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2013. 8월 한낮)
여름이라 덥습니다.
피하자니 더 곁에 와 있습니다.
맞서자니 그 또한 만만찮습니다.
그래서, 나는 여름을 모른척 하렵니다.
곁에 가까이와 치근대도 그저 무심히 지나렵니다.
한 낮에는
뜨겁도록 더운 바람 내 뿝는 강한 녀석이지만
새벽녘 풀벌레 소리에
그저 맥없이 수그러지는 여린 소녀입니다.
정에 굶주린 아이 마냥
날 봐달라는 손짓 마냥
끊임없이 눈부신 빛을 보내옵니다.
모두가 모른척 하니 더 많이 보냅니다.
뜨거운 태양 고스란히 받는 우직한 나무 한 그루가
그저 말없이 친구 해줘,
나는 그 나무아래 그늘에서 한켠으로 물러서 여름을 비켜갑니다.
아이야! 너 또한 너의 뜨거운 기운에 데어진 않았느냐?
이제는 바람도 널 걱정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