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갖는 반차라서 일 접고 집에 있습니다.
반찬말고 반차요.하루중 반절만 근무하는거요.그 뜻 다 알고 있다고요?
호홋,오후내내 놀 수 있는게 너무 좋아서 그냥 강조해 본거니까 걍 봐 주세욤.
암튼 배가 접히지 않을 정도로 점심을 폭풍흡입한 후
기분 뽀땃해져서 컴터 켜고 엽호판을 막막 클릭하고 다니던 중
한달여 전에 제가 올렸던 글들중 마지막 글에다 어떤 분이 며칠 전에 댓글을 달아 주신 것을 발견하게 되었네요.
그 며칠 전에도 댓글이 올라와 있어서 이렇게 다 지난 글을 어디서 어떻게 알고 들어와 댓글 주셨을까 신기해 했었는데 그런 분이 또 계시더라구요.
그 분이 그러십디다.호러 얘기가 꺼려지면 그냥 가끔씩 사는 얘기라도 올려주시면 어떻겠느냐고....
비록 거기다가 대댓글은 못 올렸지만,제 기분이 사뭇 훈훈해지더구만요.
다 잊혀져 가는 글에 쌔똥빠지게 늦게사 들어오셔서 그런 응원을 해 주고 가시다니....
게다가 나란 여자 퍽이나 귀 얇은 여자.하지만 배 둘레는 상대적으로 두꺼운 여자...ㅠㅠ
사는 얘기라..사는 얘기라...
어느새 이러면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그러면서도 그동안은 워낙 공사다망하여 뭐 써 볼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오늘 이 황금같은 반차에 즈음하여,중간고사 기간이라 일찍 쳐들어올 아들한테 자리 뺏기기 전에 후다닥 컴터부터 접수하고 요로코롬 앉아 봅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스토리가 가다가 삼천포로 빠져도 난 모르것고,
일단 무작정 자판 한번 두들겨 볼랍니다.
음....오늘 할 얘기는 말이죠.
내 반백년 가차이 되는 인생에 있어서 처음 겪어본,그리고 만약 두번 겪는다면 솔직히 안 고마우니까 사양하려는 캐릭터를 가진 한 남자의 얘기입니다.
그 남자가 누구냐면, 바로 제 남편이랍니다....간혹 남편이라 쓰고 웬수라고 읽기도 하는 바로 그 존재말이죠....
같이 산 세월이 거의 십팔 이얼스가 넘었는데 서로 일치하는 부분이라고는 가리는 술 종류가 없다는 것 정도?-이것도 자랑이라고 ㅉㅉ.이럴 분 분명히 계실껴..
근데...다른 건 진짜 눈 씻고 찾아볼래도 없어서 그려...지금 나 은근슬쩍 말을 놓는 거 맞어...
이 남자와 내가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얼마나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았는지,
그리고 그러한 문제때문에 그동안의 결혼 생활에 얼마나 해프닝이 많았던지를 지금부터 에피소드 몇 개 풀어보는 걸로 시작해 볼까 함.
한번 말 텄으니 계속 음슴체로 가겠슴.
이 남자의 캐릭이 나하곤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건 몇년간 연애할 때도 아니었고,결혼식 올린 날까지도 난 깨닫지 못했슴.
지금 생각해보면 콩깍지 귀신이 씌였던거 확실히 맞음.
암튼 내 맘에 뭔가 쎄한 거시기가 온 건 결혼식 올리고 그 시절 신혼부부들의 지정 허니문 장소였던 제주도 도착한 후 처음 맞은 밤이었슴.
그때 당시 난 무슨 일인지 결혼전 입덧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있던터라 ㅋㅋ 체력적인 문제때문에 패키지로 못 가고 둘이서만 따로 여행을 왔었고,
저녁 먹은 후 피곤하다며 일찍 숙소로 들어와 널부러져 있었는데,
둘이서 그러고 있으려니 심심하다며 나간 남편이 오징어를 사 들고 와서는 티비를 보며 계속 그걸 씹어먹는거임.
가만히 보니 두어개 정도를 찢어 먹은 거 같았슴.
난 속으로 그래도 이는 단단한가보네 그러면서 잠이 들었는데,
자다가 무슨 끄억끄억 하는 소리 때문에 깨어나보니 남편이 침대 끝에 걸터 앉아서 아주 듣기 거북한 사운드를 방출하고 있는거임.
그러면서 아무래도 체한거 같다고 등을 두드려 달라 함.
두개 처드실 때부터 알아봤다 그러면서 체한거 내리게 한다고 등 때리고 손 따고 암튼 쌩쇼를 함.
그리고 다음 날,이러저러한 코스 돌고,또 저녁이 됐슴.
나 때문에 또 일찍 숙소로 옴.
그리고...남편은 또 오징어를 찢어 드심....
그때부터 난 이 남자가 좀 이상해 보이기 시작함.
