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리치몬드 애버딘 센터에 잠시 다녀왔다가,
집에서 점심 먹고 가까이에 있는 반두센 식물원에 다녀왔다.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형형색색 꽃은 많이 없겠지만,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또 하얀눈꽃이 피어있는 겨울은 겨울대로-
그렇게 그 계절만의 특색이 살아있을테니,
오늘은 또 어떤 풍경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식물원으로 향한다. :)
식물원 입구쪽에서 나를 반겨주던 노란 단풍나무 한 그루.
옆으로 살짝 기울어져서
이미 계단 아래로 떨어진 잎들이 수북하네.
바스락, 바스락, 내가 밟고 지나온 길. :)
왠지 출발부터가 아늑하고 좋다.
지금 이 느낌대로,
그저 즐기면 되는 것.
안으로 들어오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호박과 한데 어울려 할로윈 느낌을 내는 짚풀 인형들.
보고있는데 미소가 지어지네. :)
입구에서 받은 맵을 손에 들고 펜으로 한 곳 한 곳 체크해가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얼마 안 가 아름다운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내 눈앞에 펼쳐진 그 광경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기엔
아직 내 사진실력이 턱없이 부족하구나.
빨간 단풍잎들이 호수 위를 꽉 채우고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
깊고 고독한 가을의 한 장면.
그리고 다리를 건너오니 물 위에 둥둥둥 떠있는 수련들.
수련의 꽃말 그대로 깨끗한 마음, 청순한 마음.
자연속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련의 우아함이란. :)
연꽃은 볼 수 없었지만 수련들만으로도 뭐랄까,
화려하진 않지만 참 단아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식물원 안에는 'Maze' 미로정원이 있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은근히 헷갈리기도 한다. :)
미로정원 바로 옆에서 본
바람에 흩날리는 예쁜 갈대들의 모습.
애.틋.하.다.
그리고 애틋한 그 길위에서 애틋한 사람을 떠올린다.
지난 여름 푸른 녹음을 자랑했을 나무들이
어느새 단풍이 지고, 또 어느새 이렇게 낙엽이 되어
깊어가는 가을의 모습을 선물하고 있다.
좋다. 그냥 참 좋다.
식물원을 들어섰을 때부터 나는 기분이 좋았다.
일주일 전에 왔다면 단풍이 절정이었을 수도 있다.
지금보다 더 좋은 광경 앞에서 반해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겪어 보지 않은 것.
그래서 항상 '지금 이 순간' 내가 보고 있는 이 풍경이
내게는 최고인 것이다.
무심코 걸어가다 만난 이 조그만 꽃, 참 곱다.
꽃들이 한창 피어나는 절정의 시기였다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그런 작은 꽃.
그리고 이건 딱 봐도 maidenhair tree, 바로 은행나무.
노랗게 물들기 전이라 싱그러움이 그대로 살아있네. :)
느릿하게,
혼자 걷는 산책길이니 그냥 그렇게 느리게 걷는다.
물가에 앉아있던 동상 하나.
그리고 그 옆에 빨갛게 물이 든 키작은 나무 한그루.
길가에 핀 이름모를 꽃.
그리고 하늘을 나는 오징어 세 마리.
슝. 슝. 슝.
보기만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연인 동상.♡
2시간 정도 산책하고 나오는 길.
안녕히 가세요.
엉덩이 빼고 뒤로 살짝 돌아보며 배웅하는 두 동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