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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기묘한 이야기 34- 착한아이3

파도 |2013.10.02 09:33
조회 4,782 |추천 10

착한아이 3

 

 

의식이 멀어지며 나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요란한 소리에 눈을 떠보니, 본 적도 없는 가구와 장식품이 장식된 방에 있었다.

여기는 어디일까?

 

[아, 정신이 좀 드세요?]

 

이웃이다.

내가 쓰러져서 집으로 옮겨 준 것 같다.

 

[경찰이 S씨의 정원을 조사하고 있어요. 구경꾼들이 와서 막 떠들고 있고요.]

 

창밖을 보면 내 집 마당에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부하에게 뭔가를 지시 하는 검은 코트를 입은 형사.

정원 주위에 모여든 구경꾼들.

 

[피가 진짜라던데, 눈도 감식했는데 글쎄 진짜 눈이래요!

이거 아무리 봐도 살인 사건일까요?]

 

이웃은 남의 일처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말했다.

 

[이렇게까지 발칵 뒤집힌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인터뷰 할 수도 있으니까 빗질이라도 할까? 화장도 해야겠네.]

 

그렇게 말한 이웃은 소파에 앉아서 화장하기 시작했다.

 

[이봐요, 몇년 전에 버스 사고가 나서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은 사고가 있었잖아요?]

 

육아에 쫓겨서 뉴스는 보지 못했지만, 그런 사고가 있었다는 건 기억한다.

 

[그 사고의 피해자 가족이 모두 이 근처에 살고 있어요.

사실 그때, 저도 인터뷰를 했거든요.. 녹화한 거 있으니까, 이번에 보여 줄게요!]

 

당시에 있었던 일이 기억난 것인지, 이웃은 흥분한 채로 설치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주차장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검은 코트를 입은 형사와 눈이 마주쳤다.

형사는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S씨군요. 잠깐 이야기 좀 할까요?]

 

나는 형사에게 남편의 실종, 실종 직전에 나타난 소녀,

아들의 골절, 아들의 두 눈, 주차장의 인형에 관해서 대충 이야기하고

나중에 또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주차장에 있던 인형의 눈은 사람의 눈이었지만, 아들의 눈은 아니었다.

주차장에 고여있던 피는 혈액형으로 B형.

나는 O형,

남편과 아들은 A형이라서 우리 가족의 것은 아니었다.

칼에서 범인이라고 추측되는 지문이 검출되었지만,

전과자의 소행으로만 판단될 뿐, 딱히 누가 범인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결국, 현시점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건 없었다.

 

아들의 퇴원 일.

아들의 손을 끌고 집으로 돌아 간다.

항상 건강하고, 시끄럽고, 혼나고도 싱글벙글, 언제나 활발했던 아들.

그것이 지금은....

 

[엄마?]

[왜?]

[나, 가는 거야?]

[당연하지. 착한 아이야. 정말 착한 아이. 자랑스러운 아들.]

 

아들은 울고 있었다.

 

[엄마....]

 

눈이 없어도 눈물이 나오는구나...

나는 조용히 아들을 껴 안았다.

 

[눈이 없다면 내 눈을 대신 주고 싶어.]

 

아들의 눈이 보이게 된다면 나는 기꺼이 두 눈을 내밀 것이다.

아들의 것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고 싶다.

비록 목숨과 맞바꾸게 될지라도....

 

그렇게 마음 먹었지만, 계속 아들을 지킬 수 있을까?

나는 40살에 아들을 낳았다.

아들이 성인이 될 무렵이면, 나는 60세의 할머니가 된다.

확실히 아들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될텐데,

두 눈이 보이지 않는 부모없는 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갈련지....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불안감만 커질 뿐이다.

어쨌든 지금은 아들이 안심하도록 지켜줘야겠다.

 

[딩동~]

 

누군가 왔다.

모니터에는 택배 직원의 모습이..

 

[엄마. 물 주세요.]

 

아들에게 물을 주고, 현관으로 향한다.

 

[여기에 도장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짐이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이웃인 H씨다.

집도 가까운데 왜 택배로 보낸 걸까?

박스에는

 

[깨지기 쉬운 물건주의!]

