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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시집살이 엄마보면 답답

가을이엄마 |2013.11.09 04:11
조회 930 |추천 1
가끔 판 즐겨보고 열받으면 댓글도 다는 그냥 평범한 아줌마에요.
조언이나 댓글부탁하는 글은 아니고 잠도 안오고
쇼파에서 안떠나는 시부모글 보고 친정엄마 생각나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해봅니다.
모바일이라 피씨에서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네요.

전 아들만 있고 딸은 없으므로 에피소드 소개시에
뜬금없이 음슴체할께요.
이렇게 하는거 맞나요ㅇㅅㅇ??ㅋ

아, 글고 쓰다보니 열받아서 에피소드가 막 생각나서 길어요.

저희 부모님 평범하게 시골친척에게 중매봐서 결혼했어요.
친가외가 둘다 넉넉하진 않고, 아빠는 6남매중 장남이에요.

엄마아빠 결혼하고 그시절 당연하듯이 장남이라 홀시모랑같이 살림 시작했대요.
결혼하고 보니 남편이랑 시모는 서로 상극이라 같은 집 살면서 말도 안섞고 얼굴도 안쳐다보는 상황.
뭐 이런 모자가 있나 했지만 얘기 들어보니 이해는 했다네요.

엄마 시집왔을때 할머니 겨우 50대 초반이었지만,
그때부터 여기아파 죽겠다 저기아파 죽겠다 아픈게 하루종일 자랑이고, 살림은 엄마 시집오자마자 메모리에서 지워버림
도와주는 것 없이 따라다니면서 잔소리하고
장가안간 막내시동생 12년 같이 살면서 직장생활하는데 십원한장 생활비 안보탬 등은 귀여운 수준이고 몇가지 제보와 내가 커가면서 본 사실만 몇가지 에피소드로 소개해 볼까해요

1. 글쓴이 백일 사건
울집 노인네는 아들이랑 말도 안섞는 사이면서 장남 이딴건 더럽게 따짐. 그런 장남에게 시집온 큰며느리가 두둥;;하고 첫딸을 낳았음.
난 태어날 때부터 노인네의 눈엣가시였음.
형편이 좋지 못해서 백일잔치까지는 아니었고 엄마가 백설기좀해서 외할머니를 불렀는데 외할머니가 보는 앞에서 첫앤데 딸을 낳아서 어쩌고 저쩌고 투덜투덜;;
내가 우니까 누워있는 백일된 아가를 발로 이불쪽으로 쓱 밀어넣었다고 함.
우리 외할머니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만보면 그얘기하면서 우리 ㅇㅇ이 불쌍하다고 손을 꼭 잡으심.

2.
내가 서너살 되었을때 엄마 친척분이 꽤 괜찮은 직장자리를 알아봐주심.
엄마는 내가 옷도 혼자 갈아입을 수 있고, 밥도 차려만 주면 먹으니 할머니한테 나를 부탁하고 일을 다녔으면 했음.
당시 아빠가 일용직으로 일을 했던 경제적으로 안좋은 상황이라 엄마가 일을 해야해서 그렇게 부탁했더니 아주 단칼에 귀찮아서 싫다고 함.
노인네는 당시 고모의 딸(글쓴이와 동갑)을 우리집에서 봐주고있었음. 고모도 가정주부였는데 지엄마한테 애맡기고 노는게 일이었음. 그런 외손녀는 봐주면서 같이사는 친손녀 봐주는건 귀찮은 노인네였음.

3.
참고로 노인네랑 같이 산다고 아빠형제들에게 생활비같은건 단한푼도 부모님이 받고 있지 않음.
자식이 여섯이나 되는데 경제형편 가장 안좋은 우리 부모님이 함께사는건 장남이니 그렇다 쳐도
노인네가 가끔씩 연례행사 같은걸로 밑도끝도없이 나죽네하고 119불러서 응급실가서 각종검사 받는게 있는데
나는 그걸 중증관심병이라고 부름.
막상 병원서 검사받음 아무것도 없고, 수액만 한병 맞고 오는데 검사비가 대단하게 나옴.
그걸 6남매가 똑같이 나눔.
계속 이해안되는데 이게 맞는건지 내가 싸가지없게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음.

4.
노인네 본인이 정한 하루에 일정량 먹어야 하는 약과 음식이 있음. 그걸 하루라도 거르면 큰일나는줄 아는게 문제.
글쓴이가 중딩이고 동생이 초딩저학년이던 시절 동생이 냉장고에 있던 우유를 마셨는데,
자기가 4시에 마실라고 놔둔건데 손주가 먹었다고 난리를 침.
일하는 엄마 직장까지 전화해서 일도 끝나기 전인 4시까지 우유를 사오라고 난리.
이때는 휴대폰 보급화 이전이라 직장으로 전화를 한거임.
보통 할머니라면 자기 끼니까지 양보하는게 보통 아님?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옴.

