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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나도 입덕 계기~~~

여긴 누나팬도 많지만 엄마팬도 많아서 넘 좋다~나도 엄마팬 줄 끝에 서도록 할게. 
다들 입덕 계기를 너무 맛깔나게 써서 부끄부끄하지만, 어디 풀어놓을 곳이 없이 속앓이 하는 것보다는 여기에 그냥 끄적이도록 할게. 아~ 너~~무 좋다. 대나무 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이이이~'하고 외치는 것 같아. 후후훗~

난 다른 소속사 아이돌에 비해서 sm 아이돌에 관대한 편이었어. sm에서 나온 아이돌 음원은 거의 무조건 들었으니까. 그리고 sm의 퍼포먼스를 좋아한다고나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 외모 덕후였지. 
이건 신랑도 알고 있었어. 자기도 나름 잘생겼기에 나름 얼굴덕후인 내가 자신과 결혼했다고 믿는 사람이니까........ 자신감 하나는 세계 최고라서 마음에 들었었지. 물론 자신감만이야. 
여튼 나름 나의 덕후 생활을 존중해 주는 사람이라 나 임신했다고 하니까 축하선물로 그 당시 내가 빠져있던 아이돌 음반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사다 주었었지. 이때  늙그막한 아저씨 하나가 쭈뼛거리며 앨범을 구매할 때 옆에서 쑥떡~쑥떡 댔던 고등학생들 땜에 무지 부끄러워하였지만 포스터까지 받아 챙겼다는 것은 안 비밀~
어렵게 구해온 포스터까지 붙여놓고 매일 아침 정화수 떠다 놓고 빌었지.울 아가는 나중에 sm 토요 오디션에 한번에 붙게 해달라고.하지만... 아직 싹수는 보이지 않는다. 주입식 교육이라도 시켜야 할까봐.
근데 아가를 낳고서는 가요보다 동요를 들어야 되니까 가요계에 관심이 자연스레 멀어지더라. (아직 아가 낳지 않은 웅녀들아...ㅠㅠ 정말 아가 낳으면 내 삶이 바뀌게 되어 있어. 그러니 아가 낳기 전에 하고픈 일들 마음껏 해보는 게 좋아. 이거슨 경험자의 따스한 충고얌.)
새로 나온 앨범이 뭔지, 누가 컴백했는지 알 수가 없었어.ㅠㅠ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덕후 세포가 소멸되기 시작했어.가끔보는 예능에 아이돌들이 나와도 심드렁한거야.잘 생겼다고 방송에서 치켜세워줘도 '아...요샌 저런 얼굴이 대세구나.'라는 평가만 할 정도의 경지?아.. 나의 덕후 생활이 이렇게 정리되는구나....하고 생각했지.아이에게 자랑스럽게 "엄마는 이제 덕후가 아니예요."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야.하지만... 정말 유명한 말이 있지.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이건 "지구는 둥굴다."라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말보다 더 만고의 진리야.ㅜㅜ

어느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가 너무 막히는 거야.도로에서 정체된 채로 차가 움직이지 않아. 라디오만 듣다가 심심해져서 dmb를 켰지.근데 마침 주간 아이돌 재방이 하더라?주간 아이돌의 랜덤 댄스 코너를 신랑도 나도 좋아하는 지라 같이 보기 시작했지.근데....예상했겠지만 그때 나오는 출연진이 이그젝소!!! (난 이때까지 엑소 이름도 읽을 줄 몰랐어.ㅠㅠ)그것도 빨간 방울 토마토 버전!!하필이면 초능력 발현의 시간에!!!!
빛이 번쩍!! 전기가 뽝! 물이 쿨렁!! 순간이동이 뿅뿅뿅!! 힘이 쾅!! 바람이 슝슝슝~ 불이 화르륵!! 하는거야.
울 신랑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계속 보고 있고 나는 안전벨트를 부여잡으며 웃다가 울었지. 뒤에 있던 울 아가는 왜 웃긴지도 모르고 엄마 아빠가 웃으니까 꺄르륵 거리며 같이 웃었고.거기까지는 '이번 sm 아이돌 컨셉은 신선하네.' 라는 느낌이었어. 근데... 근데.... 자꾸 빨간 모자를 쓴 아해가 너무 신경쓰이는 거야. 웃는 모습이 화면 모서리에 살짝 살짝 비춰지는데 뭐지? 싶은거야. 웃는게 너무 예뻤던 거지.
그.리.고.고음 대결에서 난 느꼈지.몇년 전에 내가 보유하고 있던 덕후세포가 다시금 새 생명을 부여 받았다는 것을.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고음을 내지르는데... 신랑에게 소리쳤어."쟤 뭐야? 엉? 쟤 뭐지?" 라고 속의 말이 튀어나와 버렸어.
그리곤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엑소 뮤비 감상.....엑소, exo, 시우민, 김민석, 민석이, 슈밍, 슈민이, 석이........ 로 검색질에 들어가서 덕질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름 동네에서 살림 잘한다고 소문나 있는 똑순이인지라 이런 나의 본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었지.그리고 아가 엄마들 모임에서는 드라마 얘기만 꽃피우지 아이돌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않거든.난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TV도 잘 안보고 책을 많이 읽는 교양있는 여자" 컨셉이었단 말이야.
그런 내가 엑소 앨범을 사들이기 시작했지.m과 k 것. 그리고 리팩까지 말이야. 
하지만.... 나의 이중 생활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어.아가와 함께 카페 데이트를 하러 갔는데 마침 '으르렁'이 나오더라. 난 '나이스 선곡~' 이라며 속으로 흥얼거렸지.헌데. 울 아들.... 아주 큰 소리로..
"이 노래 엄마가 좋아하는 예쁜 형아들 노래 아니예요? 맞죠?"
ㅜㅜ 그러지마....그 카페는 엄마 단골 카페란 말이야.ㅠㅠ 주인 언니랑 엄마랑 친하단 말이야.ㅜㅜ거기까지는 그냥 "응. 노래가 좋지?"라며 나름 잘 방어를 했지.헌데 노래가 끝나자 2차 아들의 순수 공격이 들어왔지.카페 이모한테 갑자기 쪼르륵 달려가서는...
"이모~ 아까 이쁜 형아들이 부르는 노래 다시 틀어 주세요.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서요."
.....그러고는 나에게 와서는 "엄마. 나 잘 했지요?"라며 나 착하니까 쓰담 쓰담 해줘. 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라.........본의 아니게 일코 해제 당했다.
그 후로 그 카페에 내가 들어서면 엑소 노래를 틀어주더라....저번 주에 갔더니 "엑소 새 노래 있어요."라며 12월의 기적을 배경 음악으로 틀어 주었지....
그때 쓰담쓰담을 해주지 말았어야 했어!!!길 가다가 매장에서 엑소 노래라도 나오면 "우와! 엄마가 좋아하는 이쁜 형아들 노래다!!"라며 펄쩍 펄쩍 뛰는 바람에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
요즘은 12월의 기적이 흘러 나오면 "이것도 엄마가 좋아하는 형아들 노래예요?" 라도 물어봄.맞으니까 제발 큰 소리만 내지 말아달라고 빌지만 일코 해제는 종종 당할 것 같아.

아~ 그리고 울 신랑이랑 시우민이랑 닮은 점이 하나 있어.키.
참고로 난 171cm야.
괜찮아. 내가 크니까 울 아들은 키가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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