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1살 유부남 입니다.
어느 덧 아내와 5년의 연예, 결혼 2년차 부부네요.
동갑부부인데 저 보다 4개월 일찍 태어났다고 가끔
누나 노릇을 하는데 귀엽게 받아주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올해 저희 부부가 드디어 만 으로도 29세를 떠나 보내고
빼도 박도 못하는 30대가 오는 날이 달력으로 한 장 남았더군요.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싶은데 평소에 말 수가 없는
저 이기에 여기에 몇자 적었습니다.
아내가 침대에서 매일 네이트 글을 자주 읽는 편이거든요.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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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만난건 7년전 25살 때입니다.
그 전에 더 여러 명을 사귀었죠.
제 키가 190cm인데 키를 보고 오는 여자가 많아
20대 초반에 많은 연예를 했네요.
다들 김치녀니 판녀니...하는 단어의 의미조차
모르지만 아내를 만나기 전 저도 꽤나 생각 없고 철 없이
논건 틀림 없습니다.
그냥 마냥 여자가 좋아서 마구잡이로 사귀고
여자가 해달라는 것은 뭐든지 다 해주었습니다.
그게 사랑인 줄 알았으니까요.
그렇게 사귀다 시간이 흘러 다 그렇듯 헤어지고
25세 3월... 홀로 지낼 때 였죠.
회사에 단기 알바생으로 키 170cm, 보통체격에 얼굴이 매우 작고
눈매가 조금 무섭게 생긴 여자 였는데 피부가 화농성
여드름 피부라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여자가 될려고 그랬는지
피부는 저에게 장벽이 되지 않더군요.
약 한달간 마음 졸이며 몰래 쫓아 다니며
말을 틀 때쯤~ 회식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같은 버스를 탔습니다.
알고 보니 저희집이랑 걸어서 10분거리에 아내가 살더군요.
그렇게 두근 거리며 버스 맨 뒷좌석에 둘이 말없이
앉아 있었는데 아내가 갑자기 고백했습니다.
처음엔 멍하고 당황했지만 의미를 알고는 기뻐하며 바로 OK했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였죠.
아내를 집에 보내기 전에 다 그렇듯 남자의 본능이 어디 가겠습니까.
첫날 사귀자 마자 바로 여러번의 깊은 키스를 하고 집에 보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정도 즐거운 회사생활을 했죠...
하지만 아내는 단기간 알바였기 때문에
7월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아내와 큰 싸움을 했습니다.
다들 3개월, 3년, 30년이 고비라고..저희도
3개월만에 고비가 왔죠.
아내는 대학 친구들이랑 여행비용을 마련하느라
잠깐 저희 회사에 온거 였는데
그만두고 여행을 간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왜 그랬는지 아내의 폰을 뺏고 모든
친구 목록을 지우고 승진하고 2개월차에 직장까지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다들 여자에 미쳤다고 손가락질하고 욕하고 한심하게 보더군요.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몇일 떨어져 지내는게 더 중요했으니까요.
결국 아내는 몇일 뚱하더니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여행갈 돈으로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저도 같이 땄죠.
그리고 그 동안 모은돈으로 마티즈를 샀습니다.
한번은 애인 동반으로 아내의 친구들과 여행을 갔는데
다들 강남, 강북에 사는 친구들이라
남친들도 SUV차 아니면 중형을 끌더군요.
아내에게 "괸찮아?" 물어 보았는데 웃으며
"같은 4인승 이잖아. 크기 차이지..우리께 세금이랑 기름이 덜 나가"
하고 더 좋다고 말하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더 잘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약 3개월정도 백수 생활을 접고 다시 제 전공을 살려 핸드폰수리 쪽으로..
아내는 미대졸업이라 디자인쪽으로..약 2년정도 서로다른
직장을 다니게 되었는데...
데이트때 당연하듯 비용을 제가 다 내려하자
아내가 극구 말리더군요.
같이 버는데 혼자 쓸 필요 없다며
카드 하나를 만들어 각자 30만원을 넣고 니돈 내돈 할꺼 없이
하나로 긁고 다녔습니다.
