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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일지) *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

irish15 |2013.09.11 20:19
조회 151 |추천 1

 

 

 

 

 새벽 내내 비가 내렸다.

 조금 내리다 그치려니 했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가 거세졌다.

 날씨 탓인지 어제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배달을 시작했는데, 오늘 새벽에 한바탕 수중전(!)을 치르고 나니 심신이 녹아 내릴 듯 피로가 몰려왔다.

 

 

 비 때문인지 평소보다 신문배송시간이 늦어졌다. 그 때문에 신문 삽지작업을 하던 J형이 배송기사에게 화를 냈다. 지국에 신문이 늦게 도착하면 삽지작업과 배달시간이 연이어 늦어지기 때문이다. 배송기사는 도로 위 차량 정체와 신문수령순서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J형의 화를 쉽게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사정을 듣고 보니 배송기사만을 탓할 일은 아니었다. 나는 배송기사에게 따뜻한 자판기 커피를 권하며 위로를 건넸다. 곧 배송기사의 억울해 하는 표정이 조금 풀리는 듯 보였다.

 

 J형의 심정이야 모르는바 아니지만, 배송기사를 그렇게 몰아 세울 일만도 아니었다. 조금만 참고 이해해 주었다면 오히려 미안해하며 앞으로 더 신경써주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서로 감정까지 상할 필요는 없었으리라.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다. 계획과는 다르게 변동상황이 언제든 생길 수 있고, 나름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살면서 그렇게 이해 못할 일은 많지 않다. 상대의 입장이 언제든 나의 입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를 곧 내 앞에 놓인 거울이라고 생각한다면 거울 앞에서 화낼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살아오면서 느낀 점 중 한 가지는,

 일이 늦어지는 것은 조금 늦는 것이고, 사람의 감정이 상하는 일은 많이 늦는다는 사실이다..

 

 

 * 배달 중에 모 아파트 앞 상가건물 입구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 구겨진 흰색 모자와 함께 떨어져 있었는데 살펴보니 빗물에 조금 젖어 있었다. 지국에 돌아와 휴지와 마른 수건으로 말끔히 닦아 깨끗한 신문 방수 비닐에 싸서 근처 파출소에 갖다 주었다. (이전에 노트북과 아이폰을 주워 갖다 준 내 단골(!) 파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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