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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일지) * 참을 수 없는 *

irish15 |2013.10.07 21:36
조회 193 |추천 0

 

 

 

 

자신의 과실에 대해 인정할수록

타인에게 보다 더 관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늦은 배달이 막 끝났을 무렵, 독자가 신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는 당직자의 전화를 받았다. 잠시 생각해보니 그 가게는 새벽 일찍 신문을 분명히 넣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업무 규정상 불배처리는 내가 할 일이 아니었지만 마침 해당 가게가 근처여서 내가 갖다 주겠노라고 했다. 사실 제법 꼼꼼히 넣은 그 가게의 신문이 없어졌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아 직접 확인하고 싶은 심리가 그 이유였다.

 

 가게에 도착해보니 철제 셔터가 열려진 채 있었다. 오늘 가게 영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준비해간 신문을 주인에게 건네며 오늘 신문을 받아보지 못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정중히 사과했다. 그러나 이상했다. 분명히 신문을 넣은 기억이 있는데..

 

 현관문을 닫고 돌아서 나오려던 찰나, 현관문 옆에 있는 에어컨 박스 위로 버젓이 오늘자 신문이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제서야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주인은 평소처럼 출근해 가게 셔터를 들어올렸다. 셔터 안으로 놓여져 있는 신문을 집어

들어 옆에 있는 에어컨 박스 위에 올려놓았다. 잠긴 현관문을 열기 위한 순서였으리라. 그리고 가게 안에 들어가 이런저런 일에 열중하다 그만 신문을 에어컨 박스 위에 올려 놓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는 지국 당직자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잠시만 차분히 주위를 둘러봤어도 됐을 일인데 급한 성격에 등잔 밑이 어두웠던 까닭이다.)

 

 주인에게 이 정황을 차분히 설명하자 그의 눈빛이 흔들리며 잠시 당황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그리곤 별반 대꾸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듯 했다.

 그러나 주인은 곧 정색을 하며 나에게 이렇게 쏘아 부치는 것이 아닌가.

 

 “지난번엔 신문이 정말로 안 들어왔잖아!”

 나는 갑자기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바쁘게 지난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지난달에 이 가게에 신문 넣는 걸 깜박했던 일이 있었다. 나도 실수를 인정했고 당직자도 사과한 일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때 일을 지금 꺼내는 건 또 무슨 이유인가?

 

 “그때는 진짜 그랬으니까 이번 일로 서로 피장파장이 된 거지?”

 (헐.. 이런 억지가 어디 있담..)

 주인의 얘기대로라면 그때는 나의 실수고 그에 대한 사과를 정중히 했다면, 이번에는 주인의 착각이므로 응당 사과를 해야 피장파장이고 경우에 맞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과실을 덮으려고 이미 해결된 지난 일을 다시 들춰내 시비하는 것은 너무 치졸한 태도가 아닐까..

 

 예의 없는 반말투도 그렇거니와 얼토당토한 말뜻에 불쾌해서 한마디 할까 하다가 참았다. 독자들 중 소수는 이런 일을 구실삼아 신문을 보니, 안 보니 하며 직원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를 간혹 보아왔기 때문이다.

 참고 있는 나를 할말이 없다고 해석한 모양인지 주인은 사뭇 으쓱한 표정으로 씨익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고약한 사람 같으니라고!...)

 

 

 나중에 이 얘길 담당 직원에게 들려줬더니 슬며시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 사장님, 좀 별난 사람이야. 글쎄 예전에 보니까 비가 많이 오던 날 옷을 전부 홀랑 벗고 골목을 막 뛰어다니더라고!”

 헉!!.....

 

“그게 별난 거냐? 00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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