서로 일을 다니다 보니 못 만날때도 있고
밥만 먹고 헤어지거나 하니 몇달 안 쓴 돈이 쌓여
생각보다 데이트 통장에 많이 돈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걸로 뭘 할까? 여행갈까? 고민할 참인데
아내는 지금의 장모님과 저희 어머니에게 선물사서 줄꺼야...얘기 하더군요.
20대 초반의 여자친구들은 화장품이나 가방..아님 연체된 핸드폰비용을
내달라는 여자가 많았는데..부모님 선물이라니...
그때 아내의 됨됨이를 알 수 있었죠.
다시 한번 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양가를 챙기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의 이미지가 좋아졌습니다.
당연 미래에 대한 결혼 이야기도 나왔죠..
그때 27세 였는데.. 제 인생의 최대의 고비였죠.
아마 평생 맘고생을 그때 다 한거 같습니다.
다들 집안과 집안의 결혼이라고 하잖아요.
그 말을 그때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 아버지가 일찍 돌아 가신탓에 어머니가 평생버신
돈으로 마련하신 2천짜리 지하 단칸방에 살고 있는거에 비해
아내는 4억정도의 아파트에 장인은 개인사업 하시는데 억대 수입을 버시더군요.
게다가 지방대이지만 성적을보니 4년 장학생에 장학금받아 졸업하고
아내와 아내동생은 이미 일본어, 영어 외국어까지 하는데
딱 봐도...제가 넘 볼수 없는 여자였습니다.
평소에 자랑이나 메이커하나 안 걸치기에
이렇게까지 격차가 날지 꿈에도 몰랐죠.
한 번은 저희 집에 초대했는데 제가 지하로 들어가자 조금 실망한
기색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손을 잡고는
"우리가 많이 노력해야겠다." 말을 하는데
정말 정말.....
이루 말 할수 없을 정도로 날 포기 하지 않는 아내의 착한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결혼 준비를 위해 통장을 보니
제 수중에 땡전 한푼 없더군요..
지금 보니 너무 없이 살아 내돈 벌면서 저축보단
하고 싶은거에~ 갖고 싶은거에~
치중하다보니 남는게 없더군요
제 자신이 한심 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시급이 높은 공장쪽으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입사하였습니다.
적게는 230, 많게는 260정도 받더군요
공장일이 챙피해서 아내에게 말 안하고
한 두달 다닐때쯤 결국 아내가 집요하게 물어 결국 말하게 되었습니다.
슬슬 눈치를 보고 있는데 아내가
"나도 거기 들어갈래" 말하 더군요.
극구 말렸습니다. 대학나와서 공장일이라니..
제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고집을 못 꺽고 아내도 공장에 들어와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첫 월급을 받고 저에게
"나 믿고 너 월급 나한테 맡겨보지 않을래?"
전 그날 도장과 카드 월급통장을 아내에게
모두 맡겼습니다.
그리고 한 달 용돈으로 현금 10만원을 주었습니다.
저는 담배도 술도 안하기에
조금 모자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말 없이 받았습니다.
그때 제 인생의 큰 도박이 시작한 때 입니다.
내 인생을 그녀에게 올인했죠.
그렇게 3년..10만원으로 생활했습니다.
가끔 생일이나 보너스를 받으면 30만정도 받아
제 취미인 피규어에 올인했죠.
한번 아내에게 넌 보너스로 뭐 했어? 물었는데
제가 비행기를 안타 봤다고 들어서
2년치.. 반으로 쪼갠 보너스를 모아 이번 여름휴가
제주도 여행에 다 썼다고 말하더군요.
................
할말이 없었습니다.
아내는 음료도 잘 안 먹고 밥도 회사에서 다 나와서
돈이 잘 안쓰게 된다며 그냥 통장에 다 넣고
가끔 양가 부모님 생신때 크게 40~50만 정도 용돈으로 주었습니다.
전 날 위해서만 썼는데 말이죠...
그렇게..아내와 4년정도 연예를 하니
저도 모르게 철이 들게 되었습니다.
