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소설아니고 나이트메어 재구성입니다. 헷갈리실까봐 제목에 부제로 나이트메어 적어넣은거구요.
맨처음 계획한것처럼 3부작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프롤로그는 박선우의 여자친구 지연의 이야기로
열어봤습니다. 기존 나이트메어는 잊어주세요. 보셨던분들도 처음보시는분들도 재밌게 읽을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검색란에 못된야옹을 치시면 더 많은 글을 볼수있습니다. 그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도플갱어(Doppelganger),독일어로서 영어로는 더블고어(Double gore)로 '이중으로 걷는자' 또는 '이중으로 돌아다니는자' 를 뜻한다.
즉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환영)을 보는 현상으로 분신, 생령등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실체가 없이 남의 몸을 베끼는 존재로 본인(자신)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가져다주는 불길한 존재로 인식되곤 하는데, 실제로 이걸 보게된 사람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전해진다.」
[나이트메어:Doublegore] 0부 - 모든것은 둘 이상 존재한다
-PM 11:40-
'딸랑딸랑'
투명한 유리문이 열렸다 닫힌다. 문고리에 달려있는 작은 구릿빛 종 두개가 맞부딪히며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짐도 잠시 점차 희미해져가는 소리를 뒤로한채
노란색 꽃무늬 원피스의 한 여성이 횡단보도를 향해 허겁지겁 달리고 있었다. 덩달아 그녀의 왼손에들린 뒤에 자리잡고 있는 편의점 로고가 박힌 비닐봉지가 부스럭거린다.
꺼질듯 깜박이는 녹색신호가 적색으로 바뀌는 찰나 간신히 건너편 노란색 보도 블럭을 밟은 그녀의 갈색구두가 달빛을 받아 묘하게 반짝인다.
"후우~"
신호가 바뀌기 전에 간신히 당도한것이 흡족한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녀의 표정이 밝다. 초승달을 뉘여 놓은것같은 가늘게 휘어있는 눈썹에 전체적으로 옅은 갈색의 큰 눈망울.
오똑한 코에 앙다문 회처럼 얇은 입술까지 전제척으로 작은 계란형 얼굴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뚜렷한 이목구비가 제법 미인축에 속하는 생김새였다.
거기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풍성한 검은 머리칼로 보아 적어도 머리숫 걱정은 없어보인다. 대충 이십대 중반정도 되었을까?
부랴부랴 달려오느라 갈증이라도 느낀것인지 들고있던 비닐봉지 안에서 '드라이기' 캔 하나를 꺼내 뚜껑을 여는 그녀의 새하얀 손목에 차여있는 아날로그 시계가 달빛을 받아 유독 반짝인다.
캔 특유의 '딸깍' 소리와 함께 하얀거품이 기다렸다는듯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아!"
넘처흘러 옷에 묻을 염려라도 하는것인지 그녀는 작게 탄성을 지르곤 재빨리 입으로 가져다 댔다.
'벌컥벌컥'
뒤로 서서히 몸을 젖혀가며 개걸스럽게 들이키던 그녀는 혀를 내밀어 마지막 한방울까지 탈탈 털고 나서야 비로소 비닐봉지에 캔을 쑤셔넣는다.
그래도 원가 아쉬운듯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시던 그녀는 이내 멈춰서있던 걸음을 재촉했다. 무성하게 일렬로 솟아있는 가로수들 사이로 군데군데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가로등이 그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듯 길을 밝혀주고 있었다.
'또각 또각'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그녀의 구두굽과 바닥이 맞닿는 소리만이 거리에 흘러퍼진다. 세상에 그녀 혼자 남겨진듯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은 커녕 평소라면 벌써 두어대도 넘게 지나갔을법한
차들조차 도로에 보이지 않는다. 술집등과같은 유흥업소의 간판불조차 꺼져있는 을씨년스러운 거리. 시간은 제각각이지만 매일같이 오가는 단골 길이었기에 더욱 의아해하는 그녀였고,
덕분에 그녀의 구두소리마저 약간은 으스스하게 느껴지는건지도 몰랐다.
"내가 술을 너무마셨나? 아, 이래서 회식이 싫다니까! 정말..."
스스로를 자책하며 머리를 짜증스럽게 매만지던 그녀는 인상을 한번 찌푸리고는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빨라지는 구두굽 소리.
'또각또각또각'
-PM 11:50-
그렇게 을씨년스러운 거리를 얼마나 걸었을까? 우측으로 틀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와 눈에익은 빨간색 노란색 알록달록한 미끄럼틀이 자리잡고있는 놀이터를 확인한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놀이터를 애워싸듯 둘러싼 주택들의 모습역시 거리와 다를바 없는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지만 그녀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후...길을 잘못든건 아니었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녀는 놀이터를 지나 한 50미터정도 떨어진 4층짜리 낡은 빌라입구로 향한다.
그때였다.
'끼이이 삐걱 삐걱'
그녀의 귓가를 후벼파는 기분나쁜 쇳소리. 그녀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본다. 가늘게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동공에 비친건 놀이터 안 묘하게 흔들거리는 그네였다.
놀이터 안에는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누군가 타고있는것처럼 덜컹거리는 그네의 안장. 그탓에 안장과 연결된 쇠사슬이 삐걱 거리는 마찰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삐걱 삐걱'
바람한점 불지 않았음에도 움직이고 있는 그네. 알수없는 공포가 그녀의 전신을 뒤덮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그 기분나쁜 풍경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뻣뻣하게 굳어져 버린다.
