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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배신에 치가 떨리는 건 난데

잘가 |2013.08.16 16:36
조회 724 |추천 0

아프게 이별한 후, 한참을 옛 사람의 결혼식을 곱씹으면서 

행복해 져야지 하며 그 상처를 회복하면서.

시간이 흐르고 이젠 웃으며 이야기할 때 쯤,

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비록 우리, 많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 사람이 먼저 학창시절 날 좋아해서,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흘러 내가 그 사람에게 고백하게 된만큼 뜨겁고 애틋하게 사랑했었어요.

장거리인 만큼, 너무나 애타게 보고싶어 하면서 또 못봄에 안타까워 사랑다툼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면서. 그리고 다시 붙고 다시 더 사랑하며 미래를 얘기할 때 쯤,

 

그 사람에게 이별 통보 받았었어요. 한 달전쯤.

그 때 그 사람 모질게 놓아버릴 걸 그랬나봐요.

왜 다시 연락 온 그 사람 붙잡아서. 다시 미래를 꿈꿔 보면서. 잘 해 보겠다고..........

 

 

그 때 놔줬으면

지금처럼 울지 않았을텐데.

내게 감정이 식은 당신에게 나 또한 감정을 접어버리면 그만인 것을.

 

 

지금 내 마음은.

갈갈이 찢기다 못해. 쥐어 뜯어서. 파헤쳐지고. 또 파헤쳐져서. 해어지고 해진데 바라보는 느낌.

근데 아픈 것 보다 그 배신감에 너무 소름이 끼쳐서. 손이 벌벌 떨려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었다는 걸 지난 2년동안 전혀 단 한번도 생각지 못했다는 내 자신에 혐오를 느끼는 그런 순간이네요.

 

있죠. 난 그 사람.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날 사랑하고 또 날 배신하지 않고 늘 내 곁에서 응원해 줄 사람이라는 거에 대해서.

정말 잘 해줬어요.

날 자랑했고. 부모님께 소개했고.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날 내보이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어제는 나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시간 어렵게 뺀 휴가를 한껏 누리고 있었는데........

왜 밤에 배가 아파서 그토록 잠이 오지 않았던지. 나는 처음으로 그 사람 핸드폰을 들여다봤어요.

2년만에 처음으로.

충격이다 못해.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손이 벌벌 떨리고. 한기가 느껴지는 게. 눈물도 나오지 않데요 놀란 나는.

그 사람의 그 죽고 못사는 친구들 사이에 나는 아주 웃기는 꼴이더군요.

내가 보험이었나봐요. 내가 싫어하는 것을 숨기는 이유는 아직 보험 해지되면 아까우니까.

하지만 들키면 버리면 되는 거라고.

장거리 기간동안 못푸는 욕정을 위해 그 영화에서만 보던 섹스파트너도 있더군요 그 사람에겐.

한 껏 먹다 버려도 된다고. 매달리는 거 이번엔 좀 단호하게 끊었다고. 귀찮다고.

아주 재미있게 떠들더군요 그 사람들은.

내가 집에 일찍 올라가야 하니 바람피고 싶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여자좀 부르라고 술마시러 가자고. 이번 여행 계획에 여자도 포함시키는거지 라고

웃으며 얘기하는 그 사람은 내게 나만을 사랑한다던 그 사람이 아니더군요.

안마방 하나 차리자고. 빡촌의 여자들 몸매가 죽인다고 한번 가자고.

....너무 많은 내용이 너무 다채로운 욕설과 그지꼴 만들어놓은 내 모습과 어우러져서

참 가관이더군요 .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요.

이 것보다 더 많고 더 충격이어서 잠든 그 사람의 목을 조르고 싶을 만큼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이 정말 맞는건지.

 

 

그 사람 잠들어 있는 동안. 꼬박 밤을 새며 생각했어요 그 사람 옆에서.

뺨이라도 한 대 후려치면 속이 후련해질까.

울면서 해명해달라고 애원해볼까.

그 사람 잘하던 욕들 나도 이젠 할 줄 아는데 한번 한껏 뱉어내볼까.

변명할 수 있게 시간을 줄까.

 

 

계속 부들거리는 내 손을 붙잡고. 조용히 답답한 가슴을 쳐대면서.

그제서야 나오는 눈물 꾹꾹 누르면서. 무릎꿇고 한참을 울다가.

그 사람 옆에서 그 사람 깨길 기다렸죠.

깨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날 바라보는 그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기념일을 위해 준비한 것들 보여주며 얘기했어요 차분하게.

나 이렇게 매일 당신 생각하며 준비했는데,

당신은 사랑하지 않으면 보내주면 되는 거라고.

 

주섬주섬 짐을 챙기며 나가자 정색하며 물어봅디다.

뭔 소릴 듣고 그런 거냐고.

당신 핸드폰이 한 얘기. 당신 한 번 해명해 보라고.