정말 현명한 여자가 사람을 만들더군요.
그렇게 1년여 정도 더 지나 29세 마지막 크리스마스때 였습니다.
그때 아웃백에서 밥을 먹는데 아내가 통장 2개를 내밀더군요.
그중 하나를 열었는데....
너무 많은 0 에 놀랐습니다.
무려 1억 5천...
제손이 다 손이 떨렸습니다.
아내는 제 손을 잡으며
"당신이 날 믿고 따라줘서 이렇게 모았어 고마워. 그리고 고생했어"
잘 안우는 편인데 그때는 눈물이 나더군요.
정말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마지막 통장을 내밀어 봤는데 청약이였습니다.
처음볼때 아내도 나를 내 사람이라 생각이들어 만날 그날부터
들어온 청약이였죠.
날짜 또한 처음사귄 다음날로 찍혀 있었습니다.
두손 꼭 잡으며 결혼하자며 준비 끝났다고 고생했다고
쓰다듬으며 저희는 그렇게 부부가 되었습니다.
신혼집으로 1억짜리 23평전세 아파트를 얻고, 마티즈를 팔아 아반떼로 바꾸고
나머지로 살림살이와 결혼준비에 썼습니다.
신혼여행은 회사에서 보내줘서 처음으로 해외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같이 모은거라 니돈 내돈 할꺼없어 싸움 한번없이 부모님 손 한번 안 빌리고
일사 천리로 했죠.
정말 뿌듯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딱 집에 들어오는데 30년 지하 생활에서
아파트로 들어오는데 목이 메여 오더군요.
그때 알았습니다.
좋아하는걸....갖고 싶은걸... 조금만 참으면 이렇게 생활이 변화 한 다는걸..
30살..이제서야 돈 모으는 의미를 알게 되었죠.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저는 아직도 10만원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내는 지금도 0 원 이라는걸 알기에....
지금은 아내가 임신하여 외 벌이지만
다다음달에 이천만원짜리 적금을 탄다고 말합니다.
정말 검소하고 현명한 아내입니다.
전혀 모자라지 않는 집안에서 태어 났는데
왜 이렇게 검소할까...
지금와서 말하는데 아내가 10년전 85kg여서
중고등학교 왕따 였다고 하더군요.
지금 보면 너무 말라 상상조차 안돼는데 말이죠.
그래서 돈이 있어도 꾸밀줄 모르고 서른 되서도
누구나 다하는 아이라인 조차 못 그립니다.
그래서 결혼때 처음 본 아내의 풀 메이크업을 하고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너무 예뻐 지금도
핸드폰 배경에 저장하고 매일 같이 봅니다.
잠자리를 가질때도 살 터진 부분이 하얗게 있는데
챙피 하다고 손으로 가리지만 전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얼굴에 수 많은 여드름 자국도 몸에난 흉터도
저에겐 장애물이 되지 않으니까요.
만약에 날씬하고 이쁘면 지금의 아내는 제게 없을 테니까 말이죠.
7년이 지난 지금도 전 콩깍지하나 벗겨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평생 안 벗겨 질꺼 같습니다.
그렇게 오직 한 사람만 바라 보고 있습니다.
뱃속의 아기가 지금 아내의 관심을 독차지해
조금 질투가 나지만
만약 딸 에다가 아내까지 닮은 아기라면
쪼~~~끔 아내에 대한 사랑이 작아 질지도요.
그리고 최근엔 장인어른이 사업도 저에게 물려 주신다 하더군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냥 아내를 처음만나 제가 준건 변하지 않는 끝 없는 사랑뿐이지만
그거 하나로 많은걸 얻게 되네요
남자건 여자건 한 사람만 현명하다면
철없는 다른 남녀는 변하기 나름입니다.
저 또한 그 중에 한명 이였으니까요.
이제 마지막 2013년도 한달 남았습니다.
조금 적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길게 되었네요.
다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지금의 아내, 남편들 보며
과거 한번 떠올리며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고생했다고 말하세요.
2014년은 분명 더 좋은 한해가 될테니까요.
여기까지 저희 부부 이야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