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웃대 - 마법의구슬 님
여러부우운~안녕?
나요에요![]()
상큼한 아침입니다^_^
아침식사들은 하셨나요?.?
오늘은 벌써 한주의 반이 지난 목요일이에요!!
힘드셔두 화이팅해요 우리♡
오늘도 힘이되는 명언으로 시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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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이기 때문에 특별하단다.
특별함에는 어떤 자격도 필요없으며
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하단다
- 맥스 루카도 -
오늘 하루도 보람차고 뜻 깊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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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몸이 으슬으슬 떨린다.
갈증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입술이 마르고 목이 따갑다.
여긴 동네의 작은 뒷산이다.
시계를 보니 지금은 새벽 한시다.
지금은 조난 당한것도(보름달이 환히 비추는 이런날에 뒷산에서 조난당할 멍청이가 있을까? ), 지금시간에 산을 오르고 있는것도 아니다.
산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사방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와 길을 잃어버린듯 험한 산길때문에 쉽지 않다.
위에선 헬리콥터들이 조명을 비춰대고 밑에선 생존자를 찾는듯 확성기로 뭐라 소리쳐대고 있지만 모두 소용없다.
12월 30일 새벽 한시. 지금 이 산엔 움직이지 말아야 할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오후 두시 사십분에 난 대충 짐을 싸들고 산으로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선 북한과의 외교상황이 악화되었다 어떻게됬다 하면서 겁주고 있었지만 그런건 한번도 신경써 본 적이 없었다.
준비를 모두 마칠때쯤 조금전 심하게 말다툼했던 어머니가 화가 조금 풀린듯 내게 말을 걸었지만 듣기조차 싫어 모두 무시했었다.
텔레비전에선 화학무기의 위험성이 어떻다는둥 험한소리를 계속했지만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채비를 끝내고 말없이 집을 슬며시 빠져나와 산으로 올랐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핸드폰을 놓고 온것같았다.
하지만 집으로 다시 들어가기도 싫었고 귀찮기도 했었다.
몇시간만 없이 살자 하는 맘에 산길로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이 많았다. 그다지 높지도, 경치가 좋아 유명한 산도 아니었지만 근처에 산이라곤 여기밖에 없어 등산 한다는 사람들은 죄다 여기로 모이곤 했다.
뒷산 오르는데에 히말라야 오르는듯 무장한 아저씨, 연인인듯 둘이 꼭 붙어다니는 남녀들, 라디오를 켠 채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오르는 아줌마들...
사람들 구경하며 별 생각없이 오르다보니 어느새 정상까지 올라와 있었다.
김이 쏙 빠졌지만 운동으론 충분했다 생각하여 수건으로 땀을 닦고 경치를 구경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부터 검은 연기가 한줄 이 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조금 가까워졌나 하는새에 그것은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산 중턱에 마련된 쉼터에 작렬했고, 금새 산 전체를 노란색의 매캐한연기로 뒤덮었다.
곧 여기저기서 기침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처음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연기가 곧 사그라들었다.
문득 텔레비전에서 들리던 북한,화학무기 하는 문장들이 단편적으로 뇌리에 스쳤고 식은땀이 흘렀다.
빨리 빠져나가는것이 좋겠다 하는 생각에 내려가는길을 찾아 뛰었다.
근처에선 신고하는듯 전화하는 소리, 무슨영문인지 모르겠다며 자기들끼리 뭐라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사이렌소리가 작게 들리더니 "지금 산에 계신분들은 정상에 모여 구조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등산로를 통한 탈출은 삼가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하며 사이렌으로 키운듯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상으로? 오던길을 되돌아가려는 그때, 이상한점을 찾았다.
오를때까지 멀쩡했던 무덤 하나가 파헤쳐져 있었다.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매장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않아 붉은 흙색을 하고있던 그 무덤, 근처에 같이있던 무덤과는 정반대의 색깔을 띄어 항상 눈여겨 보았었다.
그리고 그 무덤은 파헤쳐져 있었고, 핏자국이 근처에 선명했다.
옅은 두려움과 비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정상으로 오르는 발목을 잠시 붙잡았고,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사람의 몰골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흉측하고 두렵게생긴 무언가가 내 뒤쪽에서 부지런히 올라오던 남자등산객 한명을향해 쏜살같이 달려가 덮친것이었다.
현실이라고 믿기엔 너무 비현실적이고, 환상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도 두렵고 생생한 그 생소한 광경에 몸이 얼어붙었다.
