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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F.OUND GD인터뷰


 HUMAN ADRENALINEG-Dragon“보고 있으면 그냥 좋지 않아요?” 양현석 회장이 물었다. 지-드래곤(G-Dragon, 이하 GD)의 월드투어 파이널 콘서트가 끝난 직후 ‘쿠데타’의 뮤직 비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의문형이었지만, 대답을 원하는 질문은 아닌 것 같았다. 불과 몇 달 전에 같은 말을 들었다면, 대답 대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강 웃어 넘겼을 테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세 시간 전, GD는 파이널 투어 서울 앵콜 공연에서 신곡 ‘쿠데타’와 ‘삐딱하게’의 뮤직 비디오를 공개했었고, 그 둘 모두 ‘보고 있으면 마냥 좋은’, 그런 수준임을 나는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GD가 돌아왔다. 굉장한 사운드와 비주얼을 담은 두 번째 솔로 앨범 를 들고서. 최근 나는 경박한 음악의 유행에 대한 잡생각을 이어가고 있었다. 모든 게 너무 빨라서 말초신경에서조차 반응할 시간이 없는, 영혼이 없는 음악들이 지겨웠다. 좀 더 멋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비트를 탈 수 있었던 그루브한 힙합 음악이 그립다고, 8월 어느 주말의 한 클럽에서 멍하게 앉은 채로 생각했었다. 그러다 ‘쿠데타’를 들었다. 아니 뮤직 비디오로 첫 공개되었으니 ‘보았다’는 말이 맞겠다. 9월 1일, GD의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이 열렸던 체조 경기장에서 나는 또 다시 멍하게 앉아있었다. 충격 때문이었다. 무겁고 느린 비트, 그리고 절제되었으면서도 파격적인 영상이 담긴 뮤직 비디오 안에는 새로 태어난 GD가 있었다. 공연 이튿날 공개된 네 개의 트랙과 뒤이어 공개된 나머지 반의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대중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애티튜드 안에 힙합을 가지고 있었던 GD지만, 이번 앨범은 뛰어난 비트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전의 어느 앨범보다도 심플하지만, 파워풀한, 동시에 말끔하게 정제된 느낌. 지난 해 미니 앨범 를 발매한 지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완성해 낸 앨범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앨범을 들으면서 나는 마돈나가 앨범과 함께 ‘Frozen’의 뮤직 비디오를 내 놓고 섹시한 팝 가수에서 시대의 아티스트로 성장했던 환골탈태의 순간을 여러 번 떠올렸다. GD는 기존의 자신을 전부 뒤바꾸지 않으면서도 영리하게 새 옷을 입는 방법을 택했고, 데뷔 8년 차의 이 아이돌 스타는 기대보다도 빨리 진화의 결과물을 내 놓았다. 제 자신을 상대로 한 쿠데타에서의 성공. GD를 GD답게 만드는 도전의 결과물이다.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바쁘죠?-활동 시작했으니 많이 바쁘죠. 그 전엔 투어하면서 뮤직 비디오까지 찍었으니 계속 바쁘게 지냈어요. 두 번째 정규 앨범이에요. 기분이 어때요?-후련해요. 콘서트에서 ‘쿠데타’를 공개한 직후에 “이번 앨범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앨범이다”라고 했었어요. 어떤 면에서 그래요?-우선 가장 최근 앨범이니까요. 준비도 오래했어요. 한 곡 한 곡 완성도도 높다고 생각해요. 트랙 수를 맞추려고 넣은 게 하나도 없고, 모두 타이트하게 만들어진 곡들이에요. 전엔 내가 너무 좋아해도 앨범에 넣지 못한 곡들도 있었는데, 이번엔 그렇지도 않았어요. 게다가 그 곡들이 사랑을 받으니 너무 좋죠.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요. 준비를 오래한 것 같지 않은데요? 가 나오자마자 빅뱅 투어를 했고, 뒤이어 솔로 투어를 하면서 앨범을 만들었잖아요. -지금 이 앨범을 미니 앨범 전부터 준비했으니까요. 원래 미니 앨범은 계획에 없었고, 정규 앨범으로 나왔어야 하는데요. 그 즈음 디테일을 완성하지 못한 곡들이 꽤 있었어요. 공개해도 될 수준의 것들만 추리다 보니 미니 앨범이 되었던 건데, 실제로는 더 많은 곡들을 작업하고 있었던 거죠. ‘Runaway’, ‘니가 뭔데’, ‘Window’, ‘늴리리야’ 등은 이미 트랙이 나와 있는 상태였고, ‘세상을 흔들어’는 2년 전부터 해 왔던 곡이구요. 물론 지금 에 실린 건 다 몇 번씩 바뀐 이후의 버전이에요. 앨범 낼 때마다 숙제 검사 받는 기분이라고 했는데, 이번 숙제 제출은 좀 자신 있었죠?-실제로 끝내기 전에는 안 그랬어요. 