어제 먹고 체한 음식이 어째 또 들어갈까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가 뼈와 살이 타는 밤을 제공 못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
그래도 그런 성적갈증을 저런식으로 푸는건 좀 아니잖슴?
게다가 또...새벽에 체함....
삼일째 날이 옴.
그날은 내가 오징어 한번만 더 먹으면 알아서 하라고 잔소리를 해둔터라 안 먹음.
대신에 나가서 떡국떡을 사와서 먹음.ㅋㅋㅋㅋ
그걸 소화시켰는지 못했는지는 알아서 짐작하기 바람.....
사실 그 삼일째 날에 내게 갈등이 확 밀려왔으나
그렇다고 확 물러버리기엔 이유가 좀 추접시러웠고,결혼전 입덧이라는 내 병이 점점 깊어지고 있었기에...흑흑....
어쨌든 드릅게 재미없었던 신혼여행을 마치고 우린 신혼집에서 새로운 라이프를 펼침.
사실,결혼 바로 전까지 남편은 뚜벅이였으나 예비장모의 결혼 승락을 받기 위해 장기할부로 부랴부랴 자가용을 구입한 상태였슴.
그 전까지 차를 안 몰고 다녔으니 우선 오너드라이브 입문이 시급했슴.
새벽마다 나가서 시내주행 연수받고 어쩌고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12월에 결혼한 우리의 그 겨울엔 우라지게도 눈이 많이 내렸다는거....
그러한 탓에 차는 그냥 개점휴업 상태로 겨울내내 아파트 주차장에 방치되어 있어야만 했슴.
자기는 초보운전,차는 후륜구동.
이게 눈이 어느 정도 녹아도 차를 가지고 나갈 수가 없는 이유라 했슴.
어쩔 수 없이 난 점점 불러오는 배를 부여안고 버스로 출퇴근을 해야만 했고,
-니네집 지나가다보니 이서방차 여전히 그 자리에 굳건히 있더구나-하는 큰 언니의 전화를 가끔씩 받으며 스텐레스 팍팍 올리며 그 겨울을 넘겼슴.
누가 봐도 겨울이 다 갔다고 느껴지던 어느 날,
남편은 출근준비를 하는 내게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슴.
오늘 자기 퇴근은 내 차로 시켜주겠어...
출근은 왜 안 시켜주냐고 물으니까 그건 안 된다고 함.
난 어쩐지 이유를 알거 같았슴.
나 퇴근 할 때까지 갸랑 좀 친해지고 덜 헤매는 모습이 된 후 내 앞에 나서고 싶었을거임.
충분히 정상참작이 됨.
대망의 퇴근시간이 됐슴.
그때까지만 해도 나에겐 핸드폰이 없었으므로 직장 내선으로 남편한테 전화가 옴.
병원 현관 앞에 차 대기중이라고.(내 직장 호스피럴.)
나가보니 진짜로 그 후륜구동 차가 떡 하니 서 있는데
지가 무슨 주윤발이라도 되는 모냥 바바리 자락을 날리며 차 앞에 기대어 서 있는거임.ㅋㅋㅋ
그렇게 개폼 잡으며 차문 열고 나를 태운 후 남편이 부르릉 시동을 켰슴.
그 땐 솔직히 나도 쬐금 감개무량 해짐.
아,이제부턴 출퇴근 길이 정말 편해지겠구나....기분이 막 좋았슴.
차는 출발하고 난 그 좋은 기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옆에서 계속 쫑알거렸슴.
뭐 별 시덥지 않은 소리하면서 그래 안그래 막 물어보고 그러는데 남편은 그냥 응응 하며 단답형으로만 대답을 하는 거임.
대화가 잘 안 되네 싶고 쪼금 지루해 지길래 우리 음악 듣고 갈까? 그러면서 오디오를 똭 틀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소리쳤슴.
음악 꺼엇!!! 끄라곳!!!
그리고는 계속 말했슴.
나한테 말 시키지마!
옆에서 부시럭거리지마!
암말도 말고 앞만 보고 앉아 있어!
운전 좀 하자고!!!!!!
그 시간 이후로 난 움직이지 못하는 망부석처럼 몸이 굳었슴.
그리고 그 망부석에 점점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슴.
얼마나 쫄아서 갔던지 집에 도착해보니 등이 땀으로 축축해져 있을 정도였슴.
그 날 난 또 예의 기분 쎄해짐을 느낌.
여자도 아닌 남자가 초보운전이라고 이렇게 헤매고 이렇게 예민해져도 되는건가?
출퇴근 할 때마다 맨날 그런 증세를 보인다면...차라리...버스가 낫지 않을까?
그렇슴...그 후로 한동안은 그 고문의 자가용을 타고 다니며 난 나의 358버스를 그리워해야만 했슴...
그 와중에 그 고문자가용으로 시댁 처음 간 얘기도 해야할 것 같음.