미친듯 퍼져오는 비명소리와 검붉은 피가 붉은색 흙길과 푸른 풀들을 적셨고 이내 칠이라도 한듯 근처가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다.
광인의 소행이라기엔 너무도 충격적이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보던 좀비영화가 자꾸 떠올랐다.
정신이 계속해서 몸에게 뜀박질을 강요했지만 공포에 온몸이 굳어버려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숨을 쉬는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고, 다리가 덜덜떨려 얼마못가 등산길 옆의 수풀로 굴러떨어졌다.
수풀사이로 쳐다보니 등산객을 덮쳤던 그가 조용히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더니 내가 있는 등산로쪽으로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정신이 혼미한데다가 심장소리로 귀가 멀것같았다. 소리라도 질러버릴 것 같아 입을 막고 그저 그가 날 발견하지 못하길 신께 빌었다.
그는 날 발견하지 못한 채 길을 올라갔으나 나는 그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움직이지 못했다.
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지만 미칠듯한 긴장감과 불쾌감, 그리고 입을 벌리기라도 하면 그 틈새로 빠져나오기라도 할 듯 날뛰는 심장박동은 사라지질 않았다.
문득 이 긴장감이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몇년 전 태권도 시합에 처음 나갈때 시합장으로 나가 관중들을 쳐다볼때 느꼈던 불쾌한 느낌과 닮은것같았다.
정신이 혼미한 탓인지 잡생각을 자꾸 끄집어내는 내 자신에게 '병신새끼!' 하고 쏘아붙인 뒤 자리에서 슬며시 일어났다
주위를 조심스럽게 훑어보았다. 습격당했던 그 남자는 등산로에 쓰러져 있었다.
죽었는지 살아있는지 확인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멀리서 쳐다보니 온몸에 물어뜯기거나 할퀴어진 상처가 가득했다. 걸치고 있던 옷도 수건짝이 되어버렸다.
살아있더라도 아마 가망이 없을것이라는 이기적인 자기합리화로 내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정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라곤 했지만 방금 그 남자가 피를 뚝뚝흘리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그쪽으로 올라간다면 아마 그자에겐 포장되어 오는 배달음식이나 다름없을것이다.
차라리 통제되어 탈출할 수 없다 하더라도 밑으로 내려가는게 안전할것이다.
생각을 끝내고 수풀에서 빠져나와 하산로를 따라 내려갔다.
쓰러져있는 중년남자를 스쳐지나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베인 목 부근에선 여전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갑자기 벌떡일어나 나를 덮칠것만같은 두려움에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르륵..."
가래 끓는듯한 섬뜩한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돌아보니 쓰러져 죽은줄만 알았던 그 남자의 입에서 그르륵 하는 낮은소리가 나고 있었다.
제발... 제발...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니 죽을때의 그 고통스러운 표정을 한 채 그르륵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뒷걸음질치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자 어느새 그 그르륵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생각해보니 인터넷에서 본 적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폐의 횡격막이 수축하면서 저런 소리가 날 수 있다고...
다시 뒤돌아 산을 내려가려는 그 때 스륵 스륵 거리며 옷깃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피가 뚝뚝떨어지는 소리와 찢어져있던 옷이 터지는 소리. 그르륵거리던 낮은 소리가 어느새 울부짖음으로 변해 들리고 있었고, 지지직거리며 땅바닥에 발이 끌리는소리도 들려왔다.
등 뒤를 통해 들려왔지만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듯 생생한 이미지가 떠올라와 나를 괴롭혔다. 나도모르게 미친듯이 도망치고 있었다.
얼만큼 달렸을까? 날은 조금 어둑해져 있었고, 숨은 턱끝까지 차올라 죽을 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렸고, 추위때문인지 공포때문인지 온몸이 떨려왔다.
숨이 어느정도 가다듬어지자 미처 하지못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무슨일이 벌어진걸까? 폭발음과 함께 생겼던 노란색 연기와 관련있는 일일까? 그 남자는 살아있었을까?
이내 고개를 뒤흔들었다. 그런 상처를 입었다면 스스로 그렇게 일어날 수 없을것이다. 차라리 공포영화에서 나오던 좀비라고 생각하는 편이 머리가 덜 아플거다.
출구가 코앞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발길을 재촉했다.
오후 7시 10분
역시 얼마 지나지않아 출구에 이르렀다. 경찰과 군인들이 총을 든 채 바리케이트를 쳐 놓았다. 다가가자 그들이 내게 총구를 겨누며 소리쳤다
"동작그만!"
