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담배 회사 KT&G가 경악할만한 제품 포장과 광고로 해외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다름 아닌 한 달 전 출시한 신제품 '디스 아프리카(THIS AFRICA)' 때문인데요. 제품의 포장갑과 광고에 원숭이와 침팬지 이미지를 넣어 아프리카를 원숭이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담배 겉포장이 아프리카 정글 배경에 원숭이 두 마리가 모닥불에 담배잎을 굽는 모습입니다. 제품 출시에 맞춰 전국 편의점 붙은 광고 패널과 포스터에는 앵커 복장을 한 침팬지가 "아프리카가 오고 있다"는 뉴스를 전하는 그림도 그려졌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KT&G '디스 아프리카' 담뱃갑과 광고>
이번 신제품은 잎담배를 아프리카 전통 방식으로 구워 건조시켰다는 특징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KT&G의 담배 포장 그림과 광고를 접했을 때, ‘담배를 제조하는 원숭이=아프리카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아프리카담배통제연합(ATCA) 즉각적으로 반발 성명을 들고 나섰는데요.
“우리는 KT&G의 뻔뻔스럽고 모욕적인 원숭이 이미지 사용으로 불쾌감을 느낀다. 죽음과 질병을 초래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면서 아프리카를 원숭이로 묘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We are deeply offended by KT&G's shameless and insulting use of this mocking imagery. Mocking Africa to sell a product that causes death and disease is unacceptable.)”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입장을 바꿔 유럽이나 미국 담배회사에서 신제품 이름을 아시아로 하고 원숭이 그림을 사용했으면 어땠을까요?
KT&G는 이번 논란에 어떻게 해명도 놀랍습니다. KT&G는 AFP에 "(원숭이 이미지 사용과 관련) 특정인을 불쾌하기 위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원숭이는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하는 반가운 동물이기 때문에 사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원숭이가 아프리카를 떠올린다는 생각 자체가 인종차별입니다. 내부적으로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으니 디스 아프리카(This Africa)가 아프리카를 디스(Diss)하는 제품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네요.
KT&G는 이번 달 내에 해당 광고를 모두 회수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담뱃갑에 있는 이미지는 불쾌감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유감은 유감일 뿐 제품 포장은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막무가내 자세인데요.
혹시 지난 여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아시아나 항공 사고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조종사들의 이름을 인종차별적 단어로 오보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킨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지금 KT&G의 담배를 피신다면, 적어도 샌프란시스코의 방송사를 비난할 자격은 없어지는 겁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담배회사 KT&G가 지금이라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와 성의 있는 조치를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