'똑 또록 또로록'
어라? 그녀의 머리위로 하나 둘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차츰 굵어지는 물줄기. 어느샌가 울긋불긋 잔뜩 성이나있는 먹구름들이 몰려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쏴아아아아'
넋놓고 멍하게 놀이터를 응시한채 굳어있던 그녀는 마치 잠에서 깬듯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린다.
덩달아 어느샌가 멈춰서있는 그네. 마치 처음부터 움직인적 없다는듯 너무도 고요한 그 자태에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진 모습이다.
"내가 잘못봤나..."
-AM 12:00-
자신의 두 눈을 비비며 의아해하던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센 빗줄기에 젖어가고 있다는걸 그제서야 눈치챈 모양인지 황급히 빌라입구로 뛰어간다.
'타다닥'
이윽고 입구에 다다른 그녀의 모습이 낡아도 아직 작동 한다는걸 증명하는듯한 센서등의 주황빛 조명에 의해 여지없이 드러난다. 옷은 흠뻑 젖다못해 온몸에 찰싹 달라붙어 몸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냈고, 풍성했던 머리칼은 볼품없이 헝클어져 목에 들러붙어 있는게 마치 바닷속 해초같이 보일 지경이었다.
"아! 진짜 오늘 왜이러니!"
짜증스럽게 옷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는 그녀의 표정이 하늘의 먹구름처럼 일그러진다. 이미 조금전의 불미스러웠던 일은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대충 물기를 털던 그녀는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포기한듯 연두색 불투명한 유리문을 밀며 안으로 들어간다.
'또각 또각'
빌라 내부역시 천정에 달려있는 센서등이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하나 둘 빛을 뿜기 시작했다. 한계단 한계단... 젖은 옷과 머리칼에서 쉴새없이 떨어지는 물방울들로 바닥을 흥건히
적시며 그렇게 그녀가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막 오를때였다.
'부스럭'
'턱'
정체모를 소리에 움찔하며 걸음을 멈추는 그녀. 고요한 적막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비닐봉지를 힐끔 보고는 살짝 흔들어본다.
'부스럭 부스럭'
그리곤 맥이 빠진다는듯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나직히 중얼거린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나도 참,"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다시 계단을 오르기 위해 발을 내딛는 그때. 공기마저 얼어붙는듯한 스산한 한기가 그녀의 주위로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숨결처럼
살아있는듯 꿈틀거리는 그 한기로 인해 부르르 진저리를 치는 그녀.
'스으으윽'
서서히 고개를 드는 그녀의 얼굴이 점차 백짓장처럼 새하얗게 질려간다. 찢어질듯 크게 부릅떠진 그녀의 눈에 비치는 익숙한 갈색구두 그리고 노오란 원피스. 마치 살아있는듯 나풀거리는
옷자락의 모습이 턱없이 이질적이다.
'팟'
순간 뭔가 터지는것 같은 질퍽한 소리와 함께 찾아온 칠흑같은 어둠. 덕분에 그녀의 하얗게 질려버린 얼굴도 그 눈에 비친 옷자락의 나풀거림도 보이지 않는다.
덩달아 유일한 소음이었던 그녀의 구두소리마저 사라져 빌라내부는 쥐죽은듯 고요하기까지 하다.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다. 이젠 터무니 없이 짙어진 스산한 기운을 제외하고는
마치 모든게 어둠에 삼켜져 버린것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그렇게 감조차 오지않는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파지직 파직'
고장난줄 알았던 센서등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꺼졌다 켜졌다 반복하기를 두어번. 이내 힘겹게 빌라내부의 모습을 비추어 줬다. 어둠이 걷히자 기다렸다는듯 그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긴 생머리에 노란 원피스와 갈색구두, 그리고 한손에 들려있는 비닐꾸러미까지. 센서등이 꺼지기 전과 다를것 없는 모습이었다. 빌라내부 역시 전과 다른 딱히 이렇다할 특이점은 보이지않았다.
대체 그녀는 무엇을 보고 놀랐던걸까?
그녀는 손목에 차여있는 시계를 힐끔 바라본다. 그리곤 무심한 표정으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또각 또각'
한발 한발 내딛을때마다 일정하게 공간을 울리는 그녀의 구두소리가 왠지모르게 처음 듣는듯 낮설다. 이내 2층에 도착한 그녀는 금색으로 '202호'라고 쓰여있는 검은색 철문앞에 멈춰섰다.
'띵동'
문 우측에 달려있는 초인종을 누르자 전형적인 기계음이 작게 흘러나온다. 그리고 얼마안있어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스르륵 열리며 편안한 티셔츠차림의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손에는 알록달록한 장우산을 든채 운동화를 구겨신은 모습이 지금 막 나가려던 참이었나보다.
"왜이렇게 늦었어! 걱정했잖아, 누나!"
"....."
"어라, 누나 옷 하나도 안젖었네? 밖에 비 많이오던데... 택시타고 온거야?"
약간은 의아해하는 남자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대답이 된걸까? 남자는 다행이라는듯 볼에 홍조를 띄며 베시시 웃는다.
"휴, 우산들고 마중나갔음 엇갈릴뻔 했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남자를 보며 그녀역시 살짝 미소짓는다.
태어나 처음 웃어보는 사람처럼, 어색하기 짝이없는 그런 미소를...
..1부에서
------------------------------------------------------------------------------
이 글의 작가 웃대 - 못된야옹 -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