"땅바닥에 엎드리고 무슨말이든 우리에게 들리도록 크게 말해라!"
마치 범죄자 취급하듯 강력히 대응하는 그들의 태도에 어안이 벙벙했으나 엎드리고 구해줘요! 하고 소리치자 내게 일어나라고 한 뒤 말을 걸어왔다.
"정상에서 구조를 기다리라는 말 듣지 못했나?"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올라가지 못하고 내려왔습니다."
위험한 상황이라는 내 말에 아무런 반응없이 말을 이어가는 그들의 태도로 보아서 아마 이 사태를 알고 있는듯 했다.
"일단 밖으로 나가게 해 주실 순 없습니까?"
"안된다. 세균병기임은 확인됬으나 전염성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를 끝마친 뒤 구조하겠다."
내가 다가가자 그들이 다시 총구를 겨누며 멈춰라, 더 다가오면 발포하겠다며 소리쳐댔다.
여기서 기다릴 수 없냐는 내 물음에 그들은 총기를 장전하는 소리로 대답했다.
"신발 살려달라고!" 하는 외침에도 그들은 조용히 내게 총구를 겨누며 침묵으로 응답했다.
한숨을 쉰 뒤 다시 어두운 산으로 올라갔다. 안전해질 때까지 숨어있는편이 좋을 것 같았다.
산 중턱까지 올라가 길이 없는 험하고 눈에 들지 않는곳을 찾아 그곳에 누웠다.
전혀 그럴만한 여유도 상황도 맞지않았지만 안전한 곳에 눕고나니 저절로 눈이 감겼다.
새벽 1시 10분, 지금.
몸이 계속해서 떨렸다. 아마 저체온증이 온 것 같다.
여전히 밑에선 확성기로 생존자들을 찾는 방송을 하고 있었지만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총소리가 아직 나가기엔 안전하지 못하다고 내게 얘기해준다.
이곳에 누워있다보니 괜히 옛날생각이 난다. 그러고보니 우리 엄마가 내가 나가기 전에 했던말이 생각난다.
"우리아들 잘 갔다오고, 엄마가 미안하다."
신발, 나도 별로 화 안났었는데... 가족한테 자존심 하나 세운다고...
호흡이 느려지는게 느껴졌다. 손가락으로 손목을 짚어보니 맥박이 뛰는지도 모를만큼 약하고 느리게 뛰고있었다.
저체온증 때문일까? 눈의 초점이 흐려지더니 어딘가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오며 금새 눈앞이 환해졌다.
2007년 8월 22일
'상현아. 나 많이 생각해봤는데.'
심장이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요동친다. '응' 하고 대답은 했지만 긴장감 때문에 다희가 무슨말을 했는지 벌써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희는 운을 띄웠지만 날 쳐다볼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러 견딜수가 없다.
냉수 한 잔을 집어 벌컥 들이켰다. 차가운 냉기가 목을 타고 흘러내려가 온몸에 퍼졌다.
'나 너 좋아해.'
내가 뭐라고 말했지? 젠장, 물이 아니라 독한 술을 삼켰나?
내가 꺼낸말에 스스로 놀라있던 날 쳐다보던 다희가 작게 웃었다.
'그래.'
2007년 11월 28일
'뭐, 그게 사람이 할 소리야?'
시끄러운 고함소리에 짜증이 났다. 얼마전까지 누구보다 아름다워보였던 다희의 얼굴은 더이상 예뻐보이지 않았다.
'왜, 뭐가 불만인데? 수술비 주고 받은선물 다 돌려 주겠다는데 뭐가 더 필요해서 그러냐?'
'다른게 아니라 네 애야. 근데 그 애를 지운다고?'
'신발, 난 몰라. 그러게 왜 임신을 하고 그래? 난 책임 못 져. 그러니까 부탁이니 그 애 지우고 그냥 몰랐던 것처럼 살자, 응?'
'참 나! 발정난 강아지가 지 기분 좋자고 생으로 하잘땐 언제고? 너 그때 말 기억 안 나? 사랑한다며, 책임 진다며?'
말문이 막혔다. 할 말도 없었고 하고싶은 말도 더 없었다. 문득 잊고있던 말이 한 가지 떠올랐다.
'나 입대 신청했어. 다음주에 입영해. 전화번호도 바꿨고 집도 옮겼어.'
대답을 듣고싶은 생각도 없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길에 다희가 '강아지야!' 하며 고함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 1시 20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펴보니 여전히 난 산속에 있다.
