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놓고는 잊고 있었는데 '판'되었네요
헐...별 관심 없으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과 댓글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달아주신 댓글들 잘 읽어 보았어요
사실 아래 얘긴 한 1년 반쯤 전에 판에 올리려고 작성해 놓은 것을 옮긴 사연입니다.
지금은 어느덧 애가 둘이 되었구요 ^^;
나름 균형을 이뤄 가며 살고 있습니다.
굳이 글을 올렸던 건 얼마전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발견한 이 글을 보고 이 때의 생각이 나서
이런 상황에 대한 다른 분들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어쨌든 제가 선택한 아내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던 간에 그 부분까지 끌어 안고 살아야 하는게 제 몫이니까요 ^^;
다행히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애가 둘이 되고 나니
아내도 점차 집안 일을 하고 애를 보고 음식을 하는 것에 조금은 능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저도 집안 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애를 둘 보는 것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걸 생각하면 휴일에도 가만히 앉아 있을수만은 없어서 가사일과 육아를 분담하고 있어요
(아마도 이건 제 성격탓인가봅니다)
아마 시간이 갈 수록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변화하는 데는 어쨌든 시간이 필요하니까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가족을 위해 바뀌어 가는 아내를 바라보는 것도 흐믓한 일이니까요
많은 관심 감사드려요
많은 분들이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셨지만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1년반 동안 짬날 때 마다 같이 유모차 끌고 나와 같이 산책하며 정말 많은 대화를 했고
그러면서 저도, 아내도 조금씩 바뀔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새해를 맞아 모두들 행복한 가정을 이뤄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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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 속상한 일이 있어 몇 글자 끄적여 볼까 합니다. 음슴체...는 못쓸 것 같으므로, 그냥 존칭으로 쓸게요 저는 올해 서른둘 결혼한지 3년차 된 흔남입니다.
속상한 일은 오늘 아침에 있었는데요, 아침 출근을 준비하다가 갑작스레 거래처 분한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저희가 출근시간이 좀 늦은 편이라, 아직 집이라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 (평소에는 제 출근 시간에 아이도 자고 아내도 자고 있는데 오늘은 아이가 일찍 깨서 둘다 일어나 있었거든요)
아내한테 거래처 전화왔다고 얘기하고 조용히 안방 문을 닫고 들어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거래처 분과 통화중에 아이가 갑자기 밖에서 울기 시작하더라구요. 전 당황했고, 거래처 분은 제가 출근 전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러고 전활 끊게 되니 기분이 썩 좋진 않더라구요. 아침상을 차리느라 아가를 못봐서 저렇게 우나 싶은 생각에 밖으로 나와 봤더니 아이는 안방 문 앞에서 울고 있고 아내는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더군요.
순간 화가 났습니다. 우는 아이를 안으면서 애좀 보지 뭐하냐 그랬더니 애가 자기랑 있으면 울고 아빠만 찾는데 자기보고 어떡하냐고 큰소리 치더군요… 좀 황당했습니다.
그게 엄마로서 할 얘기냐 그랬더니 왜 아침부터 자기한테 신경질이냐며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애 내려 놓으라며 큰소리 치길래 더 얘기하면 싸움이 길어질 것 같아 나왔습니다…
저와 아내는 동갑이구요 2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연애시절 아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결혼 전부터 전업주부가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외벌이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은 주변에서 익히 들어서 좀 걱정도 됐지만, 아내의 뜻을 존중하고, 전업주부 역시 쉬운 결정이 아니란걸 알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전업주부’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더군요. 많이들 얘기하는 아침밥... 네, 아침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결혼 전에도 아침은 챙겨먹고 다니는 편이었습니다. 바빠서 못드시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전 습관이 돼서 그런지 아침은 가급적 챙겨먹어야 오전시간에 업무도 집중 잘되고 하루종일 힘내서 일하거든요. 그런데 결혼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아침밥을 챙겨 준건 손에 꼽을 정돕니다.
처음에는 요리에 서툴러서, 그 다음에는 임신해서,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기 때문에… 몇 번 다툰적도 있지만 임신과 육아에 따른 어려움은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큰 불만을 제기하진 않았습니다. 한 동안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 등으로 아침을 때운 적도 많았죠.
