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열 - 너도 가끔 눈물을 흘리니?
박찬열은 우리 학교 최고의 남신이다. 키도 185가 넘고, 얼굴도 조막만하니 잘 생겼다. 그래서 학기 초에는 박찬열의 책상에는 초콜릿이, 사물함에는 러브레터가, 미니홈피에는 일촌신청이, 페이스북에는 좋아요가 넘쳤다.
하지만 곧 한 달도 가지 않아서 이 인기는 모두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사랑..열정....우정...이 모든것들... 나.를.살.아.있.게.하.는.것.★]
[오랜만에 친구들과 ParTy^^ 나는 hOt한 fLY BoY^^]
[사람은.... 곧 사라질 것을 사랑한다..... 나도.. 그렇다......]
등의 주옥같은 명언을 미니홈피와 페이스북에 매일 남기기 때문이다. 일부 극성 찬열빠들만 일명 '찬열어록'을 만들어 다니지만, 그러는 여자애들은 모두 또라이취급을 받기 일쑤다.
박찬열이 오늘 나에게 말을 걸었다.
"ㅇㅇ아. 너도..... 천사를 믿니?"
"그런 생각을 안해봐서.."
나는 박찬열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박찬열이 끈덕지게 은근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천사는.. 우리의.. 눈물을.. 마시고.... 자란대..."
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야. 너도 가끔 눈물을 흘리냐? 가끔은 나약하게 우는 니가 밉냐? 그치만 사람은 매일 웃고 살수는 없는거라서 머리아닌 가슴으로 우는 니가 좋냐?"
라고 쏘아붙이고 도망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난...가끔.....눈물을 흘리는 대신 웃음을 흘린다.. 실소를 흘리며.. 눈물을..삼킨다.... 타들어가는 내 속을.. 눈§물.로.식.힌§다.]
어우 소름끼쳐.
김민석 - 카메라 좀 버려줄래?
우리 반은 오자마자 얼굴을 가려야 하는 반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우리 반에 김민석 실장이 맨날 사진을 찍어 본인이 하는 모든 SNS에 올리기 때문이다. 우리 반에 오는 다른 반 아이는 꼼짝없이 사진을 찍힌다. 도촬은 옵션.
반 아이들은 진지하게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려고 한다.
아 물론 올라오는 사진은 괘병신같은 사진이다. 눈 감은건 다행, 눈 반쯤 감은것도 반쯤 다행, 눈이 뒤집힌건 안다행.
그런데 김민석은 거기에 일일이 코멘트도 달고, 자신의 셀카도 첨부한다.
물론 자신의 셀카는 포토원더를 켜 볼터치 효과도 주고 볼살도 깎아낸 거짓셀카.
포샵천재 박수를 드려요 ^^
코멘트도 짜증나 죽겠다.
우리반에 좀 개그담당인 여자아이의 심각한 엽사를 올려놓고
[%%이는 언제나 웃는게 예쁘다^^]
오글담당 박찬열의 화장실 눈물 셀카를 올려놓고
[성찰하는 찬열이!]
화장실에서 오줌싸는 김종인 사진을 올려놓고
[소변도 알아서 보는 종인이(*_*)]
내가 수업시간에 자는걸 도촬해서 올려놓고
[ㅇㅇ이는 수면부족^^*]
무슨 육아 다이어리인줄.
오늘은 김민석이 자신의 셀카를 올렸다며 반톡에 공지를 올리고 톡으로 도배를 했다. 쟨 반톡을 따로 만들어도 어떻게 잘 쫓아와 초대받는다. 연가시데스까?
셀카를 봤다. 역시 김민석이 아닌 사람이 있었다.
난 울며 겨자먹기로 좋아요를 눌렀다. 청소당번이 되긴 싫었다.
김준면 - 책으로 먼지나게 맞아볼래?
