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편에게 이렇게 써서 보여줄겁니다.

맞벌이ㅠㅠ |2013.08.30 15:42
조회 56,677 |추천 182

답답한 마음에 적어놓은건데 톡이 되었네요...

 

제가 직설적인 성격이 못되서 회사에서도 거절 못하고 일복 많은 사람이네요.;  말 잘하시는 분들 거절 잘 하시는 분들 참 부럽습니다.

그래서 조언을 얻으려고 톡에 올린거구요. 많은 조언들 감사합니다.

 

남편에게 애기했고 시댁과 여행은 예상밖으로 시부모님과 시누형님께서 잘 챙겨주시고 여행비도 거의 다 부담해주셔서 많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대신 둘째는 외출이 힘들었던지 아파서 병원에 가봐야 할것 같네요..;;

 

남편은 어제 집에 와서 세탁기 돌려놓자 알아서 널어 놓고 큰애를 재우고 오늘 아침에는 둘째 기저귀도 갈아주고  큰애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집안일을 하려고 노력하네요 ^^

 

그리고 남편이 오후에 문자를 보내주었어요.

--------------------------------------------------------------------------------------------

여보 어제까지 먼 데 다녀오느라 주말에 못 쉬어서 오늘 많이 피곤하지? 당신한테 미안해. 가끔 찡그리긴했지만 그래도 첫째 웃고 재미있게 보내는거 보니 기분이 좋더라. 내가 열심히 노력할테니까 잘 못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줘~ 알았지? 휴식없는 한주 또 힘들겠지만 즐겁게 시작했음 좋겠어 사랑해

--------------------------------------------------------------------------------------------

말을 하면 도와주는데 참 이런 조그만일들.. 따지기 쪼잔해 보여서 안했더니 저만 힘드네요.

앞으로 남편 토익 공부도 해야하는데 오늘 집에가서 집안일을 분담해서 정하려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이런일이 없을것 같네요.

 

모두들 걱정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 혼자 너무 아둥바둥 산것 같아요 ㅠㅠ

 

 

 

 

 

 

 

 

 

..............................................................................................................................

 

당신에게 쓰는 편지

 

여보 그 동안 일하면서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나도 많이 힘들었어...

둘째 출산하면서부터 시작한 공부 6개월째 그래도 긍정적으로 끝마쳐서 참 다행이야..

 

근데 난 왜 이렇게 우울할까? 내가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럴까? 혼자서 남편 공부가 끝나면 이 고생도 끝날거야 이제 행복할거야... 라고 매번 다짐했는데 당신 시험 끝났는데 더 힘들네..

아마 너무 많이 기대했었나보다 매번 나는 밥차리고 설거지하고 당신은 애들 책읽어주는 알콩달콩한 상상을 했었지

 

당신 일이 많이 밀려서 늦게 들어온다고 했을 때는 그래 내가 조금더 고생하지 뭐... 그런데 수요일날 술약속이 있다고 할때는 좀 이해는 가지만 서운했었어 그럼 나는?? 난 스트레스 받아 미쳐버릴 것 같은데 나는? 약속이 취소됐다고하지만 역시나 당신은 날 생각하면 좀 일찍 들어와야하는거 아니니?

 

그리고 주말에는 시누와 시부모님 모시고 여행가자고 할때도 이해는 했어 하지만.. 2박3일은 듣지 못했어 1박2일인줄 알았다. 일요일은 쉴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건 뭘까?

 

일요일에 가서 집 치우고 출근 준비하면 나의 휴일은? 시댁과 휴가가 싫은게 아냐 하지만 비교되는건 사실이야 당신은 어딜가든 애들 보면서 잠자고 티비보고 동일하겠지 그래도 친정이 불편하겠지.. 근데 나는 시댁에 일 하러 가야하는 거고 친정에서는 정말 휴식을 취하지.

 

그리고 당신 공부한다고 친정에서 주말에 와주고 반찬 가져다주고 나와 애둘 계속 봐줬는데.. 당신은 효자아들이라 시댁뿐인가 보다 난 당신이 이번은 시댁하고 가고 나중에 친정하고 가자고 할줄 알았는데 내 기대뿐이였고 친정에서 방 구해달라고 할때는 없다는 소리만 하더니 시댁하고는 가자고 하자마자 방이 생기는구나...

 

나 복직했을 때 둘째 시댁에 맡긴다고 형님 난리친걸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쓰리다. 그런 눈치없는 시어머니도 서운하고 우리가 갈때마다 형님내외가 눈치주는걸 모르시나? 시어머니께서 자주와라 애들 맡겨라 할 때 마다 완전 어이없고 결혼할때나 우리 집 이사나올 때 임신했을 때 서러운거 마구마구 생각나고 이 좁고 더러운 집에 너무너무 싫고 우울해져.

