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에 판 즐겨보는 20대 남자입니다.
그냥 제 첫사랑얘기 한번 풀어보고 싶은데 당장 고백할것도 아니고 이별한것도 아니고 해석해달라는 것도 딱히 아닌데 카테고리가 마땅치 않아서 여기다가 그냥 한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뭔가 답을 요구한다기 보다는 그냥 누구한테 얘기는 하고싶은데 낯간지럽기도 하고 사람도 딱히 없어서...그냥 얘기할 공간이 여기라서 그렇습니다. 카테고리랑 좀 맞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지금부터 써내려갈 이야기는 제 첫사랑이야기입니다. 아직까지 그거말고는 따로 사랑이랑 감정은 부모님 가족외에는 느껴본적이 없으니 첫사랑이자 마지막사랑이네요.
제 첫사랑은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저는 고등학교때 지각이 좀 잦은 학생이었습니다. 다행이 생활기록부에 체크는 안될 정도의 가벼운 지각정도? 집도 가까웠는데 집가까운 애들이 꼭 지각을 많이 하더라구요...늦장부려서..ㅋㅋ
2학년 새학기가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저는 또다시 지각을 했고, 학생주임선생님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 학교뒤 담을 넘어 학교에 갔습니다. 이미 아침조회는 끝났고, 1교시는 컴퓨터시간이어서 저는 교실에 가방만 놔두고 바로 컴퓨터실로 가서 맨 앞줄의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컴퓨터시간에 뭐 누가 수업 제대로 듣나요. 전부다 인터넷쇼핑에 게임에.. 저도 친구랑 스타나 한판 하려고 뒤돌았는데 전 그때 제 첫사랑을 처음 봤습니다.
오...정말 예뻤습니다. 맨뒤에 앉아있었는데 얼굴도 조그맣고 하얗고 눈도 쌍커풀은 없는데 동그랗고 오목조목 굉장히 예뻤습니다. 제가 시력이 수업시간엔 안경을 써야하는 정도? 라서 그 넓은 컴퓨터실 끝에서 끝이 제대로 보일리가 없었는데 그아이 얼굴만큼은 정말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물리선생님이 학기초에 사람이 누군가한테 첫눈에 반하면 동공이 열리면서 빛이 많이 들어와 후광이 비친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었는데... 한 1주일만에 실제로 경험했습니다. 진짜 얼굴주위에서 빛나는것 같은 느낌?
그렇게 멍때리다가 뒷친구가 불러서 스타한판 했고 뭐 당연히 졌습니다. 아무리 학기초라 반애들 얼굴을 잘 몰랐다지만 저런애가 우리반에 있었나? 오 처음보는데...뭐지... 이런 잡생각들로 머리가 꽉차있었는데 게임이 제대로 될리가 있었겠습니까..
수업시간 끝나자마자 애들한테 그아이의 대해 물어봤고 그 아이는 그날 전학온 전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회시간에 지각을 했으니 못봤던것이고..바로 저는 그 아이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아이도 전학온지 얼마 안돼 친절하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막지 않아서 말붙이고 하는데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친구..야구를 좋아한답니다. 그때 당시에 야구에 야 자도 몰랐던 저는 30년동안 한 팀을 응원하시며 야구를 보신 아버지옆에서 같이 야구를 보며 야구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와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때의 여파로.. 그때 그 아이가 응원하던 팀을 저도 지금까지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친해질 무렵 조금 소식을 듣게 됩니다. 친해지던 남자애 한명이랑 제 첫사랑이 사귄다는 그런 소식..좀 충격먹었지만 그 당시에 감정에 서툴고 그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던 저는 그냥 체념합니다. 아.... 둘이 사귀는구나. 둘 다 내 친구니까 잘됐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조금 씁쓸했지만 어쩔수 없다는 생각...그냥 그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만약에 지금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저는 아마 또 포기할것 같습니다. 제 성격... 제 버릇 뭐 못준다는데 성격이라고 뭐 다를까요.. 남한테 싫은소리 잘 못하고 배려하고 서로 다치느니 그냥 내가 조금 양보하자..그런 성격.. 이건 아마 살면서 평생 안변할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커플은 한달이 채 못가 깨지고 둘은 그 이후로 연락 한번 안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 깨졌고 그런건 뭐 굳이 궁금하지도 않고 이친구가 뭔가 상처를 받은것같아 보여서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아..이제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에 기분이 좀 좋았습니다.
