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7년반됐습니다. 2년반 연애하고 결혼했구요.10년동안 있었던 일을 글 하나에 다 적을수도 없는 없겠지요.
직장동료로 만났고 와이프가 연상입니다.결혼전에는 그럭저럭 잘 맞았는데 결혼하고나서 워낙 많이 다투었습니다.이유는 정말 사소한 것들인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서로 대화가 참 안됩니다.그래서 서로 의견충돌이 있으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결국 싸움이 됩니다.
연애할 때는 그냥 각자 자기걸 선택하니까 문제가 없다가 결혼을 하면서 '우리 선택'을 하게되니 끝도 없이 싸웁니다. 결혼 준비하면서도 많이 싸웠습니다. 예물등 준비하면서 와이프는 저랑 취향이 다른데도 자꾸 제 의견을 묻더군요. 저는 의견을 얘기해보다가 워낙 안맞으니 그냥 와이프가 좋아하는걸로 고르라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화가 났나봅니다. 그리고 본인이 그 과정에서 얼마나 못되게 말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이거 어때?' '난 이게 더 예쁜것 같은데?' '아 참 보는 눈 없네. 그런건 요즘 아무도 안해요.' '휴... 그럼 니가 맘에 드는걸로 해.' '한숨은 왜 쉬는데? 너는 별로 관심이 없나봐 다 내가 골라야되고 너도 의견좀 얘기해봐' '내가 왜 의견을 얘기 안 해 이게 더 낫다고 했잖아? 내 의견은 얘기했지만 어쨌든 결정은 니가 하는거니까 니가 좋은걸로 하라고.'
이렇게 몇번 반복되다 제가 '그럼 어떻게 하라고?' 하고 버럭 화내는 걸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지요. 와이프는 제가 화내고 한 말들만 기억하지 자기가 한 말은 조금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저도 욱하는 성질 때문에 화를 버럭 내고 곧 후회하는 스타일인데 와이프는 정말 보통이 아닙니다. 싸우고 나서 어느정도 화가 가라 앉으면 저도 그렇게까지 싸울일은 아니었는데 싶어서 제가 미안하다고 하고 대부분 먼저 사과합니다.
"아무튼 화내서 미안하다. 나는 내 나름대로 내 의견도 얘기하고 결혼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것도 안한다고 하니까 화가 나지." "내가 언제 그랬는데? 함께 하는 결혼인데 준비도 같이해야하는거 아니야?"
이렇게 제가 화가 난 이유 자체를 부정합니다. 제가 와이프가 한 말을 인용하면서 따지면 다시 싸움이 시작됩니다. 둘중 하나죠. 하나는 내가 언제 그랬냐. 다른 하나는 내가 그러긴 했는데 그런뜻이 아니었고 그랬다고 나한테 이렇게 화낼 일이야?
결국 이런 다툼은 제 입을 다물게 만듭니다. 제 입장을 얘기해봐야 뭐하겠어요. 어차피 인정하지 않으니까 따져봐야 싸움만 길어집니다. 그냥 말아야 하지 하고 입을 닫고 그럼 와이프는 한참을 저한테 퍼붇다가 그만둡니다. 고통스럽지만 그나마 이게 싸움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와이프한테 화내봐야 뭐 좋을게 있겠어요. 그런데 화가 나는걸 어떻게 해요. 이런일이 반복되니까 함께한 시간이 쌓여갈수록 더더욱 화가 납니다. 과거의 일을 끌어낼 때 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게 저한테는 지난번 그 싸움이 와이프의 일방적인 주장을 감내하고 끝난 거였는데. 와이프에게는 제가 그때 그렇게 한바탕 하고 미안하다고 했으면 또 그러지 말아야지가 되니까요.
화가 나면 저도 내키는대로 다 말 합니다. 조목조목 따지면서 니가 그렇게 얘기했으니까 상황이 이렇게 된거 아니냐, 니가 거기서 그렇게 얘기하는건 이런 뜻이 아니냐. 물론 와이프도 지지 않구요.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거나 그런 뜻이 아니었지만 제 말은 가시가 돋혔다고 하지요. 그렇게 격해지다보면 폭언도 하게 되고 제가 항상 사과하는 부분은 이부분이에요. 제가 와이프한테 무식하다 상식이 없다는 표현을 많이 썼고 화내고 나면 그것 때문에 미안했고 항상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저만 하는게 아니고 와이프도 저한테 상처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와이프는 저한테 사과한적이 없어요. 슬프게도 그것조차 저는 와이프가 저한테 한 막말이나 행동들에 대해서 사과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와이프는 제가 잘못했으니까 제가 사과하고 끝난 일로 기억하지요.
대화가 너무 안되고 막무가내에 더 얘기해봐야 싸움만 커지니 여기서 그만 좀 하자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이 얘기 해봐야 싸움만 된다. 그냥 여기서 그만하자. 단 한번도 들어준적이 없어요. 와이프는 자기 할말을 다 해야하고. 그래서 제가 듣기만 하고 대꾸를 하지 않으면 잠깐 자리를 떴다가도 곧 다시 돌아옵니다. 결국은 싸워야 끝나죠.
와이프는 본인 머릿속에 있는 얘기를 남에게 했는지 안했는지 구분을 못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식이죠.
요즘 아들 장난감 수납장을 골라주려고 보고 있는데. 며칠전에 저한테 매쉬 소재의 수납장 이미지 하나를 보여줬어요. 그때 제 대답은 "이런 메쉬 형태로 된 바구니는 장난감에 먼지가 많이 쌓이지 않을까?" 였습니다. 그러고 넘어갔죠.
그리고 오늘 아들 책장을 주문하고 PC를 끄려는데 그러더군요.
"이케아꺼 어떻게 사는지나 알아봐" "갑자기 무슨 이케아?" "아 지난번에 얘기한거 있잖아" "난 어떤거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이케아껄 언제 봤지?" "아 진짜. 니가 먼지 많이 들어가서 싫다며"
이렇게 짜증을 내면서 하는 얘기를 듣고 아 지난번에 보여줬던 그 매쉬소재 수납장 얘기하는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제가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얘기했지요.
"아니, 다짜고짜 이케아 제품이라고 하면 내가 그때 얘기한건지 어떻게 알아." "왜 몰라 너도 같이보고 먼지들어가서 싫다고 해놓고" "사진만 봤는데 이케아 제품인지 내가 어떻게 아냐?" "참나 다같이 봤거든." "휴, 아무튼 나는 제품명도 모르고 니가 그 사진을 어떻게 찾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찾으라구? 니가 찾아보든가." "아 진짜, 이케아 수납장 하고 찾으면 되잖아"
하고 저를 밀치고 PC에 앉더니 검색해서 몇페이지 보다가 안나오니까 홱 가버리더군요.
진짜 할 말이 없습니다. 꼴도보기 싫으네요.
아이가 있으니 헤어질수도 없구요. 불가능한 일인 줄 알지만 말 안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사실 저한테 하는 말 90%는 뭔가 해달라는 요구니까 그냥 되는것만 해다 바치면서 대화는 안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한 10분만 얘기해도 속이 뒤집어져요. 이사람이랑 부부로 살아야 한다는게 너무 고통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