 

그리고 이번달 복직 들킬까봐 요새 친정에 못갔더니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애둘을 내가 감당하는게 너무너무 힘이들어 매번 그 스트레스를 첫째에게 소리지르고... 신경질내고 했더니 요새 첫째가 매우 불안해 보이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당신이 시험끝나면 둘째 맡겨두고 첫째를 많이 보듬어주고 책도 읽어주고 첫째와 많이 놀아주려고했는데 또 나혼자 아둥바둥하고 있더라...

 

나도 집에 들어갔을 때 애들이 다 자고있고 설거지와 젖병이 다 씻어져 있는 집에 들어가고싶어.. 새벽에 일어나서 유축하는것도 정말 지친다. 요새는 분유를 조금 먹어주니 다행인데 그 전에는 매번 애들은 빽빽 울고 나는 유축하고 =_= 진짜 악몽이였어...

 

유축한거 데울때도 둘째는 죽어라 울고 정말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도망가고 싶을때가 한두번이아냐...이럴때는 누군가가.. 누군가가 있었으면... 당신 시험이 빨리 끝나길 바랬지.

 

돌아다닐때도 애기띠 메고 돌아다니면 매우 좋지 근데 매번 그랬더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둘째가 손탔다고 맨날 애기띠로 재우는데 너무 힘들다더라.. 하긴 나도 힘든데.. 어린이집 선생님은 오죽 힘들겠어 그래서 토닥이면서 재우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 첫째는 그 옆에서 의기소침해서 엄마가 보고싶다며 울고... 엄마 손가락이라도 잡아볼까 엄마가 언제쯤 안아줄까 하다가 어느새 보면 혼자 잠들어있고 너무 불쌍하지.. 이럴 때 당신이 있었으면.. 첫째를 안고 다독여줄텐데.. 외롭게 혼자 잠든 첫째가 참.... 안쓰럽더라

 

시험이 끝나고 며칠이 지났는데 그냥 다시 그런 일상.. 정말 싸이코가 되고 미쳐버리기 직전이 반복되더라... 그래서 어제 영화보러 나갔어.. 영화 보는 내내 애들이 걱정되더라.. 근데 이상하게 정말.. 집에는 죽어도 들어가기 싫더라 계속 주변을 배회하다가 들어갔더니 애 둘이 나보고 울음을 터트리는데 정말 다시 집에서 나가고 싶더라 근데 애 둘을 나에게 맡기고 잠들어버린 당신이 미워 죽겠더라 또 그 스트레스를 첫째에게 풀었지....

 

나도 졸려 미치겠는데 자주 깨는 첫째가 너무너무 미워 견딜수 없고 당신 딸이라는게...

애 때문에 내가 발목잡혀 이 고생을 하나 라는 몹쓸 생각도 하고 머리가 꼭지까지 돌아버리더라

 

오늘 아침에 열오르는 첫째를 보면서 매우 미안하고.. 기침하는 아이를 보면서 약을 열심히 찾던 나를 바보로 만들고.. 약찾느라 늦어버려서 지각할까봐 유모차를 미친 듯이 몰고가다 턱에 걸려 유모차가 뒤집혔어.. 첫째가 많이 놀래고 다쳐서 울었지. 그래도 신호등에서 못건넌게 안타깝더라.. 데려다주고 기운이 쏙 빠져서 터덜터덜 오는데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 오늘이 금요일이 아니였음 못 버텼을거야...

 

내가 구구절절하게 푸념해서 뭘 이야기하는지 모르겠으면 이거 네가지만 알아줘

 

1. 한달에 한번 친정에 나혼자 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

2. 들어올거면 일찍 들어오든가 아예 12시 넘어서 들어와줘 어정쩡하게 들어와서 밥먹고 씻고하면 애들 재우는 시간이 늦어져

3. 들어와서 TV만 보고 있지 말아줘 애들 데리고 공원도 놀러가고 한다더니 매번 TV더라

4. 집안일 도와줘 둘째 재우고 있을 때 티비만 보면서 놀지 말고 하다못해 나와서 젖병 바로 씻을수 있게 주전자 물이라도 데워주라 많은거 안바래...

 

그리고 당분간 내가 너무 쌓인게 많고 당신에게 실망을 많이해서 당신하고 말하기가 싫어 당분간 이렇게 지냈으면해. 내가 쌓인게 다 풀릴때까지 당신과 말을 섞으면 화만 낼 것 같다.

 

----------------------------이렇게 보낼건데 괜찮나요 ㅠㅠ?------------------

추천수182
반대수16
베플속터져|2013.08.30 16:46
주말에 편지 주고, 애들 맡기고 바람 쐬러 나가세요. 1박2일이면 더 좋고요.
베플초보며느리|2013.08.30 17:53
눈물나네요.... 힘내세요.......... 2개월된 새댁인데요... 갑자기 가슴이 확 답답해지면서....눈물이 나요....휴..... 힘내세요!!! 이 편지 읽고 꼭 남편분이 노력했으면 하네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