'신발. 마지막 꿈 치고는 굉장히 엿같은데.'
호흡이 힘들다. 사지의 근육이 끊임없이 경련하고 있다.
다희... 입속말로 작게 불러보았다. 생소한 듯 하면서도 부드럽게 발음되는 이름. 문득 옛날일이 떠오른다. 철없는 시절 어린애 돈을 뺏던 일부터 다희 일까지.
어떻게 됐더라? 제대하고 친구들에게 들은 소식으론 아이를 낙태시키지 않고 낳아 기르고 있다고 했다.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갈수록 후회되는 일들 뿐이다. 생각해보면 난 학교에서 언제나 칭찬을 받는쪽보단 꾸중을 듣는 쪽이었다.
그때문에 언제나 말썽을 부리고 다녔고 나쁜짓도 수없이 저질렀다.
'크흐.' 헛웃음이 나왔다. 평생 한번도 신경쓰지 않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 모두 후회가 된다니 우스운 일이긴 하다.
상체를 일으켰다. 복근이 당기다못해 모조리 찢어지는 느낌이다.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들어 허벅지를 주물렀다.
경직된 근육이 풀리며 따뜻한 느낌이 몸에 퍼졌다.
아무래도 이대로 끝내는건 맘에 들지 않는다. 살아나가서 새 사람이 될것이다. 반드시.
'그리고, 사과해야 할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렇게 혼잣말 하자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그래, 살아 나가야지.
다리를 움직여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떨려 균형을 잡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견딜만 하다.
걸음을 옮길수록 근육이 풀리고 몸이 데워져 몸을 움직이기가 점차 수월해졌다.
'그르륵...'
가래끓는듯한 신음. 그놈들이다.
(스윽, 바스락.)
다리를 끌고다니는 소리와 나뭇잎 부서지는 소리가 내 신경을 자극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신음이 점차 가까워져 오고 있다.
'흐읍' 거친 숨소리가 입에서 나왔다. 바로 두 손으로 입을 막아버렸지만 소리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신음과 걸음소리가 멈췄다. 이제 이 어두운 숲속에 소리라곤 손가락 사이로 스며나오는 내 숨소리와 몸 밖으로 빠져나갈듯 거칠게 박동하는 심장소리 뿐이다.
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
긴장감에 나도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꼴깍.) 젠장! 내 침 삼키는 소리가 이렇게 컸나?
정적은 '우어어!'하는 괴성과 가까워져 오는 뜀박질 소리로 인해 완전히 깨어졌다.
점차 가까워져 오는 괴성소리에 이성을 잃을만큼 겁을 먹었다. 당장 반대편으로 뛰어 도망치고 싶었지만 굳어버린 근육(추위때문에 굳었다고 한다면 변명이겠지.)은 내 바람과는 상관없이 우두커니 멈춰서 있었다.
보름달이 떠있어 주변은 생각보다 밝았다. 하지만 나무에 등을 붙인 채 숨죽여 떨고있는 내게있어 주변의 어둠을 물리치는 보름달은 말 그대로 원수처럼 느껴졌다.
'크학!'
신발! 나무 반대편에서 들려온 그 소리는 나무를 타고 지나가 내 등골에 전달되어 온몸이 소름이 돋도록 만들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며 꾸준히 내 귓가에 들려왔다.
그때였다. 너무 가까워지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근처까지 다가온 발자국소리는 이내 멈췄고 곧이어 (콰악!)하는 소리와 함께 내 오른편 귓가에 있던 작은 나뭇가지 하나가 부서지며 피에젖은 손 하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으아아아악!'
내 발이 이렇게 빨랐는지도, 내 목청이 이토록 컸는지도 처음 알았다. 한 가지 확실한건 지금 난 젖 먹던 힘까지, 아니 뱃속에서 엄지빨던 힘까지 모두 짜내어 미친듯이 뛰고 있다는 것이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팔다리가 전기에 통한듯 저렸지만 뒤에서 쫓아오는 괴성소리는 말에게 뜀박질을 재촉하는 마부의 채찍처럼 날 한계까지 달리도록 만들었다.
숨이 차다못해 시야가 점차 어두워지며 모서리부터 조금씩 흰색으로 변해갔다. 망할,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둘걸.
이럴 줄 알았으면 이라는 내 생각을 스스로 비웃었다.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다, 아니 헛생각인가?
이렇게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잡생각을 하고 있을때 갑자기 땅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바스락!)
