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assé> The Past,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2013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베레니스 베조, 알리 모사파, 타하 라임
★★★★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정말 사람 속을 뒤집는 사람이다.
그의 전작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도 그랬지만
평범하게 시작해 엄청난 결과를 쏟아내는 대화씬들은
웬만한 액션 영화의 클라이막스보다 파워풀하고 극적이다.
각각의 인물들은 나름의 입장이 있지만
살짝만 비틀어보면 누구 하나 틀린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정보의 부족으로 대화가 어긋나고, 이해의 부족으로 언성이 높아진다.
서로 동의하고 명확하게 끝맺음 되진 않지만,
분명 그들의 대화는 상황을 다음 단계로 명확하게 넘겨준다.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단순한 대화씬도 편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누군가를 기다리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대화를 끊지 않는다거나,
(결국 기다리던 인물을 다시 대화속으로 끌어들이는데 그 이유와 과정도 인상적)
페인트를 쏟아놓고 그 주변을 벗어나지 않으며 대화를 한다거나,
또는 임신부가 끊임없이 담배를 피운다거나..
보는 사람의 마음 어느 한 구석에 불편함을 심어놓고
날 선 대사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미칠 지경이다.
엔딩이 인상적인데, 본래의 톤에서 다소 벗어난 듯한 느낌이지만
그 자체로서 본다면 참으로 가슴 시린 엔딩이 아닐 수 없다.
<그래비티>, <올 이즈 로스트>와 함께 올 해 최고의 엔딩으로 꼽고 싶다.
comment
국내엔 <아티스트>의 배우로 알려진 베레니스 베조에게
올 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사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아델을 연기한
아델 엑사쇼풀로스가 받는 게 맞지 않나 싶었지만.. 뭐 황금종려상을 가져갔으니.
딸 루시 역을 연기한 폴린 버렛이란 배우가 너무 예뻐
어디에 나왔나 찾아봤더니 무려 <라비앙 로즈>에서 어린 에디뜨 피아프 역을 맡았더라.
타라 라힘은 <예언자>에서 워낙 무겁고 강한 연기를 보여준터라,
이 영화에 나온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말이 안통하는 망나니로 나오나 했었다.
점잖은 역할도 어딘가 모르게 힘이 느껴져 좋은 인상을 받았다.
bbangzzib Ju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