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저희는 취준생, 직장인 커플이었습니다.처음에는 물론 둘다 취준생이었는데... 저는 과가 전문적이라서 먼저 취직이 되었고남자친구는 잘 안되었어요...그때부터가 문제였을까요남자친구가 게임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들어본 적있는 게임들로 시작하더니점점 그런 것들을 넘어서 더라구요....게임도 뭐 좀 발전가능성이 있고 그런 걸 하면 모르겠는데...무슨 처음 들어보는 웹게임만 골라서 하더라고요...허구헌날 제국건설...신선도...구룡전...저는 이게임들이 도대체 무슨 게임인지도 모르겠어요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걔가 맨날 만나서 구룡전은 어떻고 신선도는 어떻고이런 얘기 밖에 안해서... 이름만 기억하고 있어요...그땐 차라리 그 악명높은 롤을 안해서 다행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려고 했지만...
직장인으로서 제가 거의 데이트 비용을 다 부담하는 상황에서(저도 그렇게 많이 벌지 못해요...)남자친구가 취업준비는 다 접어두고 방안에서 게임만 하는게 너무 싫었습니다사람도 저말고 아무도 안만나더라구요...그러다가 결국에는... 잠수를 타버리더라구요핸드폰도 카카오톡도 페북도 다 계정을 지우고 번호도 바꾼 상황이라 어이가 없었는데그애 성격에 헤어지자고 말을 못하니 이런식으로 표현한 것 같더라구요..결국 그냥 받아드렸죠...
너무 서론이 길었네요..^^;;가을이라 그런가 감수성이 풍부해져서...그렇게 헤어진지 한달 쯤 되는 오늘...아까 갑자기 문자가 왔습니다...
알잖아요...익숙한 뒷번호
번호를 지웠어도 그 번호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뒷번호만 똑같고 중간은 다르더라구요..
아.. 바뀐 번호구나 싶었죠
바람이 너무 청아해서...란 말이 무슨 소린지
구글링을 해봤더니 노래 가사 더라구요...
나 때문이죠 - 오현란
나 또 어려워져요 이러지 않으려고
나를 달래왔는데, 눈물이 또 넘쳐서..
그댈힘들게 해요 이러면안되는데
자꾸 열이나네요 아니 괜찮아요...
아녜요...감기에요..
바람이 너무 청아해서 어제 산책을 했거든요
내가 원래 좀 어설프죠..
그대 걱정만 하게 하고 자꾸 속만 상하게 하죠
내가 없다고 아침 거르지마요 늦잠 자면 안되요
잔소리만 하네요 내가 그렇잖아요..
나때문이죠 그대 잘못없는데
우리 마지막인데
나땜에 그대가 또 울게 되네요..
아니 말해요 오늘 하루만큼은
내게 기대어줘요 나를 살피지마요, 그럼화낼꺼에요
노력했지만 정말 안되나봐요 그댈 사랑하지만
이렇게 밖에는 안되나 봐요..
혼자 힘들어야 할 그댈 남겨두기가 자꾸 미안해져요..
내가없다고 아침 거르지 마요 늦잠자면안되요
잔소리만 하네요 내가 그렇잖아요
나 때문이죠 그댄 잘못없는데..
우리마지막인데, 나땜에 그대가 또 울게되네요
가사가 마음에 너무 아프게 콕 와닿아서...
혹시나 전 남친이 맞다면... 저랑 다시 잘해보자는 의미일까요?
지금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너무 떨려서 퇴근해야 하는데 이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