낙엽이 쌓여있어 콰당하는 소리 대신 낙엽 부서지는 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있던 괴성소리가 점차 다가왔다.
얼굴부위가 칼에 베인듯 따갑고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렸다. 아마 헛디딘 바람에 넘어졌던 것 같다. 얼굴이 따가운건 길도 나있지 않은 숲을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다친거겠지.
그런데 아까 넘어진 다음부터 왼쪽 관자놀이 부분이 뜨끈하다. 손으로 짚어 확인해보니 진득하게 피가 손에 묻어나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주먹보다 약간 큰 돌덩이가 하나 있었다. 아마도 넘어지며 부딪치는 바람에 다친것 같다.
왼손으로 돌을 움켜잡고 몸을 돌려 똑바로 누웠다. 그래, 내 대가리를 다치게 만들었지만 한 편으론 네가 반가운데?
괴성소리가 커질수록 내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를 덮칠때 머리에 단 한 방. 강하게 휘두르는거다.
'하아아.'
심호흡을 한 번 했다. 보름달 빛을 받아 저편에서 그것이 날 바라보며 붉은빛을 내고있다.
그것은(사람처럼 생기긴 했지만 도저히 사람이라곤 부를맘이 생기진 않는다.) 날 발견하곤 걸음을 천천히 하며 내게 다가왔고 숨이 찬 듯 거칠게 호흡하는 그것의 소리는 온몸에 소름이 수십 번은 돋게 만들었다.
낙엽 밟는 소리가 바로 앞까지 다가와 멈췄다.
가늘게 실눈을 떠 살펴보니 그것은 몸을 숙여 내 발부터 음미하려 했다.
이런! 난 무의식중에 녀석이 내 상체를 먼저 노릴것이라 판단했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다친 오른쪽 발목이 시큰하다. 당장 상체를 일으켜보니 녀석이 내 발목을 움켜잡고 입을 갖다대려 하고 있었다.
'신발놈아!' 난 괴성을 지르며 왼손에 쥔 돌을 녀석의 머리에 휘둘렀다.
(빠각!)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몸이 허물어졌다. 낙엽속에 얼굴을 쳐박고 경련을 일으키는 그것의 모습은 끔찍했다.
'허억, 허억.'
참고있던 가쁜숨을 몰아쉬었다. 몸을 일으키자 발목이 너무 아파 '으윽'하는 신음이 절로 튀어나왔다.
지금이 몇 시지?
손목시계를 쳐다보니 새벽 한 시 사십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때였다. 치직거리는 노이즈 소리와 함께 저편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생존해계신 분들께서는 산의 정문과 후문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지금 생존해계신 분들께서는 즉시 산의 정문과 후문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도 있었지만 산의 정문과 후문이라는 바보같은 표현이 날 웃음짓게 만들었다.
걸음을 옮겨 뛰어오던 곳으로 돌아갔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오른쪽 발목이 시큰거렸지만 이젠 상관없었다.
꽤 오랫동안 걸은 것 같았지만 여전히 길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얼만큼이나 달린거지?
하지만 내가 있던곳까지 다시 되짚어 갈 필요는 없었다. 얼마 안 있어 오른편에 길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발목과 머리부분이 아팠지만 걸음을 걷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이제 살아나간다는 사실이 너무도 날 즐겁게 만들었다.
이젠 정말 새롭게 살거다. 쓰레기처럼 살았던 지금까지의 날 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어머니도 행복하게 만들어드리고, 그리고...
'다희도.'
입맛이 썼다. 지금껏 인터넷으로 욕해왔던 누군가가 알고보니 나와 다르지 않은, 똑같은 사람이란걸 깨닫게 되었을때 느끼는 씁쓸함과도 비슷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계획을 짜자 시간은 금방흘러 어느새 산의 출구에 다다랐다. 밑을 내려다보니 밝은 조명과 간이천막 안에서 나처럼 다친 사람들이 모여 쉬고있었고 그 근처에서 서류뭉치를 들고 사람들에게 서류와 펜을 나눠주는 경찰도 눈에 띄었다.
'동작그만!'
중무장을 한 군인 한 명이 내게 총구를 겨눴다. 내가 걸음을 멈추자 내게 '손 들어!'하며 강압적인 태도로 내게 소리를 질렀다.
내가 고분고분한 태도로 양손을 머리위로 올리자 그는 총구를 치우며 내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누군가 내게 다가와 펜과 서류를 건네며 '이걸 작성해 주셔야 합니다.'라며 자리에 앉혔다.