그 뒤로 뭐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 아파서 점심시간에 조퇴한다는 소리듣고 또 담넘어가 약국가서 약 쥐어보낸 적도 있었고 막 누나라고 부르면서 장난도 치고..(제가 제 친구들보다 1살 어립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하고..서로 핸드폰에 연락횟수순위가 압도적으로 1위였으니 연락을 많이하긴 했었습니다. 보시면서 저게 뭐냐...어이없다 병신같다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당시에 저로선 굉장히 적극적인 표현이었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2학년이 끝나고 2학년 겨울방학이 되었습니다. 요새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그렇지만 방학을 해도 수업이 다 있죠.. 저도 보충수업을 꽉꽉 채워서 신청하고 방학식 바로 다음날에 학교를 갔습니다.
제가 이과였는데 1교시는 문과수업을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이과였지만 언어 외국어를 더 좋아했고 고3내신 선택과목도 근현대사 신청해서 이과 1등도 했었으니... 무늬만 이과지 거의 문과였습니다.
그래서 1교시는 그냥 혼자 들어야겠다...했는데 그 아이도 그 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있었습니다. 몰랐는데 얘도 무늬만 이과입니다. 책읽는거 좋아하고 사회탐구과목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둘이 같이 앉아서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제 방학도 막바지로 갈 무렵.. 별생각 없이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그아이가 저를 툭툭 치더니 창밖을 가리킵니다. 창밖에 눈이 오고 있었는데 정말 눈이 만화처럼 내리고 있어서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눈 예쁘지 않냐며 물어보는 그 아이 얼굴이 더 예쁩니다. 와....얼음알갱이 따위가 넘볼 아름다움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마음먹었습니다. 고백해야겠다...
그아이와 고3때 반은 갈렸지만 바로 옆반이었고 볼 기회도 많아 언제 집을 같이가자고 하지...무슨말로 고백하지..생각하고 있는데 이게 웬걸. 그 아이가 그 반 반장이랑 사귄답니다.
하...2학년때와는 깊이가 다른 충격에 빠집니다. 그 아이 욕도 했습니다. 나쁜년...지금 생각해보면 참 저도 머저리같은데 그땐 왜 그랬는지ㅋㅋ...
마침 고2때까지 공부에는 손놓고 살다가 고3때 발등에 불똥도 떨어졌으니 공부나 하자 심정으로 고3때는 나름 공부에 올인해서 집-학교-독서실-집 테크타면서 살게되었습니다.
수능 치고 나서도 그냥 마주치면 인사하고 가끔 연락하는 사이정도?는 됐지만 지금까지도 저는 여자를 이성적으로 대하는 법이 좀 서툴어서 그냥 그런 어색한 사이로 남았습니다.
그렇게 졸업하고...저는 누나랑 제 학교, 어머니 직장때문에 이사를 갔고 고등학교때 친구들도 전국으로 뿔뿔히 흩어져 자연스럽게 중, 고등학교때 동네는 찾아가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지금까지도 쭉 그동네 살고있구요..
고등학교 졸업후 그해여름, 심심해서 카톡하나 날려봅니다. 뭐하냐고.. 동생한테 편지를 쓴답니다.
그래서 장난으로 한번 나한테도 편지 하나 보내줘! 했더니 주소를 대랍니다. 뭐 진짜 보내겠어...생각으로 주소를 알려줬는데 한 일주일 있다가 진짜 우체통에 편지가 와있네요.