김준면은 우리 반 1등 전교 1등이다. 전국 1등도 심심치 않게 한다. 서울대 법대를 준비중이라나 의대를 준비중이라나. 아, 우리 반은 이과/문과 나뉘어져 있긴 한데 좀 이상하게 나뉘어져있다. 1반부터 16반까지 있고 학생은 그야말로 아무렇게나 배치해놓고 이과반 A반 B반부터 F반까지, 문과반도 F반까지 이렇게 있다. 그니까 좀 이상하다고.
그래서 난 문과이지만 이과인 김준면과 같은 반인 것이다.
각설하고. 그래서 모든 행사는 1~16반 체제를 따른다. 이과 문과반으로는 그냥 공부만 하는 것이다. 아 왜저러나 몰라.
그런데 우리반 김준면은 가뭄에 콩나듯 가는 현장학습에 무조건 수학문제집 두 권을 지참하고, 실력정석은 옵션으로 가져간다.
처음엔 무시했지만 갈수록 공부의 강조성을 남에게까지 강조하는 김준면을 우리는 모두 짜증스럽게 여겼다.
자기 맘대로 또래상담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보나마나 지 스펙에 넣으려고 그러는듯^^
전국 1등까지 간간이 하니까 선생님들은 ^_______________^ 그래 준면이 마음대로 해라 하며 이상한 또래상담을 허가해줬다.
왜 특목고를 안갔나 몰라.
이번주에는 내가 그 상담을 받는다.
"응 42번 ㅇㅇㅇ. 넌 성적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처음부터 돌직구를 날리는 준면사마!
"어.. 그렇지..엉..."
"대강 성적이 어떻게 되는거야?"
"언어 1~2등급, 외국어도 1~3등급, 수..리........."
"수리는? 수리가 제일 중요한거 몰라? 요새는 문과 애들이 수학 못하면.."
그 뒤로 10분간 수학의 강조성을 설명하던 김준면이 나에게 뜬금포로 숙제를 투척했다.
"다음주까지 실력정석 수I 다 풀어와."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말을 했다.
"실력정석으로 맞아볼래?"
장예흥 - 나 깜짝 멘붕이야
우리 반에는 전생에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춤을 추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은 남자아이가 있다.
장예흥. 흥이 넘치는 예흥이. 흥흥이.
그는 다소 미친 것 같다. 오늘도 아침 조회시간에 선생님께서 나가시자마자
"썸~~~피~~~~~플~~~~~~~~~~~~~~~원잇얼~~ 밧 아이던! 원 나띵엣 어어어어얼~~~~~"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못하는건 아닌데 소음공해수준!^^
이쯤되면 누구 한명이 항의를 할텐데 아무도 항의를 못한다.
왜냐하면 정말 노래와 춤을 할 때에는 신이 들린것처럼 무아지경으로 공연을 보여주는 그의 기세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어제는 강제로 학교 끝나고 20분동안 텔미-소핫-노바디 공연을 봤다.
언제 한번 다시만난세계-Gee-Oh! 공연을 아이들이 무시하자 눈물을 줄줄 흘리며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나가버리는 예흥이가 무서워서 그 뒤로 되도록 예흥이의 장단에 맞춰주고 있다.
오늘은 쉬는시간마다 Like a G6을 틀어놓고 자작 랩을 선보였다.
"Like a G6!!! 어 예아 선진국들은 G20 이 노래는 G6 청춘불패는 G4 내가 지금 먹고싶은건 쥐포~"
안무까지 곁들였다. 이젠 예흥이의 끼에 박수를 쳐 주는 한편 진심으로 예흥이가 무서워진다.
어이없게 딱딱 맞는 라임이라니.
부드러운 브레이크 댄스를 추다가 선생님께서 들어오시자 예흥이는 그대로 춤을 추며 교실을 나갔다.
쟤 뭐야 진짜...
무서워...