5.
집에 혼자 있을때 가족이 만약 열쇠를 안갖고 나간다면?
우리 노인네는 가족도 안열어준다가 정답임.
중고딩때 열쇠안갖고 나간날은 엄마아빠가 올때까지 집근처를 배회해야했음. 한겨울에 집에 못들어가 집 문앞에서 손바닥 비비며 울고 있는 어린동생 마주친게 한두번이 아님.
근데 문 안열어주는 이유가 더 웃김.
초인종소리가 안들렸다임.
귀 안들리는거 절대아님. 거실에서 가족 소근거리는 소리는 귀신같이 들음.

6.
가족들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파악하려고 함.
5분에 한번씩 인원체크를 하는데 방문열어보고,
없음 베란다확인하고 화장실 열어봄.
누가 화장실에 있음 씻는지 오줌누는지 똥싸는지도 물어봄.
불러서 대답해도 계속 부르고 현관에 신발모양도 자기가 봤을때랑 다르면 어디갔다왔는지 물어봄.
한때 이것땜에 사춘기에 심각하게 우울증와서 병원치료까지 생각했었고 엄마도 그것땜에 노인네랑 많이 싸웠는데 고쳐지지 않음

7.
대학생때 1년동안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그사이 엄마가 암진단을 받게됨.
나에겐 비밀로 하고 수술을 받아 난 그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수술당시 10일 입원을 해야하는지라
엄마가 고모에게 노인네좀 회복될때까지 모시고 있어달라했는데 엄마 퇴원일에 딱 집으로 다시 노인네도 돌아왔음.
엄마가 오후쯤 집에 들어왔는데
노인네는 오전에 집에 왔는데 집에 밥이 없다고 동네사는 엄마친구네 가서 밥이랑 국좀해놓고 가라고 했다함.
그후로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서 완전 무개념시모로 소문남

8.
동네서 아줌마들 말고도 노인네 사이에서도 무개념 노인네로 소문나 왕따고 노인정에서도 출입금지 당함.
돌아가면서 청소하거나 뭐 움직여야 하는일있으면
맨날 누워서 아파서 못한다하고
아픈거 자랑 약먹는거 자랑. . .말은 무지하게 많음
그래서 다른 할머니들이 아프면 노인정도 나오지 말라고 함.
엄마가 동네에서 성인군자로 소문남

이런 모냥을 어려서부터 보고 살았어요.
얘기하자면 백만개도 넘지만 어찌 다 풀겠어요.

노인네가 살면 얼마나 살겠어하면서 산게 30년이 넘었고 울엄마도 손주를 봤는데 10년은 더살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집에서 악역을 도맡아하고
사촌들 지들 결혼할때 인사도 온적 없이 명절때도 매번 오는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오면서 저한테는 할머니한테 잘하라는데 같잖아 죽겠어요.

죽겠다 죽고싶다하면서 약에 밥에 꼭꼭챙겨먹고
엄마가 아파서 약이라도 먹을라치면 늙은 시모두고 자기혼자 약챙겨먹는다고 못된소리하는 노인네에요.

저한테 엄마흉보길래 미친거냐고 엄마가 당신땜에 스트레스 받아서 암같이 못된병 걸린거라니까
그게 지 팔자지 왜 나때문이냐고
아프니까 자기델꼬 병원좀 가달라길래
나 약속있으니까 안된다고 그냥 죽어버리라고 하고 나온적도 있어요.

집에 있는게 넘 불편했었고 신랑이랑 7년 연애했는데 우리신랑 소원이 친정집에서 하루라도 빨리 저 빼내오는거였대요.

친척들이 그랬어요. 결혼하고 부모되면 이해할꺼라고.
결혼하고 애낳아보니 더 이해가 안되요. 우리 부모님이. . .

엄마도 답답하지만 중간에 아빠가 제일 잘못했죠.
그래도 처가에 참 잘했어요.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 거동못하셔서 돌아가면서 돌봐드릴때 노인네 있어서 집으로는 못모셔도 이모네 집으로 주말마다 가서 할머니 씻겨드리고 했어요. 지금도 할머니한테 혼자도 찾아가고 그래요. 그래서 엄마도 참았다고 하네요.

그런데요. 이젠 정말 그만했음 좋겠어요.
맨날 말지어내고 했던말 또했던거 좀 의심만했는데
밤에 소리지르고 점점 대소변 실수 한다길래 검사해봤더니
중증치매래요. 엄마는 집에가면 심장이 두근거려서 못살겠대고.

근데 요양등급은 안나왔어요.
걸어다닐줄 알고 주소 전화번호 알고 가족알아본다고요.
거동은 하는데 현관밖으로 안나간지 1년 넘었어요. 방이랑 화장실만 오가고 밖으로는 못나가는데요.
등급심사기준이 뭔지 대학병원 교수 진단서도 무용지물

엄마더러 나자빠지라고 더이상 못한다고
형제들끼리 돈모아서 시설보내자고 하라고 해도
고모 작은아빠들이 다달이 돈들어가서 못한다고 했대요.

덕분에 저 육아휴직 끝날때 어린이집 알아보고 있었는데
엄마가 자진해서 봐주고 계세요. 물론 엄마 직장다녔을때만큼 챙기고 있어요. 엄마하던 일이 몸쓰는 일이라 힘들었었는데
다행히 손주보는게 더편하다 하네요.

암튼 그래요, 얘기하다 보니 너무 길어졌는데
엄마가 빨리 편한 노후를 만끽했으면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게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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