그 아이를 처음봤을때와는 다른 설렘이 가슴에 꽃힙니다. 투박한 요금고지서나 백화점행사안내책자 속에서 색지로 빛나는 편지봉투. 비록 내용은 대부분이 야구이야기...였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편지를 받았으니까...답장은 써야겠지? 생각으로 1년동안 주고받은 편지가 한 20통 됩니다. 누나도 물어봅니다. 얘 누구냐고.. 어떤 여자가 마음도 없는 남자한테 손편지를 이렇게 써주냐고.. 고백하라고.. 한심반 귀여움반 그런 말투로 맨날 쪼아댑니다.
누나말에 그닥 동의는 안했습니다. 뭐 마음 없어도 편지써주는 여자도 있을수도 있지... 하지만 나한테만큼은 마음이 있었으면..하는 그런 생각으로 답장오면 쓰고 또 그게 답장이 오고 1년동안 반복...
저도 대학다니고 일하고 하느라 정말 바쁘게 지냈고 이사도 가는바람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그 아이 몇번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번 기억나는건 광화문 교보문고에 책사러 간다고 해서 일부러 저도 광화문가서 만났던적이 있네요..
그러다가 어느새 군입대 할날이 왔고 날짜 받아놓으니 오랫동안 못봤던 친구들도 보고 하다가 그 아이도 한번 봐야겠다 싶어서 그아이랑 다른친구 1명이랑 저랑 셋이서 만나서 놀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집데려다줄때가 고백할 거의 마지막 기회였는데 그때 너무 떨려서 차마 말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입대를 했고, 지금도 현재 군인입니다.
군인이라 그런가 인터넷에 쓰는 글씨도 요 자가 거의 없네요.
군대내에서도 편지는 한 5통정도 받았었고 저번 휴가때 같이 밥도 먹었습니다.
그런데 야구얘기하고 공부얘기하던 학생이 아닌 취업을 앞두는 대학생과 군인이 만나니 어색하더군요. 제가 이야기라도 재밌게 할수있는 능력이 되면 상관없겠지만 저는 그런 능력도 부족하고 더군다나 여자를 이성적으로 대하려니 어렵더군요. 어느새 편지도 끊겼습니다. 물론 다시 보내면 답장이야 오겠지만 이젠 별로 안그러고 싶습니다. 그게 5월말이니 그때이후로 지금까지 연락도 안하고있구요.
저도 그 사이에 썸씽같은것들이 없었던건 아닙니다. 저 좋다는 여자도 있었고 대학 들어가서 호감가졌던 여자도 물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란 사람이 참..호구네요 훈련소 30km 행군때도 자대 유격훈련 할때도 뭐 심적으로 힘들때도 그 아이 생각이 안날때가 없습니다.
고백해볼까 했다가도 그 아이한테 3~4번씩 고백했다가 차였다는 사람도 몇명봤고 남자에 관심이 없다는걸 알아서 사실 용기도 안나고합니다. 고백했다가는 백퍼센트 차일텐데...또 지금 군인이니까..얘는 날 별로 안좋아하니까...하면서 포장하고 숨기며 시간보내니 어느새 그 아이 처음본지도 5년이 다 되가네요.
적어놓고 보니 제 자신이 참 병신같네요... 욕 많이 하시겠습니다 병신이라고ㅋㅋㅋㅋㅋ
근무 들어가서 친한 선임 몇명한테나 얘기했었는데 판에 올리려니까 또 새롭네요.
요새 판에 엑소? 이친구들이 인기가 워낙 많아서 이글을 몇분이나 보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얘기하고싶은 사람 하나가 우연히 산이 아는사람얘기 노래 듣고 자기얘기 한번 해보고싶어서 글올렸다...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벌써 글쓴지 3시간째네요 뭐 쓴것도 없고 내용도 오래돼서 뒤죽박죽인데 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갔는지...ㅋㅋㅋㅋ이만 자러가야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재미없었을텐데 제 얘기 읽어주시는데에 시간을 투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