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톡에다가 글올려보네요. 새벽길 혼자 걷다보니 그때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때는 2012년 6월쯤? 정확히는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여름이 끝날 무렵이었죠.
저는 대한민국의 최서북단의 백령, 대청, 소청도를 사수하는 임무를 가진 해병6여단에서 복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소청도에서 근무했죠. 대충 어디냐면...
이런데였죠.
참 멀기도 멀죠? 배타고 4시간? 날 안좋은면 출렁출렁 수시간...없던 배멀미가 여기서부터 생김...잡소리는 그만하고...
저희 소대는 당시 예비소대여서 5분대기조였는데 그때 저도 5분대기였죠. 특이상황이 없으면 따로 과업안할때도 종종 있고(언제 출동할지 몰라서 대기상태) 그런 평화로운 날이 지속되던 어느날 밤, 갑자기 방송이 나오더군요.
"실제 상황, 실제 상황, 5분대기 출동!"
아, 평온이여. 떠나갔구나....ㅈㅅ
뭐 일단 상황터지면 일단 그냥 뜁니다. 5분안에 모든 출동준비를 마쳐야하는 5분대기니깐요. 후다닥 준비끝내고 트럭에 올라타고 출발! 5분대기분대장의 브리핑을 듣는데 내용인즉슨 포구에 거수자 출연이라고 하더군요. 참고로 경계근무를 섬 외각에서 서고 포구가 보이는 초소가 있습니다. 소청도는 해가 진 이후에는 절대 해변가나 바다근처에는 가면 안됩니다. 대한민국본토와는 멀고 북한과는 가깝기 때문에 공작원침투를 늘 염두하고 있죠. 그러기 때문에 밤에 포구에 사람이 서있으면 예민한 상황이죠.
어째든 저희는 브리핑을 듣고나서 뭐 낚시꾼인가 했습니다. 낚시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러 소청도로 오거든요. 덕분에 낚시철은 5분대기의 고단의 시기.
언덕을 넘어서 포구로 진입한 저희 분대는 트럭에서 내려서 쭉 걸어갔습니다. 아시다시피 포구는 쭉 길게 되있죠.
그런데....
아무도 없더군요.
저희는 그냥...뭐여....장난?
밤에 난데 없이 뛰쳐나와서 보니깐 아무도 없었습니다. 짜증이 날까말까한 상황. 근데 이왕지사 온거 포구쪽까지 걷기로 하고 걸으면서 중대상황실로 무전을 날렸습니다.
'홍길도하나 홍길동하나 임꺽정측 작전지역 도착, 현재 아무도 없음 이상.'
'임꺽정하나 임꺽정하나, 임꺽정측 작전지역도착 확인, 초소에 연락해 거수자 확인하겠음 이상.'
별빛도 참 밝은 날이었죠..음...소청도에선 별이 참 잘보이죠.
어째든 별보고 바다보면서 포구위를 슬슬 걷고 있던 찰나에 중대에서 무전이 왔습니다.
'임꺽정하나 임꺽정하나, 여기는 홍길동, 초소에서 보고하길 방금 지나쳤다 함.'
.......
저희는 모두 얼음이 되버렸습니다.
귀신잡는 해병? 해병도 사람입니다ㅠㅠㅠㅠ
뭐 북한군이다 공작원이다 이러면 교육받고 훈련받은데로 메뉴얼이 쫙 나오잖아요? 근데 이상황은 어찌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잡는 상황인거죠. 아무도 없는 포구를 쭉 걸어갔는데 포구를 보고있는 초소에서는 우리가 그 사람을 지나쳤다고 그러면 이건 무슨 왓더....
일단 저희는 우리눈에 안보인다고 다시 보고하면서 다시 트럭있던 곳으로 집중하면서 돌아가기 시작했죠.
그런데...
'현 위치에서 약 5미터 앞이라고 함 이상.'
초소에서 중대로 보고하고 중대에서는 저희한테 무전을 치는 시간을 계산하면 저희가 있는 자리가 그 거수자의 위치였던거죠. 그냥 계속 오싹오싹한 기분...그냥 서있는다리가 저려오고 총을들고 있는 손은 바짝 긴장되서 아리기 시작했죠.
저희는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뭐가 보이거나 하진 않았죠. 근데 도착할땐 몰랐는데 정박되 있던 어선하나가 불이 켜져있더군요. 그래서 두명이 배로 넘어가 수색을 시작했는데 아무도 없다고 하더군요. 근데 불이들어와 있던 곳, 조타실이라고 해야하나 어째든 거기는 마치 누군가 방금까지 있었던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그럽니다. 레이더같은것도 켜져있고.
아무튼 사람이 안보이니 아무도 없다고 보고하고 서둘러 중대로 복귀했습니다. 빨리 그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었죠.
저희가 복귀했을땐 이미 소문이 퍼져서 질문세례를 받았으나 그냥 힘이 쭉 빠져서 대충대충대답하고 중대장님의 허락으로 야간샤워를 하고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저희가 복귀할 시점에도 여전히 서있다고 초소에서 보고가 들어왔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새벽시간대에 없어졌다는 보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들었습니다.
왼딴섬일수록 귀신이 많다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직접 경험하니 참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 뒤로는 딱히 별탈도 없었고 근무도 잘서다가 올해 2월, 민간인신분으로 돌아왔죠.
가끔 친구들한테 이이야기를 하면 다들 소스린치고 난리를 치는데 글로 쓰니깐 그냥 다큐같은 느낌이...?
참고로 사건발생 한달전 즈음에 야간낚시를 즐기던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이 잠깐 어디갔다온 사이에 아내가 바다에 빠진 일이 있었습니다. 결국 하루종일 수색을 한 결과 대청도 인근에서 차갑게 식으신체로 발견되셨죠.
(참고로 무전치는 대사부분은 실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세하면 군사기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