말 그대로 ‘뭐가 맞는 거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너무 오래 잡고 있었던 앨범이라 그런 것 같아요. 난 나야. 언제나 이렇게 말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감을 잃었다고 할 수도 있거든요. 나는 내 음악이 너무 좋은데, 사람들이 듣기에는 그렇지 않다면, 그게 감을 잃은 거겠죠. 내가 좋자고 내는 앨범이라 해도 결과적으로 나오는 것들로 평가를 받잖아요. 원래 그런 것들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고민이 되더라고요. 이 앨범이 반응이 좋지 않고, 차트 상에서도 별로라면 ‘아, 이제는 내가 일부러라도 대중들의 입맛에 맞춰 음악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어려웠죠. 그런데 다행히 제가 보기에 어려웠던 것들도 사랑을 받고 있네요. 어렵다고 생각했던 곡들이 어떤 것들인가요?-‘늴리리야’. 그리고 ‘쿠데타’도 듣기 쉬울 거라 생각하진 않았어요. 쉽지 않죠. 굉장히 느리고 무거운 비트잖아요.-네. 그래서 어려울 것 같았어요. 지금 앨범 전체를 봐도 대중적이라고 볼 순 없어요. 그래도 이제 수준이 많이 높아졌죠. GD가? 아님 듣는 사람들이?-듣는 사람들이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진 것 같아요. 이 노래는 이렇게 들을 수 있고, 저 노래는 저렇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아시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좋아요. 잘 만든 앨범이에요. 디플로(Diplo)와의 작업은 어땠어요? -디플로와는 GD & TOP할 때부터 친분이 있어요. 한국에 올 때마다 만났고, 평소에도 친구처럼 지내죠. 이번 앨범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비트를 받고 싶었고, 원래는 ‘세상을 흔들어’가 디플로의 트랙에 맞춰 쓴 거였죠. 디플로다운 트랙이었어요. 비트가 굉장히 빠른?-훨씬 빨랐죠. 그 비트에 가살 썼는데 잘 안 풀리더라고요. 그렇게 갖고만 있고 끝내질 못한 상태에서 디플로가 그 트랙을 다른 사람에게 줘 버렸네요? 곡이 나랑 인연이 안 맞는구나. 결국 ‘세상을 흔들어’는 붕 떠 버렸죠. 나중에 디플로가 바우어(Baauer)랑 다시 트랙을 보내주기로 했을 때가 ‘Harlem Shake’가 뜬 직후라서 그런 비슷한 트랙이 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엄~청 힙합을 보냈더라구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세상을 흔들어’에 맞추는 대신, 아예 처음부터 작업을 다시 했어요. 트랙이 굉장히 센 느낌이라 처음 들었을 때 생각난 단어가 ‘쿠데타’였어요. 결국 ‘세상을 흔들어’는 나중에 따로 작업을 했어요. 랩 메이킹도 다시 하고. 전에 파운드에서 디플로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 때도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라 느꼈는데, 이번 ‘쿠데타’ 트랙을 듣고 천재인 것 같다고 오바를 떨고 있었어요. (웃음) 이런 음악에 뮤직 비디오가 더해져서 작품이 나왔네요. -좋아요 저도.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3일 밤낮을 스튜디오에서 보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어떤 트랙이 그렇게 속을 썩였나요?-특별히 한 트랙 때문은 아니었구요. 앨범 발매가 계속 미뤄졌잖아요. 정확히는 오늘(9월 11일. GD의 음반은 9월 13일 정식 발매됨)까지도 안 나왔어요. 그 이유가 마무리 작업이 정리가 안 되었기 때문인데요. 연기가 되면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힘들고, 저도 힘들어졌어요. 아주 조금만 더 하면 다 될 것 같은데, 작업하다가 밥 먹고, 스케줄 다녀오면 또 밤 12시, 새벽 1시고 결국 스튜디오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정도 밖에 안 되고…. 이런 날들이 자꾸 반복되니까 안 되겠다, 스튜디오에서 나가질 말자. 그래서 잠옷을 가져와서 스튜디오에서 자고, 회사에서 밥 먹으면서 작업, 또 작업했죠. 그렇게 하니까 되더라구요. 시간도 단축되고. 이번 앨범에 함께 작업한 사람들 중엔 테디와 제일 오래 작업해 봤죠? 지금은 GD의 위치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또 다른 시스템일 것 같기도 하지만, 이번 작업은 어땠어요? 앨범 크레딧에 유난히 테디 이름이 많이 보여요. -이번에 바뀐 건 많이 없고, 오히려 예전에, 테디 형이 한국에 계속 들어와 있으면서 바뀐 점은 있어요. 미국에서 빅뱅의 ‘Always’나 ‘Remember’ 작업할 때는 형이 다 만들어 놓으면 저희가 랩 가사 쓰는 정도였어요. 