서류를 보니 동의서 라는 제목의 서류 내용에는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와 가족의 연락처 같은 기본적인 사항들을 적으라고 지시되어 있었다.
'동의서?'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가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동의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 적힌 주소로 정부차원의 보상금이 지급될겁니다.'하고 대답했다.
내가 동의서를 작성하자 그는 서류와 펜을 가져가며 사람들이 마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달란 말을 하며 다음 사람에게 갔다.
주위를 제대로 둘러보자 모두 초죽음이 된 꼴이었다. 아마 거울을 본다면 나도 저들과 비슷한 상태겠지.
계속 기다리자니 무료하여 옆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그쪽은 비교적 좀 멀쩡해 보이시네요?'
'네, 조용한 곳에 숨어있었거든요.'
'정말 지옥같았어요, 안 그래요?'
그는 내 말에 표정을 굳히더니 몸서리를 쳤다.
'미안해요, 괜히 그 말을 꺼냈네요.'
'괜찮아요. 이젠 모두 끝났으니까요.'
'이런 말 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 솔직히 이 일이 고맙기도 해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고 나는 숨을 한번 고른 뒤 말을 이었다.
'저 정말 쓰레기처럼 살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고생하면서 마음을 잡을 수 있었어요.'
'그렇군요.'
그렇게 대답하는 그의 말에는 감정이 없었다. 아마 공감하지 않는거겠지.
'저 정말 새롭게 살거에요. 남들 보이기에 부끄럽지 않ㄱ...'
'모두 제 인솔에 따라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내 말을 마저 듣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인솔자를 따라갔고 나는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앉아있다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
우리들이 모인곳은 좀 떨어진곳에 있는 공터였다. 인솔자가 우리에게 말했다.
'여러분이 겪은 일의 원인은 북한이 새로 개발한 신형 생화학병기를 이용한 군사도발입니다.'
그는 우리를 한번 둘러보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 병기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일단 가스가 모두 사라진 뒤엔 전염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잠깐, 그럼 그때 물렸다가 괴물이 돼서 살아난 그 사람은?
'하지만, 일단 기체를 흡입한 뒤에는 인체에 일어난 반응은 고쳐지지 않으며 사망시 여러분이 보셨던 그.'
그는 코로 한숨을 쉰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괴물이 됩니다.'
젠장! 그렇다면 그 말은?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높은 고함소리와 낮은 신음과 한숨소리가 한데 뒤엉켰다.
'여러분이 쓰셨던 동의서 기억 하실겁니다.'
아, 그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그게 어쨌다고? 여기저기서 '헉!'이나 '그럼 설마?'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난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저희는 개인 신상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내용이라고 설명드렸지만 사실 그 동의서의 진짜 목적은 사회공익을 위한 사살 동의서 입니다.'
신발!
주위가 한 순간에 난장판이 되었고 무장한 군인들이 도망가려는 우리들을 통제했다.
신발, 신발! 이제 제대로 살아보려 했는데!
'전에 말씀드렸듯 동의서에 쓰신 주소로 정부차원의 위로금이 나올겁니다. 위로가 될진 모르겠습니다만 마음의 짐은 조금이나마 덜어지셨으면 합니다.'
그는 그 말과 함께 등을 돌리고 군인 한 명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고, 이내 군인들이 모두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
'발포준비!'
군인들의 표정이 보였다. 눈을 꼭 감은 사람, 어금니를 꽉 깨문사람, 입술이 떨리는 사람, 몸을 마구 떨고있는 사람...
저항하고자 했던 마음이 싹 가셨다. 그리고 아마 저들은 평생 마음의 짐을 지고 가겠지.
'발포!'
(탕, 타다당!)
가슴을 누가 떠민듯 중심이 흔들렸다. 땅을 짚으려 했지만 몸의 어디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아, 하아'
내뱉는 숨이 마치 한숨소리 같다. 아니 내가 한숨을 쉬고 있는건가? 헷갈리는데.
사실 이대로 죽음을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후회가 남는다. 지금껏 저질러왔던 모든 일들이 날 꾸중하듯 머릿속에 하나씩 스쳐지나간다.
젠장.
소리내서 말하고 싶었지만 마지막 유언이 쌍욕이 되는건 바라지 않았다.
'허억.' 마지막으로 숨을 내뱉었다. 숨을 더 이상 들이쉬기가 힘들다.
천지를 뒤흔들듯 울려퍼지던 총소리도 잦아들었다. 시야가 점점 흐려지더니 이내 완전히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