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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아.

이제 막 스물한살이 된 종인이에게!

 

네 이상형이 자기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역시 넌 참 성숙한 사람이란 걸 다시금 느낀다.

 

내가 인생에서 최초로 실패(입시)를 경험한 나이가 열아홉이었던 것에 반해 너의 실패는 너무나도 빨

랐다.

 

12살의 첫 번째 좌절.

나의 12살을 회상해 보니 네가 받았을 상처를 더욱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린 마음에 울고 주저앉고 싶었겠지만 너는 그러지 않았다. 이를 다시금 정진하고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은 너는 누구보다 빨리 성장해 2년 후 그 아픔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너무나도 짧았고 너에겐 또다시 긴 터널 같은 나날들이 펼쳐졌다.

 

명시적인 비교, 같은 처지였던 동료들의 성공..혹은 포기.

 

그 많은 역경 속에서 너는 스스로를 연마했고 마침내 세상의 빛을 봤다. 뜨거운 설렘, 벅차는 마음..

하지만 너의 첫 활동은 네 기대만큼의 반향은 불러오지 못했다. 사람들은 너흴 시대에 뒤떨어진 노래를 부른다며 비웃었지만 너는 단 한 무대에서도 너의 땀방울들을 아끼지 않았다.

일년이 넘는 공백은 너의 정신을 더욱 완고히 다져 주었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너의 춤은 걷잡을 수 없는 충동에서 절제된 야성으로 변모했고 나는 그것을 보고 너의 일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사람들은 너의 노력이 담긴 세월들이 만들어 낸 단호함, 너의 외적 분위기에서 풍기는 차가움으로 너를 판단하고 무대 밖에서의 네 행동 하나하나에 “카이니까” 라는 기준을 세워 판단하고, 손가락질하고, 실망한다.

 

꿈 하나만을 보며 달려온 너는 처세술에 취약하고 예쁨 받는 꼼수를 모르고, 표현에도 서투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네가 좋다. 목표가 단순하고 그것 하나만을 보는 너의 그 무던함이 예쁘다. 바보 같은 맹목은 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9살의 네가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지금까지 달려온 10년. 나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을 너의 지난 10년에 감사하고 네가 또다시 달려 나갈 너의 수십년을 기대한다.

 

아직 인생의 초봄에 있는 종인아.. 나는 너의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성숙해 질 미래가 너무나 기다려진다.   

추천수1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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