잠깐씩 통화하고, 웹 상으로 이야기하면서 진행했었는데, 저희는 테디 형이니까 같이 작업하는 게 마냥 좋기만 했었죠. 제가 솔로 작업을 하면서 형이랑 더 많은 작업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땐 저 역시도 프로듀서라는 이름을 앞에 내 놓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어요. 테디 형이 “이거 어때?”라고 하나 던져 주면 제가 작업을 해서 다시 들려주고, 형이 조언을 해 주는 정도로 시스템이 바뀌더라구요. 이제야 공동작곡자 같은 느낌이 나요. 가족보다 자주 보는 사람이니 너무 친하기도 해서 같이 곡을 많이 쓸 수밖에 없어요. 물론 여전히 제게는 멘토 같은 형이죠. 해도 될 것, 하면 안 될 것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딱 딱 집어 주세요. 그런 눈이 있기 때문에 제가 선을 넘거나 안 넘거나 그 중심을 유지하면서 작업할 수 있다고 봐요. 최근엔 형이랑 트랙을 같이 쓰고 나면, 디렉팅 자체를 제가 하게끔 두시는데요. 예전에는 디렉팅 끝난 작업을 다시 들려주는 것도 무지하게 떨렸거든요? 이젠 그런 작업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곡 하나 끝냈을 때 서로의 작업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경우도 더 많아요. 파트너 느낌으로 열심히 가고 있어요. 물론 제가 여전히 많이 배우고 있긴 하죠. (웃음) 앨범 발매 전에 ‘늴리리야’를 미씨 엘리엇(Missy Elliott)이랑 함께 공연했잖아요. 무대 준비하면서 어떤 이야길 나눴어요?-생각보다 미씨가 부끄러움이 많고, 낯도 많이 가려요. 무대나 랩을 봐서는 굉장히 들이대는 성격일 줄 알았는데, 무지 조용하고, 잘 웃는 스타일? 놀랬죠. 공연을 앞두고 미국 도착하자마자 만나러 갔는데, 무대를 위한 아이디어 회의를 좀 하자고 했더니 스태프들을 전부 내 보내더라구요. 진짜 저랑 미씨 둘이서만 남아서 의견을 나눴어요.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그 과정을 공개하지 않겠단 거죠. 미씨는 제 곡이니까 제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요. 자기가 맞춰서 따라 가겠다고 하니 전 엄청 부담스러웠어요. 이런 이런 것들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정도로 말을 했는데, “알겠다. 우선 가서 잠을 자라. 내가 댄서들이랑 맞춰 놓을께. 나중에 니가 보러 와라”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미국 들어가자마자 미팅을 간 제가 무지 피곤해 보였었나 봐요. 다음 날 가서 보니 댄서들이 많이 맞춰놔서 무대에 오를 수 있었어요. 한가지 놀랬던 건 무대 아래서나, 연습실에서는 안 그랬던 미씨가 리허설 무대에서 폭발적으로 변했던 것. 마이크를 잡으니 옛날처럼 파워풀 해지더라구요. 실제로 무대와 관련된 것 말고는 많은 이야길 못 나눴어요. 팬이었다, 좋아했다 이런 건 당연히 말했죠. 뭐, 진짜 팬이었으니까. 그러게요. 방송 보면서 GD 옛날 생각 나겠네, 진짜 뿌듯해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그랬죠. 엄청 뿌듯하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GD와의 인터뷰는 그가 의 사전 녹화를 진행하던 밤 늦게 진행되었다. ‘쿠데타’, ‘블랙’, ‘삐딱하게’ 등 3곡의 녹화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틈틈이(그리고 눈치껏) 녹음기를 켰다 꺼야 했고, 그때마다 GD는 메이크업을 받고, 의상을 갈아입고, 머리 모양을 새로 만지고 있었다. 부산한 대기실 상황에 진지한 이야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GD의 대답은 짧거나 가볍지 않았다. 여전히 음악 이야기만 나오면 반짝반짝. 그가 녹화를 위해 대기실을 떠난 틈을 타 가벼운 질문들은 모두 삭제해버렸다. 진지한 질문 하나에 따라오는 많은 건더기들을 엮어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운이 좋게도 내 머리 속엔 그와 관련된, 아직 글로 쓰지 않고 재워놓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그 중에는 지난 3월, 솔로 투어 시작 직전 가졌던 기자회견에서의 기억도 있다. 첫 솔로 콘서트와 두 번째 솔로 콘서트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첫 솔로 콘서트 때에는 너무 아이돌이었다’라고 답했었다. 어느 정도의 예상이 가능했지만, 직접 그 이유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 땐 너무 아이돌이었다’라고 말했던 건 이유가 뭐에요?-지금 솔로 투어를 마치고 나서는 또 다른 느낌이긴 한데요. 4년 전 첫 콘서트는 아티스트로 무대에 서는 기분이 아니었어요. 