신혼초라고 토요일 오후에 출발해서 하루 자고 일요일 저녁까지 먹고 귀가하는 일이 잦았는데
첨엔 택시를 타고 다녔고,두말 할 것도 없이 그게 쵝오로 편했던 거였슴....
처음 차 가지고 간 날 그 날은 그럭저럭 잘 도착했슴.
문제는 그 다음 날 저녁,어둑어둑해진 후에 우리집으로 가면서 생겨 남.
바깥 온도가 좀 쌀쌀했던 모양인지 차를 타고 출발을 하니까 차창에 바로 김이 서림.
그런데...밤에 운전을 해 본 적이 없었던 남편은 차 뒤쪽 창이 뿌예지자 급당황을 하기 시작 한 거임.
다른 창문은 히터를 켜고 어쩌고 하니까 김이 해결 됐는데 뒤의 창은 따로 열선을 켜야만 되는 걸 모르고 있었던 거임.그게 어디 있는지,아니,아예 그런게 있는 줄을 몰랐던 것 같음.ㅋㅋㅋ
남편은 가다가 길 한쪽에 차를 세우고 나가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슴.
그리고 말했슴.
뒤쪽이 안 보여서 더 이상 못 가겠다......
뭔가 없애는 방법이 있겠지 설마.라고 내가 말했슴.
지금으로선 난 해결 못하겠으니까 네가 뒤로 가서 수건으로 계속 닦아라.남편이 말했슴.
집까지의 도착시간 25분여 정도를 난 계속 창문을 닦고 또 닦고 또 닦고 갔슴....
다음날에야 남편이 열선이 있다는 걸 알아내고 나한테 말해줬을 때 난 그 남자가 조금 바보처럼 보이기 시작했슴......
시댁에서의 사건은 또 하나 있슴.
그 날은 어쩌자고 그랬는지 차를 시댁 안 마당까지 가지고 들어와 파킹을 시킴.
왜 그러냐고 물으니 이유가 그럴싸했슴.
배불러 힘든 각시 방에서 나오자마자 안 걷게 하고 바로 공주처럼 모시고 가려고 그랬다함.
물론 뜻은 좋았슴.
그러나 결국 뜻만 좋았슴....
내가 차에 오르고 남편이 차를 후진시키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뚜두둑 뽀사지는 파열음이 들림.
알고보니 후진하면서 싸이드 미러가 마당에 있는 감나무와 부딪혀서 목이 댕그랑 되 버린거임.....
마당에 팽개쳐져 있는 싸이드미러를 들고 와서 내 무릎에 올려 놓은 후 한참을 망연자실해 있던 남편,처량하게 집에 가자고 함.
그러면서 하는 말,
그 쪽 창은 열고 가고,오늘은 네가 싸이드미러를 해 줘......
나 집에 가는 25분여를 창 밖으로 고개 내밀고 옆 쪽 뒷 쪽 다 봐주고 갔슴.
정말 얼굴이 얼어버리는 줄 알았슴.
생각해 보면 안면신경마비가 안 온 것이 기적이다...싶슴....
이거 말고도 역주행 사건도 있고,
여기서 광주가는데 초행길이라고 우황청심환 사 먹고 간 일도 생각나고,
좀 지나서는 창피한 얘기지만 파출소가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곳에서 음주운전 접촉사고 낸 후 번호판 떨어진 줄도 모르고 도망친 아주 썩을 짓거리도 생각 남.
그 때 돈 들어간거 생각하면 에휴...
암튼 나로선 정말 접수하기 힘든,나같으면 절대 저러지 않을 행동들을 무지막지하게도 내게 펼쳐 보여줬던
그리고 지금도 심심치 않게 표현해주곤 하는 남편의 얘기중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글 읽으신 후의 반응이 대체 이렇게 졸라 재미없는 얘기를 왜 했냐 그러신다면
이후론 빙산 녹여 볼 생각 딱 접고 개망신스러움을 가슴 한가득 품은 채
다른 분들 글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댓글이나 올리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죠 뭐.
그리고 또 하나,이따위 글은 사는 얘기나 결시친 같은데나 어울린다고 하실 분도 있을 거 같아서 사족하자면
이게요,호러는 아닌데요,
제겐 엽기에 가깝거든요........
그리고 전 누가 떠밀어도 굳건히 버티며 계속 엽호판에서만 놀거거든요.........
얼라? 이 만큼 쓰는데 걸린 시간이 두시간을 훌쩍 넘겼네?
어째야 되는겨 이 독수리 폼의 손을...ㅠㅠ
새삼 강사니님 레떼님 훈녀구함님 모래님 수박님 잘~봐요님 마이너스일님 등등의 그 절대적이고 치명적인 필력에 존경의 마음을 전하면서 전 여기서 글 접겠습니다.
참고로 나열 순서는 톡채널 랭킹 6까지의 서열임을 밝힙니다.제 마음 속 서열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도 살짝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