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다이나믹한 하루를 끝마치며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자면서 들렸던 곳, 소프트리.
"언니, 오늘 우리 뽕을 뽑자구요!"
라는 말에 으쌰으쌰 힘을 내서 갔더니,
줄 이거 뭐야.
완전 징그럽게 많아.....
세상 사람들이 죄다 여기 와서 기다리나봐.
입소문이 엄청난 곳인가보다. 기다리는 사람이 지~~~인짜 많다; 으아
밖에서 잠시 고민했다.
과연 이걸 기다리고 먹을것인가,
아니면 돌아서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것인가..
일단 걸어온게 아쉬워서 결국 기다리기로 결정.
그런데 이게 왠일이니...10분? 15분을 기다려서 들어갔던 가게 내부에
기이이이다란 복도안에 U자로 한번 꼬여있던 인간 줄이 있었다....
대박이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얼추 20명,
안에 있던 사람을 세봤더니 30명정도다.
세상에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50명이 내 앞에 있었다;
심지어 나는 그걸 먹겠다고 서있었어.....!!!
직원들은 무척이나 피곤해보였다.
키친쪽에서 재료를 만드는 사람이 두명,
재료를 조달하는 사람이 하나,
여기저기 계산을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떠서 주는 사람이 하나.
플로어에서 일하는 직원은 대충 다섯명.
무~~척이나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직원에게 오늘 언제부터 바빴냐고 물었더니,
"저희 오프닝이 11시였는데 대충 12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래요.."
라면서 울것같이 충혈된 눈으로 대답했다...
(내가 갔었던 시간이 대충 오후 7시~7시반)
일하는 사람들 로테이션이 어떤지 모르지만,
이런식으로 협소한 공간에서 다섯명이서 30분에 오륙십명 정도 되는 고객과 씨름하는건 좀 인간적으로 너무하는 것 같다;
직원들도 쉴 시간을 줘야지....
짬짬히 찬물을 마시면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이 너무 안되어보였다.
그 직원의 말과 이 가게에서의 내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유동인구가 시간당 100명에서 많게는 140명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될것 같다.
고로, 여기 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느정도 유행이 지나기 전까지는 평균 30분 대기시간을 생각해야할듯.
입소문이라는게 무섭긴 무서운것 같다.
게다가 입지조건이 좋으면 저렇게 되는구나...
제품에 앞서 나는 메뉴를 보고 완전 인상을 찌푸렸었다.
전~~부 100% 영어다.
그것도 그냥 영어가 아니라 불어가 섞인 영어다.
가령 Cone, Corno, Cups, Got Milk?
뭐 이런식으로 적혀있는데 메뉴 중에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Guérande Sel.
이게 뭐지..찾아보니 Guérande는 브랜드 이름이고 Sel은 불어로 소금이다.
소금이 들어간 뭔가를 파는 모양이다.
메뉴 중에 It's a magic lamp!, Snow like sel 뭐 이런건 뭔지 감도 안잡힌다.
전체적으로 이렇게 한글이 없는 메뉴도 없겠다....싶을 정도로 메뉴는 제품 설명하는데 있어서 비협조적이다.
일단 메뉴를 보더라도 직원이 따로 설명해주기 전까지는 도움이 안된다.
가격이 적혀있지만 가격이 적혀있는 물품이 뭔지 전혀 모를 정도다.
가게 군데군데 칠판 느낌의 판넬에 아이스크림 그림과 함께 영어로 그려진 제품들.
한글은 어딜 보더라도 없다.
설명을 읽으려면 영어를 공부하고 불어를 알아야 한국 가로수길의 유명한 아이스크림 집에서
제대로 알고 메뉴를 고르겠구나..싶어서 살짝 씁쓸했다.
외국브랜드의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 같고, (그것도 심하게)
한국 특유의 외국브랜드 선호사상에 힘입어 이딴 메뉴판이 나온거겠지 싶어서
솔직히 메뉴만 봤을때는 뭘 고르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싶을 뿐만 아니라
유기농 아이스크림이라면 내가 으레 가질 호감도 꽤나 가감되었었다.
일단 쇼케이스에 있던 제품들.
일단 유기농 아이스크림이라는 주메뉴가 있으니
그걸로 찰떡 아이스를 만든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녹차 찰떡 아이스의 발색이 좋다.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먹고 싶을 것 같다.
계산대 옆의 쇼케이스에는 벌집이 들어있었다.
꿀이 가득가득.
이건 국내의 양봉하는 곳에서 조달한다고 한다.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유기농 우유는 상하목장에서 온다고 한다.
이게 읽기 힘들던 메뉴의 Corno 섹션이다.
쉽게 말하자. 소라빵이다.
소라빵을 콘이나 컵대신 준다는거다.
Corno = 소라빵.
아오 진짜..
하지만 인상적인 발상이다.
소라빵에다가 아이스크림이라..
이건 계산대 옆에 있던 작은 팜플렛.
"특허 출원번호"라는 단어 외에 모~든게 영어로 되어있다는게 진짜 강렬했다;
진짜 대.단.하.다.;
저렇게까지 외국브랜드처럼 꾸미고 싶은걸까?
저게 정말 한국 사회에서는 엄청 먹히는 방법이니 그런거겠지?
참;
꽂혀있던 콘들.
굳이 저걸 쓰는 것같지는 않았다.
장식품의 느낌.
결국 벌집을 얹고 소라빵에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넣어서 먹었다.
벌집 부분은 굉장히 달았다. 살짝 입안이 얼얼해지는 느낌.
아이스크림 자체는 정말 맛있다!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랑 유지방 특유의 고소함이 괜찮다.
소라빵이 벌집의 강한 단맛을 중화시켜주고,
잘 만든 아이스크림 유지방을 즐기자니 일단 기다렸던 기다림이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또 누군가가 그렇게 기다리라고 하면 안먹을거야..대기시간이 아이스크림을 위해서는 너무 길다)
얼른 거품이 빠지면 좋겠다.
좀 덜 유명해지면 다시 한번 도전해볼지도 모르겠다.
대단히 영어와 손님이 많던 아이스크림 가게
Softree 소프트리
Seoul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