도경수 - 미의 남신 됴프로디테
도경수는 우리 반 공식 뷰티에디터이다. 누나 3명 모두 뷰티관련 일에 종사하셔서 도경수도 같이 화장품의 달인이 된 것이다.
그냥 달인이 아니다. 도경수는 매 달 쎄씨, 마리끌레르, 보그, 보그걸, 코스모폴리탄, 나일론, 여성중앙 등 15여 종의 잡지를 사 뷰티 코너를 스크랩한다.
"도경수! 내 피부타입에는 어떤 비비 써야해?"
"너는.. 딱 보니까 중건성이네. 넌 스킨푸드 백금포도셀비비나 에뛰드하우스 콜라겐비비써라."
라고 말하며 포스트잇에 스킨푸드와 에뛰드하우스 세일 정보와 비비 가격대를 대강 써준다.
남자아이들은 처음에 그런 도경수를 게이같다며 놀렸지만, 곧 도경수표 스페셜 피부상담에 빠져 우리 반은 요새 뷰티해지고 있다.
도경수는 정말 무서울정도로 화장품의 달인이다. 그런데.... 도경수는 본인에게 화장 하는걸 정말 좋아해서. 그게 문제다.
써클렌즈를 낀다. 안그래도 큰 도경수의 눈은 흰자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14.8의 빅 렌즈를 낀단다.
"우리 누나가 일본에서 사왔어. 원래는 집에서 갸루화장도 하는데에..." 라며 사진을 보여줬다.
모두들 충격. 정말 갸루경수였다.
그리고 저번 축제때, 도경수는 완벽하게 갸루화장을 재현했다.
써클렌즈를 두 겹 끼고, 속눈썹을 5단으로 붙이고, 블러셔를 바르고 어쩌고. 우리 반은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얘들아 안녕~"
오늘 도경수는 빨간 프렌치 네일을 했다. 완벽한 비율. 에휴....
황타오 - po박력울보wer
우리반에는 울보가 서식중이다. 울보 자도. 황자도. 이름갖고 놀리면 10초안에 울음이 터지고, 음식갖고 놀리면 20초 안에 울음이 터진다. 근데 우는 모습이 찌질한데 묘하게 박력이 배어나와서 멋있다.
이런걸 관찰하고있는 나도 찌질이같다.
정말 자도는 아무 일에나 운다. 실수로 책상을 차서 책상에게 미안하다며 울고, 공부하는 김준면의 어깨를 살짝 건드렸다고 미안하다며 사죄하며 울고. 진짜 짜증난다.
급식시간에 더 먹고 싶은 반찬이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더 고생하셔야 하는게 너무 슬프다고 급식실에서 숟가락으로 테이블을 치며 울고. 이젠 울음 소리만 들려도 대강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다.
근데 애가 진짜 너무 이상한거에 눈물이 터짐. 워낭소리를 보는데 시작하자마자 소 울음소리가 너무 애상적이라며 펑펑 울고, 애들끼리 몰래 쏘우 보는데 돼지가면 보다가 갑자기 저런 가면을 만들기 위해 돼지가 몇 마리나 학살되었을까 하면서 또 쳐 움.
어제는 야자시간이었다. 일부 남자아이들은 몰래 야동..^^을 보고있었고 여자아이들은 럽실소, 인소를 보고 있었다. 어제 감독관이 아파서 학교 자체를 안왔기 때문이다.
자도도 역시 껴서 야동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도가 펑펑울었다.
아이들은 왜 야동보다 우냐고 물었고, 그가 대답했다.
"여자애가..... 엉엉....야메떼라고 하는데... 계속 그만두라고 하는데... 불쌍해서... 엉엉...."
황자도는 또라이같다.
김종인 - 허세킹!허세왕!
박찬열의 베프 김종인. 일단 이 말만으로도 김종인이 정상인이 아니라는게 판명이 난다.
박찬열이 오글킹오글왕이라면 김종인은 허세킹허세왕이다.
