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을 즐겨보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정말이지 늘 판에서만 봐왔던 일을 제가 겪게 되니
남의 일일때는 쉽게 생각하고 쉽게 말했던 것들이 제 일이 되니 판단이 안 서고 어떻게 해야 할 지가 떠오르질 않아 판님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제가 제일 즐겨보는 카테고리가 결시친이었고,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댓글을 잘 달아주시는 것 같아서 이 곳에 올리게 되었으니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와 저의 전남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2009년 9월에 만나 지금까지 만나오고 있습니다. (아니, 어제까지 만나고 있는 줄 알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네요.)
물론 항상 러블리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오랜 기간 만나면서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고 내년 쯤에는 결혼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한 달에 한 번 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그러한 패턴에도 익숙해져 있었고 별로 불만도 없었던 것 같네요.
저는 서울의 모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고, 그 사람은 진해에서 해군 장교로 근무하고 있고 올해 11월에 전역을 하고 12월에 대기업 입사 예정입니다.
거리가 거리인 만큼 자주 보는 것은 꿈도 못 꿨지만, 그래도 한 달에 두 번은 주말마다 만나곤 했었는데 언제부턴가는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밖에 못 만났던 것 같네요.
지난 주 화요일(13일)에 서울 출장이었던 그 사람이 14일 휴가, 16일 휴가를 쓰게 되면서
13일부터 16일까지 장장 4일간 제가 자취하고 있는 집에서 저와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4년 간 사귀면서 늘 핸드폰을 꺼내놓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그 일로 여러차례 다투었지만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그냥 제가 포기를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 무덤을 제가 판 거네요ㅜ
아무튼, 4일동안 함께 있으면서도 역시나 핸드폰은 주머니 속이나 가방 속에 넣어 놓고 절대 꺼내놓지 않았습니다.
가끔 담배를 피러 나간다거나 슈퍼에 간다고 할 때 핸드폰을 꼬박꼬박 챙겨 나가는 모습이 영 눈에 거슬리고 기분이 나빴지만 늘 그래왔으니 역시 또 그러겠구나 해서 별 신경을 안썼습니다.
그러다가, 17일 토요일이 되어 저는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내려가서 저희 부모님과 친구 부모님과 함께 놀러가게 되었고, 그 사람은 자기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가겠다고 하고 둘은 서로 헤어졌습니다.
저도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안했고, 집에 오자마자 전화를 했는데 안받더군요.
그러더니 집에서 자느라 전화온지 몰랐다고 카톡을 보냈더라구요.
평소 같았으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전화를 바로 했는데, 웬 카톡인가 싶었지만 '귀찮아서 그랬나보다' 라고 생각을 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더운 날씨에 여기저기 다니고 집에 온 터라 제가 귀찮기도 했구요)
그렇게 토요일에 카톡을 하다 잠이 들었고, 일요일 오전 10시쯤에 눈이 떠져서 언제나처럼 핸드폰을 제일 먼저 확인했는데 모르는 번호와 그 사람의 번호로 문자가 와 있더라구요.
잠이 덜 깬 상태에서 한쪽 눈으로 메시지를 본 거라서 잘못 본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면서 다시 보니 저와 동시에 만나고 있던 그 여자에게서 온 문자였습니다.
첫번째 문자는 그 사람 핸드폰으로 그 여자가 보낸 문자이고, 두번째 문자는 그 여자가 본인의 핸드폰으로 보낸 문자입니다.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17일 저녁에 집에서 잔다던 그 사람은 양다리녀를 만나러 지방에 내려가있었고, 둘이 밤을 같이 보냈다가 느낌이 이상했던 그 여자가 그 사람 핸드폰을 보고 저의 존재와 저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그 사람과 그 여자의 얘기를 듣는데 그 사람은 변명과 거짓말로 이 상황을 둘러대기에 급급했고, 그 여자가 하는 얘기는 듣는 것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했던 행동들, 말들을 그 여자에게도 똑같이 했었고 나에게는 진해에서 공부를 해야 돼서 서울에 가지 않겠다고 했던 그 많은 날들에는 그 여자와 함께 있었더라구요.
그 사람은 손이 발이 될 때까지 빌겠다고 하고, 취업해서 돈 많이 모으면 내년에 꼭 결혼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본인이 미쳤었던 것 같다고 울며불며 얘기하고 난리도 났지만, 지금 저는 이미 저의 정신이 제 것이 아닌 것 같고, 모든 게 정상인 게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고, 마음 같아서는 정말 죽여서 없애고 싶다는 나쁜 마음도 먹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가 풀릴 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죽이는 게 가능하지도 않으니 답답하고 분통터져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누구보다 물론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지만, 이대로 그냥 끝내기에는 두고두고 이 화가 누그러들 것 같지 않고, 제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씁니다.
어찌보면 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여러 차례 망설였지만, 이렇게라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면 속이 좀 후련해지고 좋은 방법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욕을 하셔도 좋고 조언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어떠한 글이든 다 읽어보고 저의 생각과 그 동안의 시간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지혜로운 여러분들의 댓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하루 마무리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