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입니다. 위로 조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책없이 울컥해서 한참 있었네요.
몇가지 붙이면, 연애때 이런 남자 아니였구요.. 서너시간도 더 넘게 철학, 문학, 정치와 꿈을 얘기하던 남자였습니다. 비평을 했거든요, 전 문학을 하고.
결혼하면서 바뀌었지요..
결혼이 늦어 한달만에 아기를 갖었는데, 부부 불화로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져 애착형성에 문제가 생겨 사설기관에서 반년 가량 치료를 받았어요.
그래서 참고있는 중입니다. 아이에게 다시 상처가 갈까봐.
솔직히 평생 이렇게 혼자 살기엔 너무 억울해서 헤어지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혼자 아이 키우며 사는 게. 나은지,
생활비 주는 하숙생으로 생각하는게 나은지 모르겠네요.
더 많이 생각해보고,
마음 정해지면 짧게라도 소식 전할께요.
바쁘신데 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면식도 없는데, 따뜻했습니다.
자작이라는 분 계시던데, 제 나이가 그렇게 허튼 나이는 아니고요,
제 남편이라는 사람이 놀랍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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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 10년차 주부입니다. 맞벌이 부부고요.. 남편 직업상 주말부부이기도 합니다. 10살 딸아이 한명 있어요.
남편은, 결혼이 잘 맞지 않는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혼자 있으면서는 인터넷 동호회 사람들이랑 채팅 하거나 하구요..
집에 오면 내내 방에 박혀 있다가 오후쯤 사람 만나 아무 때나 들어오고(밤도 새고요),
가족과 함께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이와 여행이나 나들이는 저만 가거나 친정 식구들과 동행하거나 하고요..
뭐 이런 사람이 있나하지만, 많이 벌지는 않지만 낭비 안하고,
폭력이나 주사 이런 문제 없고, 시부모님 좋으셔서 그냥저냥 삽니다.
얼마전이 제 생일이었는데요,
남편 성격 알아 전 결혼기념일이나 크리스마스, 뭐 그런 것 안챙깁니다.
챙겨주지도 않고요.
그런데 10년쯤 되니 생일 하고 싶더라고요.
부부사이에 너무 대화가 없어, 평생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제가 바란 거 별거 아닙니다.
소소하게 치킨 한마리 시켜놓고, 맥주 한잔 하며 한두시간 얘기하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걸로 생일 선물 해달라고.
그리고 일요일, 기껏 맥주 사왔더니 저녁 차려달래서 먹고는 자기 배부르다며 맥주 혼자 마시라고 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리더군요. 그러다니
"심심한데 저녁에 나가 동호회 사람들이랑 술 한잔하고 올까" 하데요.
서럽고 신경질 나서 맥주 한병 비우고 방에 들어가 다다다 했습니다.
"그깟 한두시간이 그렇게 어렵냐고. 내가 오늘 시간 내달라고 하지 않았냐"고요.
그랬더니 남편 말은,
"왜 이렇게 오바하냐? 생일 많이 남지 않았느냐?
(정확히는 이번주 평일인데, 제가 직업이 있고, 남편은 월요일 직장으로 내려가야 해서 일요일로 잡은 겁니다)
내가 월요일 네 생일 챙겨주고 가겠다. 그리고 동호회 사람 만난다는 것은 농담이었다"
진짜 화가 나서 일단 자고, 다음날 아침 안줬습니다(10년만에 처음입니다. 저 출근해도 꼭꼭 챙겨놓고 갔습니다, 심지어는 새벽에 지방 출장 갈때도요. 커피에 과일까지 놓고 갑니다)
그리고 저녁에 도시락 사와 저만 먹었고요(남편 식사는 국 끓이고 반찬 챙기고, 밥 차려놓고 했습니다. 차리지는 않았네요).
남편은 뒤늦게 저녁 먹으러 가자, 했지만 일단 제가 그럴 기분이 아니였고,
오늘은 더군다나 아이가 급체를 해서 식사가 불가능했습니다.
남편은, 서성이다가 작은 선물 하나 사오더니 급기야 혼자 화를 내고는 내려가 버렸습니다.
아직도 화가 안풀리는 제가 잘못된 겁니까?
참고로, 남편은 식당에 나가 외식을 하면 동호회 사람들과 채팅을 하고, 글을 읽느라 휴대전화만 봅니다. 그래서 집에서 먹자고 했던거고요.
동호회 활동 하며 여자 만나 저랑 대판 한적도 있는데 활동은 여전합니다.
전 더이상 싸우기 싫어 입 다물고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10년을 이렇게 사니 지긋지긋하네요.
오늘 같아서는 진짜 살기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