그 사람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떡하니 보여주자마자, 그 사람 핸드폰 저 멀리 쇼파에 던져놓더이다.

그 건 남자들 끼리의 그냥 농담일 뿐이라고.

조금이라도 그런 거에 이해 못하는 나이기에 핸드폰 절대 보지 말라고 했던 거라고 그렇게 말하더이다.

차라리 진짜 여자랑 몸 섞었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자신이 분하답디다.

쓰레기 만들거면 꺼지라고 하더이다.

 

 

적반하장 성내지말라고 했는데도.

나는 늘 혼나는 쪽이었고 나는 늘 우는 쪽이었고

그 사람은 늘 위에서 나를 노려보며 혼내는 쪽이더이다.

 

 

그 사람 차에 있는 물건들 그냥 두고 혼자 나와 집에 들어가는데.

이제 정말 끝이구나 했어요.

 

 

친구에게 전화해서. 펑펑 울어버리니까.

친구는 대체 무슨일이냐고 묻더이다.

어찌나 통곡을 해댔는지 .................

아마도 그러고 싶었던 거겠죠. 꾹꾹 눌러 담기 싫어서.

 

 

이대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난 또 당신을 기다릴 것이 뻔히 보여서

난 또 괜스레 기대하고 있을게 뻔해서

타협하고 합리화하며 또 그 사람 두둔할 나일게 뻔해서

그래서 친구가 다독거림에 힘입어 그 사람에게

헤어지자고. 잘 지내라고 전화하고 끊었습니다.

 

미안하단 얘기. 들었네요.

그나마. 분함이 덜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난 울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과의 통화에선.

그 이전에. 그리고 그 이후에 운 것은 온전히 나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한 마디는 하고 싶어요.

내 마음 제발 정리될 수 있게. 독하게 내뱉어내고 싶어요.

그렇게 못하는 나니까. 이 글에서만이라도.

 

 

 

후회 할거야.

나 같은 여자 떠나서. 너 분명히 땅 치고 후회할거야.

후회하다 못해 억울하고 분하고 지금 내가 아픈 것보다 백만 배 천만 배 아프며 날 찾아댈거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겠지. 넌 능력 있는 거라고.

그래도 너 친구들은 여자친구를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는 대상으로까지 밟아버리진 않던데.

넌 날 개만도 못한 여자로 만들어서.

언제든 집어치워 버릴 구질구질한 여자로 만들어놓으면서 말야.

넌 언제든 갈아탈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들고선 말야.

누나 만나고 싶댔지. 널 휘어잡는. 기가 아주 센.

하지만 분명 나중에 내 생각이 날거야.

널 지지하며 널 응원하던. 휘어잡기 보단 당신 뒤에서 당신을 받쳐주려 노력했던.

바보같이 순수하게 당신 말 곧이곧대로 전부 믿었던 이 사랑이 분명 그리울거야.

사람들과 섞여서. 여자들과 한 데 섞여서.

친구들과 야한 농담 온갖 욕설 지껄이다가도

당신 손 붙잡고 당신 위해 기도한다던 내가 분명 미칠듯이 눈에 밟힐거야.

당신 어떤 세상에 가든. 수 많은 사람들이 당신 평가할거야.

뭐 어딜 가서 그 친화력으로 잘 해낼 수도 있겠지만.

당신을 어떠한 잣대로도 평가하지 않고 전적으로 사랑한 내가 없는 빈 자리가 허무할거야.

난 당신보다 더 행복하게 살거야.

왜냐면 난 그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만큼 내 스스로 내 인생에 투자하며 살아왔거든.

나 열심히 살아온 여자야. 빛이 날 그런 사람.

그렇기에 난 나만을 바라봐 줄 그 사람만을 바라봐줄거야.

널 믿었던 것보다 더 그 사람을 믿으며 지지해주면서 최고의 응원자 지지자가 되어줄거야.

온전히 나만을 사랑해주는 절대 다른 곳 눈팔지 않는.

짐승이 아닌 사람에게 사랑 받을거야.

지금은 내가 널 더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서.

아무런 준비 없이 당신을 믿었던 2년이 송두리 째 거짓말로 무너져내려서.

그래서 지금 내가 당신보다 훨씬 힘들고 아프고 미친듯이 괴롭고 외롭겠지만

당신은 친구들과 여행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헤어졌다고 또 웃으며 이야기할 거에 화가 치미지만.

걱정하지마.

당신 세상엔 두번 다신 가지 않을거야.

거기에서. 뿌리 깊지 못한 사람들과.

하루 이틀이면 시들어버려 뿌리째 뽑혀버릴 사랑따위가 아닌 욕정을 사랑이라 칭하며 잘 살아.

내게 돌아오지 말아줘.

난 웃고 살게끔. 그렇게 해주렴.

잘가라. 못난 놈. 못나고 못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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