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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는 게 힘들어요.

흔한여자 |2014.01.21 17:20
조회 842 |추천 1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그래도 여기가 저랑 나이대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전 올해 30이 된 여자입니다.

많다면 많은거고 적다면 적은 거지만, 한 해 한 해 살수록 사는 게 너무 버거워집니다.

 

직업은 의사. 전문직이면 말 다했다고 하실 수 있지만, 저희 집은 정말 가난합니다. 차상위계층이에요. 아버지 막일하시고, 어머니 고시원 청소하십니다. 결혼도 늦게 하셔서 나이도 많으신데... 원래도 가난했지만, 아버지 교통 사고 이후에 더 상황이 나빠졌어요. 다행히 등록금은 모두 장학금을 받았고(성적장학금 아니고, 집안형편 덕분에 받은 장학금이에요..), 학교 다니는 동안 미친듯이 과외를 해서 생활비, 책값, 기숙사비 등을 충당했습니다. 그래서 학생 때의 추억이 없어요. 동아리도 저에겐 사치였고, 공부와 알바 외에는... 남자친구도 없었구요.

 

학교 다닐 때부터 열등감이 좀 심하긴 했어요. 아무래도 의대다보니 주변 아이들은 거의 강남 아이들. 지방에서 올라왔어도 다를 건 없었죠. 학생 때부터 차 있고, 명품 들고 다니는 애들도 많았고... 제가 과외를 해도 그 아이들과 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었어요. 방학이 끝나고 나면 방학동안 뭐했냐는 질문이 가장 듣기 싫었어요. 그 아이들은 해외여행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저의 일상은 과외하는 거였거든요. 돈모아서 가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환갑 언저리의 나이로 막일하시는 아버지와, 아픈 어머니와, 제 방도 없는 고향집의 곰팡이 가득한 벽지가 떠올라 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전에 그만큼 돈을 모을 수도 없었지만요.

 

졸업을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어요. 차이는 점점 심해지더라구요.

돈이 한푼도 없으니 자취를 해도 제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야 했고, 여자 혼자 살다보니 조금 더 안전한 곳을 찾으면 월세와 이자는 높아지게 마련이고 부모님 용돈에 보험료, 연금저축 등을 내고 나면 통장으로 들어가는 돈을 볼 때 한숨만 나더군요.

 

나이는 다 찼는데. 동기들이 부모님 원조로 호텔에서 결혼하고, 빚없이 시작하는 걸 보면 이방인이 되어버린 느낌을 받아요. 비록 전문직이어도 전 상대방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거든요. 제가 가난하니깐요. 그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나만 바라봐주는 착하고 성실한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 하길 원했는데, 그마저도 쉬운 건 아니더군요. ^^; 사랑이라는 것도 식는 것이더라구요. 현실 앞에서, 그리고 현실과 관련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과연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다른 동기들처럼, 의사나 다른 전문직 아니어도 함께 사랑하는 사람이면 되고, 결혼식은 가족끼리만, 정말 어머니 아버지 도움 없이, 우리끼리의 힘으로, 예단 예물 없이 해 줄 사람 있을까. 우리 엄마 아빠, 가난하고 못 배우셨다고 무시하지 않을 사람 있을까. 그보다 앞서 날 사랑해 줄 사람은 있을까. 현실 때문에 어두워진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있을까.

수련이 끝나고 나이 30대 후반이나 40대쯤 되어 어느 정도 돈이 모인다면, 나아질까. 그 때가 되면 너무 늦을 것만 같은데...

 

그런 기분 아실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퍼덕거리고, 바둥거리며 열심히 살아도 진흙탕 속을 휘젓는 기분이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외로운데 다독여줄 사람도 없고. 한 해 한 해 사람들은 바빠서 멀어져가고. 그나마도 결국은 모두가 남이고.

 

정말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행복하고 싶은데.

 

감정이 솟구쳐올라 글이 엉망진창이네요. 그냥 푸념글이었어요. 눈 버리셨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꾸중도 좋고, 공감도 좋지만... 인신공격은 너무 마음아플 것 같아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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