 저 대기실에 혼자 버려두고 밥 드시러 가셔선 몇시간만에 나타나셔서
그때까지 저는 서류에 싸인이 안되서 대기실에서 혼자 계속 기다렸어요.
그리고 그때 이후로 유산균캡슐을 챙겨 먹었는데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거든요.
근데 두병사면 한병은 할아버지가 드셨어요
그것도 말없이 몰래.
게다가 제가 알레르기가 있어서 꼭 먹어야할 비타민이 있는데 그것 조차도 몰래 몰래 드시구요.
저 고3때 부모님이 한약 못 지어주니 비타민이라도 먹으라고 비타민을 좀 많이 사다주셨는데
저 한곽 다 먹지도 못했습니다.
이미 할아버지가 다 드셨더라구요.
심지어 저희 아버지가 암수술을 하신데다가 5식구나 되는 데 혼자 돈 버셔서 몸에 좋은 거라도 챙겨 먹으라고 약이나 이런거 드시는데 그거마저 탐내십니다.
아빠가 큰 박스에서 약을 꺼내고 있는데 오셔서 자기 달라그러십니다.
정말 저희 아버지가 철마다 녹용이나 홍삼이나 사드리는데 그런것도 복용량 안지키셔서
맨날 코피나시고 할머니가 생신때 선물로 받으신 마늘진액도 절반은 할아버지가 드셨어요.
그리고 집에 있으면 정말 힘들어요.
붙잡으셔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이러기 시작하시면 정말 밑도 끝도 없으세요.
진짜 매일 드라마보시고 보신 드라마 대해서 질문 하시면 전 앉아서 십분이고 삼십분이고 구구절절 설명 다 해 드려야 하구요
일 마치고 10시에 들어 오든 12시에 들어오든 상관 안 하시고 그때부터 물어 보십니다.
그리고 거짓말은 또 왜그렇게 잘하시는지
당신이 잘못한 일에 할머니가 추궁하기 시작하시면 일단 모른다 잡아때시고 그럼 누가 그랬겠냐 그러면 제이름부터 나옵니다.
제가 집에 있지도 않았는데 다 제가 잘 못한거래요...
거기다가 집에 있는데 나갔다 그러시는데 학교 다닐때 제가 아파서 담임선생님께 결석하겠다 얘기를 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집으로 다시 전화를 하셨는데 할아버지가 받으시더니 제가 나갔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저 덕분에 담임쌤한테는 아프다해서 학교 결석하고 놀러간 그런 학생 됬습니다.
근데 그게 한두번이 아니네요.
같은 동네 사는 친구랑 가는데 할아버지가 보시더니 집에 와서는 제가 남자랑 히히덕덕거리고 다니신다 그래서 정말 제 친구랑 전화통화까지 시켜 드린 적도 있고
제가 고등학생때 학원 끝마치고 10시에 집들어오면 갑자기 저한테 미친듯이 화내신적도 있어요.
이유는 정말 듣도보도 못한 이유데시면서 사람 몰아가시고
거기다가 컵에 가레침 뱉어 놓으시고 저 학교다닐때 먹을려고 아침거리 사두면 저녁이나 밤에 혼자 다 드시고 음료수같은 걸 사놓고 드시지 마시라 그래도 보란듯이 다 열어서 한모금씩 드시고
화장실이며 방이며 불켜놓고 안 끄시는 건 기본이시고 물 안 잠가 두시거나 변기물 안 내리실 때도 많고 저희집이 아파트 2층인데 항상 아파트 현관이 울릴 정도로 티비 소리 크게 틀어 두시고 귤속껍질이나 이런거 다 뱉어서 휴지에 싸서 버리시지도 않고....
그리고 저 없을때 정말 짜증나요.
집에 할머니랑 고모들이랑 사촌들이랑 다 있었는데 단게 먹고 싶단 얘기들을 하셧나봐요
제방에 들어가시더니 과자라 그러면서 제가 쓰는 탐폰을 박스채 다 들고 나오시고
저 없을때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고모들이나 사촌들한테 제 옷, 화장품, 가방 이런거 다 가져가라고 하세요.
거기다 고모부나 다 큰 사촌동생 저 없을 때 말없이 제 방에 재우시는 것도 참 싫습니다.
맨날 저보고 니가 누나니까 사촌동생 공부며 뭐며 다 챙겨주라 하시는 바람에 저 고3때도 사촌동생 글짓기 숙제해줬어요.
옷도 매일 아무데나 벗어 놓으시네요.
남의 침대 위나 의자 등받이, 거실 쇼파, 거실 컴퓨터 책상 의자 위 없는데가 없네요.
맨바닥에 앉으시지도 앉으니 사시사철 방석커버갈고 빠는 것도 일이고 쇼파 위에 앉으 실때도 꼭 뭐 깔고 앉으시는데 꼭 다른 가족들이 머리 베는 쿠션이나 베개가져다 깔고 앉으 시고 하지 마시라 했더니 제방 의자에 있는 방석 가져가버리셨네요.
의자 못 튀어나와서 깔아 둔건데....
여기 다 적지 못할 정도로 일이 많아요.
근데 이제는 저도 제 할일이 생기고 이러니까 힘드네요.
게다가 그 연세에 교회나가셔서 다른 할머니분들한테 치근덕 거리시고
이상한 친구분들도 사귀신 거 같고 게다가 컴퓨터배우시더니
이상한 스팸메일같은 거, 열어보지 마시라는 거 다 열어보셔서
제 돈 주고 본채도 한번 바꿨습니다.
그리고 더 웃긴건 오빠한테는 평생 싫은 소리 한번 안 하시네요.
오빠가 잘못해도 남자니까 괜찬데요
지금이야 할머니도 계시고 그렇지만 정말 나중에
할아버지만 남으시면 전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오늘도 알레르기 때문에 때수건 따로 쓰자는데 제껄로 목욕하시고
저 거실에 있는데 선풍기며 에어컨이며 불도 다 끄시고 옷 벗어 놓으시곤 방에 들어가시네요.
저번주에는 제 바디필로우 가져가시더니 또 제 방에서 천천히 둘러보시는 게 참 불안하네요.
진짜 그냥 따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철이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 진짜 이런 문제로는 할아버지한테 언성 높이거나 잔소리를 한다거나 화낸 적도 없어요.
항상 할아버지 부탁드릴게요 라고 얘기하구요.
집이라는 게 쉬고 편하게 있어야 하는데 집에 있으면 스트레스 받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