 

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크기에 비해 의외로 무거웠다.

뭐가 들어있는 걸까?

가위로 테이프를 자르고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남편의 것이 들어 있었다.

남편의 머리통이 들어가 있었다.

눈 부분은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마치 누군가 도려낸 것처럼.

목이 잘려나간 부분에는 많은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지독한 냄새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나는 그 자리에서 토하고 말았다.

 

[버럭!]

 

뒤에서 소리가 나길래 돌아 봤다.

아들이 가슴을 누르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어디 아픈 거야?!]

[나는... 필요없는 아이니까... 엄마에게...]

[어째서...]

 

남편과 아들이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라진 순간,

나의 이성은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는다.

칼을 가방에 넣고 H씨의 집으로 향했다.

 

[딩동, 딩동.]

 

몇 번을 눌러도 나오지 않는다.

 

[빨리 나와라! 빨리 나와라!]

 

큰 소리로 외치고 있는데 다른 이웃이 집에서 나왔다.

 

[S씨 무슨 일이에요?]

[H씨에게 볼일이 있는데 왜 안 나오는 거야!]

[네? H씨? H씨라면 S씨가 이사 오기 전에 죽었는데..]

[거짓말! 내가 몇번이나 H씨와 만났는데!]

[무슨 소리에요! 정말로 죽었다고요! 잠깐 기다려요.]

 

그렇게 말한 이웃은 집으로 들어가더니, 몇분 후에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나왔다.

 

[S씨가 만난 H씨라는 사람이 이 사람이 틀림 없어요?]

 

사진에 있는 여자를 확인했다.

 

[피가... 피가...]

[네? H씨는 이제 없는...]

[그럼, 내가 만났던 H씨는 도대체...] 

 

후일담.

 

어쨌든 그 날 이후로 H씨를 본 적은 없다.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H씨가 살던 집에서 세 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바닥 수납장에서 남편의 하반신.

벽장 골판지에서 두 여자의 하반신.

 

두 여자의 머리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아들의 사인은 독극물이었다.

손에 들고 있던 소포와 아들에게서 검출 된 독극물이 일치했다.

자살이다.

 

그렇게 가까이 있었으면서 구하려고 하지 않은 걸까....

남편 회사에 있던 소지품에서 일기가 발견됐다.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계속 써왔던 것 같다.

 

과거에 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아이도 있었던 것 같다.

나와 만난 후, 그 여자와의 관계를 끊었지만,

끈질 기게 따라왔기 때문에 이사를 갔다고.

그 결과, 사게 된 집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

 

[3/11 그 집은 혼자 살기에 너무 넓은 것 같다.

이번에도 자식을 갖고 싶다.

이번에도 딸을 가지고 싶다.

딸과 함께 양복을 사러 가고 싶다!]

 

[4/23 그런데, 저번에 이사 한 아파트가 더 좋은 거 같은데, 아이 방도 2개나 있고..]

 

[5/16 S가 좋아하는 집! 채소밭이 있는 넓은 정원!

여름에는 어린이용 풀장을 두고, 떠들썩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6/21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서..

S와 K가 웃는 얼굴을 좋아 하니까.]

 

[7/30 큰일이다! K가 나와 S의 관계를 알아챘다!

어떡하지.. 누굴 선택할까?]

 

[8/18 K가 밉다. 죽도록 밉다.

끈질긴 년, 거머리 같은 년! 죽어라 죽어!]

 

[10/03 세번만의 이사 끝에 겨우 도망쳤다.

K도 이제 내가 어디에 있는 지 알지 못할 것이다.

다행히 S에게는 직장문제로 여기저기 이사를 했다고 핑계를..]

 

[11/23 이번에 산 새 집! 마음에 든다!

그토록 바라던 새로운 집!

뱃속에 있는 우리 아기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 하자! ^^

하늘은 열심히 일하고 착한 일을 하면 좋은 일만 주시겠지?

나는 착하니까, 이번에 태어날 우리아기도 착할 것 같다.

착한 아이.. 착한 아이..]

 

完 

 

출처 - 2ch [번역 - http://blog.naver.com/outlook_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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