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면접만 수백 번 보셨단 분.. 부럽네요. 학교 졸업하고 9개월째 집에 있어요. 서류는 여기저기 넣었지만 많이 떨어졌구요, 면접도 네댓 번 봤지만 계속 물만 먹었어요. 이젠 또 떨어질 것 같아서 면접을 보러 가기조차 두려워요.
처음엔 친구들한테 자소서 보여 주면서 첨삭도 받고, 영어 성적도 올리고, 면접 학원도 가 보고, 이것저것 해 봤어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데, 제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회사들이 절 걸러내는 속도가 빠르네요.. 제가 지원하는 곳들은 기수를 중시하는데, 이제 내년이면 금방 후배들이 나올 테고, 그러면 무경력인 저를 원하는 회사는 더 없어지겠지요.
눈을 낮춰도 봤지만, 작은 회사일수록 바로 일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원하더라고요. 오히려 큰 데는 서류까진 되는데 작은 데는 죄다 서류 광탈. 면접 가서 우리 회사처럼 작은 회사 왜 오려냐는 질문 받은 적도 있는데, 설득력 있게 대답을 못 했나봐요. 면접에서 탈락. 그 때까지만 해도 몇 달 전이라 별로 좌절 안 했는데.. 그 뒤로 큰 회사 계속 면접 보구 계속 떨어지면서 의욕도 용기도 다 꺾여 버린 것 같아요. 이젠 또 떨어질 것 같아서 원서 쓰기도 싫구..
하하, 이러면 안 되는데 정말 바보 같죠.. 죽든 살든 더 달라붙어야 되는데, 왜 이리 기운이 안 날까요..
엊그제 본 면접은 참 비참했어요. 지금까지 간 곳들은 제 스펙에는 상당히 만족해 줬는데, 거기선 굉장히 우습게 보더라구요. 조건은 지금까지 면접 본 곳들보다 훨씬 나쁜데.. 왜, 결혼할 때도 나는 똑같은데 그런 나를 이쁘게 보고 귀히 여겨 주는 사람이 있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지금까지 면접 본 곳이 전자라면 엊그제 본 곳은 후자쪽.. 너무너무 속상했는데 돌아와서 거기라도 가고 싶어하는 제 모습이 참 슬프네요.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 가고 싶어하면 또 떨어질 텐데.. 가고 싶은 곳일수록 긴장되고 떨려서, 면접가서 바보 짓을 하게 돼요. 면접 학원에선 잘 한단 소리밖에 안 해 주고, 면접관도 제 답변에 준비 해 오셨냐고 하는 걸 보니 멘트는 나쁘지 않은 모양인데 전날부터 긴장해서 잠 설치고 창백하게 면접 보러가면 인상이 되게 나빠지는 것 같더라구요.. 유일하게 이차 면접 보러 갔던 데도 작은 데라 별 기대도 없이 '그냥' 보러 갔던 곳.. 이차는 또 긴장해서 떨다 떨어졌지요, 하하..
이젠 그냥 다 지겹고, 내가 이러면서 왜 살아 있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힘드네요. 지금 당장 내가 백수란 게 힘드는 게 아니라, 내가 평생 동안 이렇게 살다 죽을까 봐 너무 무서워요. 근데 이제 전 무얼 해야 하나요.. 토익도 올릴만큼 올리고, 자소서도 고칠만큼 고친 거 같은데, 계속 면접에서 걸려 넘어지는 이런 바보는 대체 뭘 해야 하죠.. 이력서의 이 긴 공백기는, 대체 또 어찌해야 할까요..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대체 제 인생이 어디서부터 이렇게 꼬이기 시작한 걸까요. 사실 그 동안 내가 개막장같이 살아와서 이 꼴이 난 걸까요..
이런 인간 뒷바라지 해 주신 부모님께도, 장롱에 처박혀서 썩어가는 내 자격증한테도 참 미안하네요. 이럴 거면 내가 왜 저거 따겠다고 이 고생을 했을까..
사람이 점점 못나지고 비뚤어져 가요. 어젠 인터넷으로 자살 검색해 보고 있는 제 모습에 식겁했어요.
취직은 대체 어떤 분들이 하는 거죠. 저 이제 어떡하죠. 너무 막막하고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