그 때도 사람들이 기분 좋은 말들로 제게 수식어구를 붙여줬지만, 제 안에 ‘아티스트’란 게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죠. 과도기라고 해야 하나? 아티스트를 꿈꾸는 아이돌, 그래서 음악을 계속하는 아이돌이었다는 게 정확하겠네요. 그러다 보니 음악을 만들고, 무대를 꾸미고, 공연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모호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 것 같아요. 빅뱅 투어를 하면서도 많이 느꼈지만, 이번 솔로 투어를 하면서는 아티스트로 무대에 오르고 투어를 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어떤 변화 때문일까요?-아이돌 콘서트의 어떤 틀이 있어요. 패러디물을 무조건 찍죠. 공연 중간 중간에 웃긴 것도 다 해요. 여장을 하거나 선배가수의 노래를 웃기게 부르기도 하구요. 팬들은 재미있다고 하고, 좋아해 주시지만, 어느 순간 ‘이제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빅뱅 멤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우린 똑같이 갈 필요가 없어. 이 공연 내용을 가지고 외국에 갔을 때, 거기 사람들은 이해 못 하잖아요. 자막으로 설명을 해도 한계가 있고. 이해가 안 되는 정서이긴 하죠. 나도 이해가 안 됐는데. (웃음)-이해도 안 되구요. 우리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멋있기만 해도 된다는 마음이 이미 있었어요. 외국 아티스트들 공연 보세요. 재미있거나 귀여운 요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멋있게 하잖아요. 저희 스스로 이런 면에서 많이 바뀌었어요. 콘서트 무대를 준비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과 한 이유도 이런 것들을 배우고 싶어서였어요. 이 친구들이랑 하면 외국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그런 쇼를 완성했는지 배울 수 있겠다, 우리에게 뭐가 부족한 지 알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우고, 배우고, 또 배웠는데, 이번 솔로 투어를 하면서 또 깨달은 점들이 있어요. 그래서 첫 콘서트 때에는 아무래도 아이돌로서 그런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던 거죠. 그 세상 안에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 땐 음악 자체보다 다른 어떤 효과들에 집중했던 것 같긴 해요.-네. 너무 엔터테인적이었죠. 물론 지금도 엔터테이너로서 무대에 오르지만, 그 땐 버라이어티 쇼 였다고나 할까? 혼자 월드 투어를 돌면서 많은 생각을 했군요.-빅뱅으로 월드 투어할 때부터 많이 느꼈어요. 외국 무대가 다르긴 달라요. 몇 년 전, GD와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때 그는 ‘빌보드에 관심도 없고…’라는 말을 지나치듯 중얼거렸다. 의외였다. 데뷔와 동시에 한국과 아시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아이돌 스타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더욱 그랬다. 욕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굳이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이제서야 그 이유를 물으니 GD는 “빌보드, 올라가면 좋죠. 하지만 딱히 그걸 보고 음악을 하진 않아요. 한국에서도 어디 1위하려고 음악 한 게 아니잖아요. 1위 하면 좋고, 빌보드 들어가면 좋죠. 안 좋아할 사람 없지 않나?”라며 또 다시 아무래도 좋다는 식의 무심한 답을 준다. 지금은 세계가 더 가까워졌고, 그만큼 미국 진출은 꿈 같은 얘기가 아니다. GD의 투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함께 한 스테이시 워커(Stacy Walker)와 트레비스 페인(Travis Payne)은 ‘GD의 곡들 중 ‘Heartbreaker’와 ‘미치GO’ 같은 곡들은 미국 시장에 가지고 가도 성공할 만하다. GD의 음악은 몸을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미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그 투어를 마치면서 미씨 엘리엇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퍼랠 윌리엄즈(Pharrell Williams)의 작업 제안을 받은 GD. 