그러다가 아이가 밥을 먹기 시작하니 그 때부턴 밥과 국을 해놓고 자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제가 밥솥에서 밥 푸고 국 데워서 대충 반찬 놓고 챙겨먹고 나갈 때가 많았습니다. 아침을 챙겨 먹더라도 전 가급적 밥먹고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해놓고 나갑니다. (그래야 아내가 덜 힘들테니까요…애보는게 많이 힘들잖아요)
아침밥을 빼더라도 주말에 점심/저녁 먹을 때면(평일에는 회사일이 바빠 아침을 빼곤 거의 집에서 밥먹을 일이 없어요) 신혼 시절에는 제가 요리를 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집안 청소를 돕고, 장 보러 가는 일도 종종 했죠.
아이가 태어난 다음 한 동안은 오히려 편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산후조리원 2주, 도우미 2주 끝난 담에 한동안 처가에 가 있었으니까요. 아내가 처가에서 어느정도 있다가(저도 거의 처가에서 출/퇴근했었습니다.)
집으로 다시 오고 나서는 혼자 아이를 돌보는 거에 지치기 시작합니다. 육아가 힘들다는 것은 물론 저도 공감합니다. 더욱이 첫 아이를 키운다는 건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죠… 이해합니다. 이해하기 때문에 제가 집안 일을 도와주는 것에 딱히 불만을 표시하진 않았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제 업무의 특성상 대개 일이 매우 늦게 끝납니다. (평균 12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일찍 끝나는 날에는 집에 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바닥 청소도 하고 아이도 돌봤습니다. 제가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 동안 아내는 아이 돌보느라 무척이나 힘들었기 때문에 제가 퇴근하고 집에오면 아내는 좀 쉬어야겠죠. 혼자서 아이를 보는게 힘든걸 알고 있었고, 제 아이이기도 했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는 것이 즐겁기도 했습니다. (예쁘잖아요…)
회사일이 빡세다보니 주말에는 좀 쉬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주중에 아이랑 같이 밖에도 잘 못나가다보니 주말에는 어디라도 다녀오고 싶어할 때가 많죠. 저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기저기 다닙니다. 가족과 함께 외출하는 거 저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나가면 아이를 보는 건 거의 제 몫입니다. 아기띠를 하고 아이를 안고 다니거나 유모차를 밀거나 아이가 울면 안아주는 것 등등…
우리 아이가 엄마보단 아빠를 잘 따릅니다. 아이가 돌 전까지는 안아서 재우지 않으면 잘 안자서 밤에 한두시간씩 안고 있어야 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아기 때 안아서 재우는 건 (제가 야근을 해서 밤 늦게 오지 않는 한)거의 제 몫이었습니다. 아기와 스킨쉽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가 저를 잘 따릅니다.
아내가 안으면 울다가도 제가 안으면 그친다던가… 그런 경우가 많다보니 당연히 외출할 때 아이를 주로 보는 건 제 몫이 되더군요. 어쩌다가 쉬게되는 휴가기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업주부…쉽지 않죠. 전 이해하려고 많이 도와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다가도 어쩔 땐 너무 힘들어서 짜증낼 때도 있습니다. 정작 제가 쉴 시간은 없는거죠. 아침부터 밤까지 회사일에 치이고, 퇴근하고 들어오면 아이랑 놀아주고, 재우고… 주말엔 집안 일 하고, 가족들이랑 외출하고… 제 아이니까 아이들 돌보는 거에 큰 불만 없습니다. 저와 제 가족이 사는 집이니까 집안 청소하는 거에도 큰 불만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업주부인 아내를 배려하는 만큼, 아내도 사회 생활에 치이고 힘든 저를 조금은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유독 떼도 많고 많이 칭얼거리고 해서 남들보다 더 힘들게 아이를 키우는 건 알지만 말이죠…
가끔 회사에서 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빨리 들어오라고 난리가 납니다… 당연히 제 개인약속은 거의 못잡구요 (잡더라도 9시전에는 집에 가야합니다)
다른 결혼하신 분들은 어떻게 사시나요? 아내가 전업주부이신 분들 얘기가 궁금합니다. 아기 낳고 그러면 다들 저처럼 사시나요? 시간이 좀 지나서 아이가 크면 나아질까요? 선배님들 조언 부탁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