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2년차 주부입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했지만 아이소식은 아직 없고
남들이 보면 눈꼴시리다 할 정도로 소꿉놀이 하듯 재밌게 지내고 있구요.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완벽한 남자없고, 나 역시 완벽한 여자가 아니기에
부족한 부분보다 좋은 면이 훨씬 많음을 인정하며 결혼하게 되었어요.
남편은 성실하고, 남자답고, 애교도 많고, 집안일도 거의 다 해주고
연애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먼저 화를 낸 적도 없는 천사같이 착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시댁어른도 다 너무 좋아서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한 면은 있어도
나는 정말 시집 잘 왔구나. 행복하구나. 평소에 그렇게 생각해왔구요.
다만 걸리는 것이 있다면
약속을 잘 못지키는 것. 가끔 거짓말을 하는 것.
그래서 믿음이 조금씩 깨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담배피는 걸 너무 싫어해서
남편이 결혼전에 그랬어요.
결혼하면 당장 끊을 거라고.
결혼 후 한달도 안돼서 발각되었구요.
그뒤로도 몇 번. 올해까지만 피고 내년부터 딱 끊겠다.
결국엔.
알아서 끊겠다로 합의보고. 거의 포기한 상태입니다.
두번째가 돈문제인데.
결혼전에 남편이 모아놓은 게 하나도 없었고 (여러명이 동업을 하다가 그중 한명이 돈들고 날랐대요)
돈이 있으면 있는대로 쓰는 스타일이라
결혼 후에는 전적으로 제가 돈관리를 하기로 했었죠.
결혼하고 알게되었어요. 남편에게 빚이 있었다는 걸.
뭐 엄청나게 큰 액수는 아니에요.
다 합치면 1200~1300정도 였는데
사금융과 저축은행등 한 다섯군데에서 대출을 받아서
각각의 이자를 다 합해서 매달 7~80씩 내고 있었더라구요.
남편의 월급이 저축 한 푼 못할 정도로 적은 금액도 아니고
옷을 사입거나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점심도 회사에서 먹는데
왜 저축을 못하는지 정말 의아했었거든요.
그 이유를 알게 된 거죠.
이 사실을 알고 꽤 크게 싸웠어요.
제 입에서 욕도 나오고, 극단적인 말도 하고, 나도 울고 남편도 울고
며칠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대출도 대출이지만 그걸 숨기고 있었던 게 화가 났던거죠.
결혼전에 대출같은거 없다고 했었거든요.
그렇지만 이 일로 이혼할 것도 아니고
일단 제가 모은 연금보험 하나 깨서 큰 액수 갚고,
나머지(900정도)는 한군데 은행에서 대출해서 은행이자만 내기로 하고 화해했지요.
그것말고 남편명의의 K은행 청약저축이 있었는데
시댁 형님이 관리하면서 거기다 천만원을 넣어놨다가 그 돈을 쓸일이 생긴거죠.
해약하려니 기간이 약10년가까이 되니까 아깝다고
대출하고 우리가 그 천만원을 갚으면 나중에 결국 우리돈이 되니까
우리쓰라고 해서
매달 100만원씩 적금하는 셈치며 갚았어요.
결혼하고 1년만에 그거 다갚고 완전 홀가분했는데
그랬는데 얼마전에 일이 터졌어요.
은행에서 안내장이 날라왔어요.
대출금 중 850이 남아있다고...................
남편에게 따졌더니
직원한테 전화해보겠다고 둘러댔고
전화해보니 직원의 실수였다며 눈물을 쏙 빼도록 혼냈다고요.
그래도 뭔가 이상해서...
통장을 가져와라.
직원이름이 뭐냐 내가 전화해보겠다. 하니까
이사람 당황하더라구요....
이실직고 하랬더니...
예전에 다니던 회사 사장이 망해서
돈을 빌려줬대요. 800을...
차용증도 안쓰고, 현금지급기에서 찾아서 그대로 건넴.
나머지 50으로 이자를 꼬박꼬박 내고 있었더군요......
어제 이일로 제 입에서 무슨 말이 나왔겠어요.
미쳤느냐. 제정신이냐.
대체 몇번째냐. 왜 자꾸 속이냐...등등.
실컷 쏟아내고는
당신 전혀 못믿겠고, 지금 하는 말도 사실인지 알수없고
가지고 있는 통장과 대출내역등 다 가져오라고 했어요.
내가 니 통장이랑 나머지 다 관리하겠다고.
그랫더니 슬픈 목소리로..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냐고....
전 기가막혔죠. 내가 너무한 건가?????
아무튼 이번주안으로 통장등 모든 걸 다줘야 우리 관계가 회복할 수 있다.
아니면 내가 당신회사 찾아간다.
이번 추석은 없다 등등 엄포를 놓았고
어제 저녁 그 얘기를 한 이후로 한마디 안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편이라고 저녁에 된장찌개랑 반찬해놨는데
아침 안먹고 출근했네요.
800만원은 못찾을 거라 생각합니다.
누가 돌려주겠나요...
남편은 기다려보라는데 이 남자 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전 그동안 성격이나, 시댁등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나한텐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신뢰...라고 생각해보면
참 한숨이 나오네요.
글이 참 긴데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남편을 사랑하고, 이 사람이랑 헤어진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해요.
내가 어젯밤 남편에게 화내고 무섭게 퍼부을때
고개 숙이고 있던 남편이 생각나 마음도 약해져있고요.....휴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있지 않을거란 장담도 없고,
또 무슨 거짓말을 할지도 모르고...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혼란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