오랫동안 꾸준히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해 온 YG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GD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제 어렵지 않다. GD 같은 아티스트가 있어 회사로서의 YG도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고, GD 역시 그 시너지 효과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GD는 따로 ‘진출’이라 말하긴 그래도 가서 배우고, 느끼고, 보고, 보여주는 것은 좋다고 했다. 지금까지 해 온 일의 연장선, 그리고 이제 당연한 것-이것이 그가 바라보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입장이다. 준비가 되어 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딱히 그렇진 않아요. 무대에 올라가는 것은 준비되어 있죠. 하지만 언어가 정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요. 음악을 해도 그 나라 언어를 다 해야 하는 것이 첫 준비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부족하죠. 음악 안에서는 언어가 없어도 되지 않나요? 물론 싸이의 경우엔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다른 많은 기회를 더 얻었다고 생각하긴 해요.-음, 싸이 형의 경우는 잘 모르겠어요. 한국적인 것을 가져가는 게 맞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음악이란 게 잠깐 듣고 말 것이 아니잖아요. 가사의 재미가 있고, 그 가사가 사랑에 대한 거라면 어떤 상황에 따라 위로 받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게 안 된다면? 처음에 신선하게 느낄 순 있죠. 하지만 음악으로 어떤 것을 전달해야 하는 게 아티스트의 일 아닐까? 음악을 들을 때, 가사적인 부분까지도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준비가 안 됐다는 건가요?-아직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싸이의 성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어요?-우와, 이렇게도 되는구나. 신기했죠. 싸이 형 본인도 신기했겠죠? 되려면 이렇게 기회가 오는구나. 그 때나 지금이나 세계적인 히트 송이 없었고, 음악 씬 자체가 심심했어요. 사람들도 너무 많은 음악이 나오니까 듣고 배우기도 지쳤었구요. 그러던 와중에 말이 안 통해도 듣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마카레나’ 같은 ‘강남스타일’이 유쾌한 즐거움을 줬어요. 그게 음악의 힘인데, 엄청나다고 생각했어요. GD에 대한 모든 것이 이슈화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스타로서 대중과 소통하면서 어떤 책임감이나 도덕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이제는요. 어느 정도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어렸을 때 일어났던 일들은 어렸기 때문에 그렇게 해결될 수 있었다고 보는데, 이제는 그렇게 어리지도 않아요. 오늘 같은 음악 방송에 오면 활동하는 아이돌 중엔 제가 제일 선배잖아요. 아, 내가 선배라면, 사람들이 보기에 이젠 어른이라면, 그에 맞는 품위는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품위, 좋은 말이네요.-대신 음악적으로 지킬 생각은 없어요. 음악은 하고 싶은 대로 하되 평상시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맞는 거예요. 한국이니까. 외국이라면 모르겠어요. 아무튼 한국에선 그런 게 영향을 많이 미치잖아요. 저도 모르게 제가 많이 컸나 봐요. 사람들을 보는 위치나 시각 같은 게 변했어요. 어떤 계기가 있지 않았어요?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문득 문득 ‘GD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최근 몇 번이나 있었어요.-그게 한두 살씩 먹어간다는 거 아닌가요? 따로 어디서 배웠다거나 어떤 일로 변화가 왔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나이 들면서 느끼고, 달라지고 있어요. 비슷한 사람을 만나도 다른 것들을 느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이 안에 쌓여서 겉으로도 달라보이나 봐요.-네, 아마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추천수3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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