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골목길을 지나칠 때면 어김없이 녹색대문에 눈길이 머문다.
아름다운 풍경과 당혹스러운 경험이 교차하는 그 대문 앞을..
#1
매일 아침, 신문배달을 마친 남편을 대문 앞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어린 아내. D일보를 배달하는 그 젊은 남자는 오토바이를 녹색대문 앞에 세워두고는 마중 나온 어린 아내의 손을 잡고 행복한 표정으로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신혼부부인 듯한 두 남녀는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자주 나의 눈길을 끌었다. 눈부신 아침 햇살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머금은 젊은 부부의 주위에서 마치 ‘우린 정말 행복해요!’ 라는 합창곡이 들리는 것 마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2
그날 나는 조금 일찍 일어난 탓에 평소보다 배달시간이 일렀다. 그 골목 녹색대문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바로 옆 독자집에 신문을 막 넣고 있을 때였다.
계단을 바삐 뛰어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리고 곧 녹색대문이 활짝 열렸다. 곧이어,
“자기야? 자기 왔어!?”
애띤 여자의 상큼발랄한 콧소리(!)가 들려왔다.
녹색대문 앞에서 딱 마주친 그녀와 나!..
헉!!...
(내 오토바이 소리를 남편의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하긴 오토바이 소리는 다 비슷한데다, 오늘은 남편의 배달이 조금 늦는 모양이다.)
나를 확인한 어린 아내의 표정이 일순간 굳어졌다.
그 표정에 그만 나도 얼어붙었다. (......... -.-;;;;;)
아... 이 당혹스럽고 민망한 기분이란!...
어린 아내는 이내 새빨개진 얼굴로 뻘쭘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녹색대문을 닫고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 오늘 날씨가 왜 이리 흐리지.. 비가 오려나...”
그리고는 후다닥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무안하기는 나도 마찬가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헐..
경솔한 자신의 행동에 어린 아내는 얼마나 부끄러워했을까..
당황스럽기는 피차일반인데..
나와 관계없는 타인의 작은 행복을 침범한 것 같아 조금 미안스럽기도 했다. (그냥 왠지..)
눈부신 아침 햇살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오늘도 화창한 하루가 될 것 같다... ^^;;
* 토토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