김종인 역시 끝발나는 비쥬얼로 학기 초에 여자아이들의 사랑을 독점했다. 특히 선배들. 그치만 얜 허세라 3주도 못가고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김종인의 활동무대 역시 카스, 미니홈피, 페이스북.
[후.. 오늘은.. 한.명.도.안.때.렸.다.^^ㅋ]
[담1배 피고 싶다..... 후우.....ㅋ]
[이젠.. 착하게살기?!ㅋ]
어..더이상 못옮겨적겠다. 난 오글은 용서할 수 있어도 허세는 용서 못함.
애들이 중딩때 저질렀던 사고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두들 다 예상갈만한 동생 때리다 일난거, 그런거였다.
김종인이 입을 열었다.
"..ㅋ....너네 그정도밖에 안되냐? 자랑스러운 숨안고 학생들이 이정도라니...쿸... 난 중딩때.. 화장실 변기를 작.살.냈.다."
아오 저 스타카토 때려버려. 모두들 얼굴의 당혹의 빛이 서렸다.
쟤가 대체 뭔 소리를 하는거야.....
"어느날 화장실에 갔는데 누가 똥을 쳐 싸고 뒷처리를 제대로 안해서 막.힌.거.야. 그래서 화나서 변기를 발로 찼더니 변기가 위로 들렸어...쿸.... 내 힘보다는.. 학교가 오래되서 그.런.거.지.만."
더럽고 별로 알고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모두들 숙연해졌다. 알고싶지 않다고ㅡㅡ
변백현&김루한 - 시발요정
우리 학교의 변백현, 김루한은 정말 귀엽게 생겼다. 앙증맞고 깜찍한 미이런같이 생겼다. 그런데 그 둘은 세상의 그 누구보다 욕을 잘한다. 변백현은 저~어기 보성 출신이고, 김루한은 벌교 출신인데, 욕이 욕이 아주 쩐다.
써니의 나미 할머니돋는다.
그런데 그 둘의 욕은 화날 때 빼고는 별로 밉지 않아서 좋다. 아주 찰져서 그 둘의 별명은 시발요정이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언제나 시발! 을 외치는 그 둘.
근데 일생이 욕이라 가끔 멘붕이 온다.
"아 그래서 어제 내가 문제집을 푸는데 신발 개 뼉다구 같은 문제집이 이런 씨빠빠 ^*%&$*@)@*!$(#*@$*(@("
그럼 루한이 화답하듯 따뜻하게 말을 받는다.
"말을 좀 두서있게 해봐 병신아. 그리구 공부 하기 싫음 하지 마 부모님이 그러라고 사주신 문제집이 아냐 씨바라 ((#(@()#%)($"
남들이 보면 굉장히 험악해보이고 무서울 수 있으나 그 둘은 대화가 끝나면 우정이 깊어져서 행복하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반 분위기만 삭막해진다. 그래서 듣는건 재미있고 좋지만 대화가 끝이 나면 깊은 적막만이 남는다.
그들의 험악한 욕에 무서움을 느껴 이어폰과 엠피쓰리로 감정을 다스리는 학우들이 많고, 자도는 이틀에 한번 운다. 하기스 매직팬티가 우리 학교 근처 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금은 모두들 적응이 되었지만 사람들이 적응이 되었다고 느낄 때 쯔음 그들은 새롭고 잔인한 욕을 개발해 모두에게 충격을 준다. 시발요정답다.
저번 체육대회때 우리반에게 어이없이 진 1반 남자아이들이 괜히 시비를 걸러 왔는데, 그 때 그 둘이 만담을 주고받듯 욕을 10분동안 쉬지않고 퍼부어 모두의 얼굴을 파랗게 질리게 만들었다.
김루한-변백현 욕 강의라는게 있다면 아마 난 들을 것 같다. 거의 호신술이나 다름이 없다.
이거역시써놧던거복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