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49제 전날

진후 |2013.11.15 18:22
조회 1,598 |추천 11
안녕하세요~저는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 사는 두아이 엄마예요~^^둘째가 어려서 육아휴직중이라 엽호판 자주 봐요...완전 중독..ㅋ
그냥 어렸을적 겪었던 소소한 경험을 얘기해보려구요..

때는 대학교 1학년 봄이였어요.벚꽃이 흐드러지는 때라 야외에서 술판이 자주 벌어졌었어요.대학마다 술먹기좋은 포인트들 있지요?ㅎ

저녁까지 같은 과 친구,선배들이랑 소주에 새우깡 먹다가 베프님 생신이라 저는 일찍 그자리를 떴어요.

다음날 늦잠을 만끽하는데 친구에게 삐삐가 왔어요-응답하라 1996ㅋ-
어제 술자리에 있던 친구와 선배가 다쳐서 병원응급실이니 빨리 오라더군요.쌈박질했나 싶어서 귀찮은데 음성사서함 목소리가 너무 비장해서 서둘러 갔어요...

술을 마시다가 복학생선배와 여자동기한명이 사라졌는데 자정부터 신해철라디오-고스트스테이션? 가물가물하네요-가 시작할때까지 두사람 찾아 만취한 20대들이 대학가를 뒤졌대요.
자취방에 가보자해서 갔더니 아무도 없고 옆방 라디오 소리듣고 벌써 두시인가 싶어 제친구도 이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렸대요.
계단을 내려가다가 계단아래에서 신음소리가 나서 황급히 내려갔더니...선배와 여자동기는 처참한 모습으로 떨어져서 많이 다쳤었대요.
옛날 주택은 층고가 높지요.좁은 보폭계단에 동그렇게 계단참이 있었는데...계단난간은 없고..안전봉같은것도 없엇나봐요.
술에 만취한 채로 둘이 걸어오다가 계단참에서 둘이 추락했는데...선배는 즉사하고..여자동기는 허리아래가 마비되는 큰 참사로 이어진거예요..

장례식.화장장.삼우제...스무살인 저에게는 다 처음겪는 일이라 몇날며칠을 울었어요.겨우 22세인 선배는 이제 없고...친구는 면회도 안되는 중환자실에 있고..당분간 저절로 금주가 되더군요.

삼우제때 죽은 선배 어머니가 ○○야.친구들 꿈에 나오지말고..괴롭히지말고 어서 좋은데로 가라...하시는데 좀 무섭더라구요.장례식 이후로 꿈만 꾸면 선배 비슷한 형상이 자주 나왔었거든요...

눈물과 후회로 봄이 져갈 무렵.49제날 전날이였어요.죽은 선배랑 학기초에 같이 차타고 터널을 지나간 적이있거든요.
꿈속에서 저는 택시를 타고 있었는데..운전사가 없었어요.어라~하며 누가 운전하지 궁금해하는데 예전에 선배랑 같이간 부산에 터널인거예요..갑자기 그때는 ○○오빠가 있었네..하는데 룸미러에 운전하는 사람이 비치는거예요.
죽은 선배.염할때 머리가 많이 다쳐서 얼굴이 정말 엉망이었거든요.머리 깨진 그대로...영혼결혼식도 했어요..그때 입은 색동한복차림으로 룸미러에서 웃고 있었어요..

나도 웃어야되는데..웃음은 커녕 그순간 생전 첨으로 가위가 눌려버렀어요.목에서 소리는 커녕 손가락하나 움직일수 없더라구요.
내일이 49제인데 좋은데 가라고 인사해야지..그 생각이 강했는지...손에 힘을 주고 흔들며 가까스로 목소리를 냈어요
"잘가~오빠.다음 생에서는 오래오래 사고없이 살아"

룸미러에서 마지막웃음을 보이고 선배는 사라졌고 저는꿈에서 깼어요.
49제는 시외에 사찰에서 지냈는데 저는 꿈때문인지 눈물도 나고 어리벙벙한채로 참석을 했어요
살아생전에 물건들을 태우면서 스님이 불경도 외시고 승무같은 것도 추시고...또 선배어머님이 "인제 친구들 그만 괴롭히고 여기는 잊고 잘가라"며 오열하시는데
정말 슬펐어요.
그때 운동화며 대학교재며 게임팩이며 그사이로 노란 나비가 날아다니는거예요.노란 폴로티를 즐겨입던 선배처럼 유채꽃색깔..연기처럼 훨훨 날아오르다..눈물 사이로 사라졌어요...

무섭거나 그렇지는 않죠.
저는 영혼은 있다고 봐요.좋은 생이었던 아니였던...자신과 함께였던 추억을 그들도 잊지못하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그래서 좋은 일이 생기면 돌아가신 외할머니한테 한번씩 감사도 드려봐요...지켜봐주시는것같아서
암튼 장례식 이후로 사흘에 한번꼴로 꿈에 보이던 선배는 49제 이후로 꿈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20대에 봄날 나비처럼 사라져버린 그 선배가 어디선가 행복한 생을 살고 있기를 바라면서...제 서툰 이야기는 마칠께요^^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