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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습작) * 월간 좋은생각에서 전화오다 *

irish15 |2013.09.16 20:39
조회 130 |추천 0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그런 건가. 발이 시려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무릎 아래로 얼음이 서걱거린다. 두어 시간 뒤척이다가 잠자기를 포기했다. 발이 따뜻해야 오래 산다는데 이건 뭐 이대로라면 작년 삼동에 얼어 죽은 걸뱅이나 진배없다. 차라리 아랫도리와 결별해서 딴살림 났으면 싶다.

 

사글셋방 쫓겨나올 때 경황 중에 잃어버리고 온 수면 양말 생각이 간절하다. 대여섯 군데 기운 자국은 있지만 참 기특하게도 체온을 붙들어주던 손이었는데 그걸 그만 빨랫줄에 매달아 두고 온 것이다. 팔자 기구하려니 정작 필요한 것은 챙기지 못하고 못난 곤궁만 짊어지고 다닌다.

 

안 읽은 시집들이라도 헌책방에 팔아서 우선 수면양말부터 장만할 일이다. 겨울이라도 나야 새 봄에 드로프스 공장에라도 취직할 게 아닌가. 가만 보자. 안 읽은 시집이라..... 류근 시집 한 권, [상처적 체질] 한 권, 류근 시집 한 권, [상처적 체질] 두 권...... 아아, 시바!” (63p)

 

 - 류근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중에서.

 

 

 류근의 산문집을 읽다가 이 대목에서 그만 풋! 하고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찰리 채플린 할배가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그러므로 나는 멀리보려고 노력한다.”

 

 

 좋은 생각 편집부에서 전화가 왔다. 얼마 전 투고한 내 글이 채택되어 11월호 특집 코너에 실어주겠다고 한다. 반가워서 전화목소리가 순간 아득하게 느껴졌다. 근래들어 계속 아득하다..

 요즘, 책 읽기가 더듬더듬.. 글쓰기도 덩달아 비실비실.. 가을을 타는 것일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던데. 이 좋은 날씨에 독서라니. 이런.. 책을 접어놓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한순간 가을이 온 집안에 흥건해진다. 나도 흐물흐물(?)해지려고 하는데.. 초밥왕 안효주씨의 말이 내 등짝을 사정없이(!) 후려친다. 헉!!..

 

 “마음이란 놈은 끊임없이 밀어올리지 않으면 자꾸 낮은 데로 가려는 성질이 있는 것 같다. 순간순간 미끄러지는 거야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낮은 곳에 머무르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낮은 곳에는 자만심, 게으름, 적당주의가 있다.”

 

 아.. 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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