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시할아버지 제사였어요
시부모님 모두 살아계시고 아주버님 내외와 같이 살고 계셔요..
신랑은 삼형제에 둘째구요..
월요일날이 제사였어요.. 며칠전에 제사라고 형님께 연락 받았고..
형님이 일하시는 분이라 제사음식 못 차릴것 같다고 미안하지만 어머님좀 도우라고 부탁을 하시더라고요.. 알고 있었던 일이여서 휴일을 월요일로 잡아놨다고 말씀드렸고(저도 일을 하는데 저는 쉬는 날이 평일이어요..) 별로 기분나쁘거나 하지도 않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10쯤 시댁에 갔는데 작은어머님도 오셨더라고요.. 커피 한잔씩 하고 슬슬 전을 부치기 시작하는데 12시가 넘었는데도 동서가 안오는거예요.. 동서는 전업주부 이구요..
어머님이나 작은어머님도 동서가 왜 안오나 신경은 쓰이면서도 딱히 전화를 하시거나 하진 않으시더라고요.. 어른들도 가만히 계시는데 제가 먼저 전화하기도 뭐해서 저도 그냥 있었어요..
제사음식 다 차리고 집에가서 샤워좀 하고 애들 챙겨서 시댁으로 6시쯤 왔어요.
나물이며 탕국 같은건 저녁에 준비를 해서 좀 일찍 간다고 서둘러 간거지요..
그때까지도 동서는 안왔어요.. 어머님께 혹시 동서한테 전화 왔었냐고 여쭤보니 없었다 하고
바쁜일이 있나보지 하며 넘기 시더라고요.. 그러려니 했어요.
그리고 8시쯤 아주버님 내외분 오시고, 작은아버님댁 가족들도 오시고, 신랑도 그때쯤 왔어요..
남자들이 앉아서 밤을 까다가 막내는 왜 안오냐고 물어 보시기에 잘 모르겠다고 했고..
아주버님께서 시동생한테 전화 했어요.. 오늘 제사인거 모르냐고? 왜 안오냐고?
그리고 9시 30분쯤 시동생이랑 동서가 왔어요..
형님이 제사 끝나고
식구들 상차림 하면서 동서한테 오늘 제사라고 일찍와서 좀 도우라고 하지 않았냐고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동서는 죄송하다고 깜빡 잠들었다고 하고..
형님이 어디 아프냐고 물으니 아픈데 없다고 하고..
남자들 먼저 밥 먹고, 여자들이 밥 먹거든요..
밥 먹으면서 약주도 한잔씩하고.. 모자르다 싶으면 소주도 한잔씩 해요..
그런데 다음날 출근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일찍 치우고 쉬고 싶은거였는지
형님이 먼저 일어나 설겆이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어나 설겆이는 제가 할테니 나물이나 전 같은거 뒷정리 부탁드린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제 살림이 아니어서 그런지 잘 못하겠더라고요..
근데 형님이 앉아서 술마시고 있는 동서한테 설겆이를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텐 음식을 싸라고 하셨어요..(제사 지내고 남은 떡, 전, 물김치등을 작은집이나 시동생집, 우리집에 골고루 싸주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설겆이를 제껴두고 제사음식을 싸고, 형님은 전부쳤던 소쿠리 같은거 다용도실 가서
씻고하는 뒷정리 하고 있는데 동서가 계속 앉아서 술만 마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동서한테 살짝가서 설겆이 먼저 하고 같이 천천히 마시자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별로 안 좋은 표정으로 설겆이를 하더라고요..
근데 어제 시동생이 우리집에 왔어요..
제가 동서 설겆이 시켰다고.. 기분나쁘다고..
어른들하고 친해지고 싶어서 노력하는 모습 안보이냐고..
그래서 신랑이 그럼 시집와서 제삿날 그것도 안 하냐고..
어른들하고 술마시는게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거냐고..
제삿날 집에 있으면서 좀 일찍와서 같이 도와주고 그러면 안되는 거냐고 뭐라 했어요...
그랬더니 형이 데리고 살꺼냐고 내가 데리고 살껀데 무슨 상관이냐고..
형수나 신경쓰라고 하네요..
동서한테 설겆이좀 하라고 한게 그렇게 잘못하는건지 몰랐어요...
쫌 있으면 추석인데.. 우리 시댁은 송편도 직접 빚으시는데...
껄끄러워서 동서 얼굴을 어케 봐야할지 고민이에요..
무시를 해야할지... 아무렇지도 않은척 해야할지... 한마디 해야할지...
퇴근하면서 댓글 읽다가 오해하시는분들이 몇분 계셔서 덧 붙이자면..
우리집 남자들 마냥 손 놓고 여자들만 일하는건 아니에요
제사지내기전에 청소기도 돌리고 제기도 닦고 상차림도 도와줘요 단지 뒷 마무리를 여자들이 도앝아 하는 거지요
그리고 남자들은 술마시고 여자들만 일하는게 아니라
우리집 남자들은 술을 잘 못해요
여자들끼리 먹는거예요
어머님이 약주를 좋아 하시는데 따로 만나서 먹기엔 부담스러울테니 제사때나 한잔씩 하자며 마시는 거고요
시동생한테 그런 모습이 있는줄은 저도 처음 알았어요
별로 부딪칠일이 없어서...
어쨌거나 댓글들 고마워요 편들어줘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