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화나고 속상해서 글을 쓰게 되네요
그 여자를 A라고 하겠습니다
그 점 양해하고 봐주시길 바랄께요
저에겐 참 의미있는 물건이 있었습니다
4년 전 교수님께서 제가 여군이 꿈이라는 걸 아시고는 신입생인 저에게 한 여자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멋진 여군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직접 사비로 구입하여 마련해주신 전투복인데요
제가 건강상의 이유로 꿈이 좌절되고도 그 옷만큼은 애지중지 아끼고 있던 것입니다
정말 평생 죽을때까지 가지고 가려던 제 꿈이 담긴 옷이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소중했던 제 꿈을 추억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전 현재 해병대 중사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분들은 고무신카페라고 하시면 다들 아실꺼에요
저도 고무신으로써 여러가지 정보도 얻고 친목도 쌓을 겸 그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을 하던 중 8명과 친해지게 되어 따로 카카오톡으로 채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A라는 여자도 있었는데 남편이 육군 대위라고 하더라구요
정보공유도 하고 얘기도 많이 하면서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실제친구처럼 믿고 의지하고 정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 A는 카톡을 같이 하던 사람들에게 쿠키도 보내주고, 일본에서 물건을 들여와 사업한다고 샘플이라고 보내주며 후기를 부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그 A가 5월달 쯤 자기 딸이 유치원에서 직업 페스티벌을 한다며 전투복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솔직히 이상했어요
분명 남편이 육군대위랬는데 집에 전투복 한 벌 없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왜 그러냐니까 구형 전투복은 없어서 빌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전에 제가 A한테 여군 입대 준비할때 받은 구형 전투복이 있다고 얘기했었거든요
솔직히 저한텐 너무 의미있고 소중해서 꿈 접고 나서 4년이 지나고도 한번도 못입고 고이고이 모셔둔 옷이었어서 선뜻 빌려주진 못하겠더라구요
근데 그 전에 자기가 우리에게 챙겨줬던걸 들먹이며 말하길래 어쩔 수 없이 빌려줬습니다
빌려주면서도 진짜 신신당부를 했어요
저한텐 이런 의미라고 꼭 도로 돌려줘야된다구요
그러고 돌려주기로한 날짜가 다 되서 물어봤습니다
제 옷 보냈냐구요
처음엔 이따 보낼테니 걱정말라면서 말을 돌리더라구요
그래도 이제껏 챙겨주고 같이 웃었던거 때문에 믿고 일주일을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일주일이 지난, 지난주에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보냈다고 하더니 말을 피하고, 전화도 슬슬 피하더라구요
더는 못참겠고, 이상해서 택배 보낸 편의점이랑 택배회사 대라고 다그쳤습니다
처음엔 기억 안난다, 운송장 번호는 버려서 모른다 하면서 잡아떼길래 제가 A동네에 있는 편의점과 택배회사에 다 전화했습니다
그 전에도 그 편의점에서 계속 보냈거든요
보낸 기록자체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자긴 보냈다, 택배회사에서 찾아서 보상해준다고 했다 그러고 오히려 큰소리 칩디다....
분명 제가 편의점과 택배회사에 받는 사람으로 조회도 하고, 그런 얘기 한 적도 없단 걸 다 확인했거든요
슬슬 화가 났습니다
진짜 보냈고 억울하면 그 편의점에 내가 얘기 해두었으니 CCTV확인 하면서 영상통화를 걸라고 해도 안하고, 어쩔꺼냐고, 이제껏 보상해준다고 큰소리 쳤으니 보상 해보라고 홧김에 막말을 하긴 했어요
그 후부터 잠수타더라구요
전화는 죄다 거부 돌리구, 카톡도 씹었어요
사과?
사과라도 제대로 했으면 화가 안납니다
제 꿈과 추억이 담긴 전투복이지만 A씨가 제대로 사과만 했다면 이때까지 쌓아온 정을 생각해서 어쩔수 없는 일이니 그냥 넘어갈 생각도 했습니다
그치만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잠수를 타버린 지금 제 소중한 추억을 잃어버린것 뿐 아니라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충격도 크네요
아무리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이지만 사업한다고해서 물건도 사주고 실제 친구만큼 정이 쌓였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책임은 운송장번호 버린 것 뿐이란 식으로 억지 사과하는데 그걸 받아줄만큼 착하지 못한 제 잘못도 있겠죠
잠수 이틀 째 되니까 그 남편에게라도 연락해서 어쨌든 서로 오해 풀고 싶었어요
그 옷 꼭 찾고 싶고, 못 찾는다면 어찌 잃어버렸는지 자초지종이라도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 연락을 취해보다가 아는 지인 중에 군인이 있어 그 남편의 근무지조회를 부탁했습니다
근무지조회 후 저 대신 연락해서 저한테 연락 좀 해달라고 전해달라구요
근데 한시간 후에 진짜 충격받았어요
그 남편 현역 육군 대위가 아니더라구요
사람을 곧이 곧대로 믿은 제가 멍청했었나봅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었을까요
아직도 연락도 피합니다
솔직히 비싼것도 아니고, 남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물건 맞아요
남자친구가 군인이라 전투복은 얼마든지 입어볼 수 있습니다
근데 그 전투복은 저한텐 제 꿈이었던 의미있는 물건이었습니다
그걸 그리 잃어버리고 나니 아직도 너무 속상하고, 사기당한 기분에 화까지 나네요
저희와의 정을 전투복 하나에 배신하고, 제 꿈이 담긴 추억을 훔쳐간 사람이 아이 엄마의 자격이 있을까요?
아이를 생각해서는 신고까진 하고싶지 않지만 쌓아온 정도 외면하고 사과도 없이 잠수 탄 사람을 아이엄마라고 봐줘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찾아가려면 찾아갈 수도 있고 신고도 할 수 있지만 더 좋은 방법은 없나 싶은 생각에 이 글이라도 씁니다
만약 이 글을 본다면 먼저 연락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