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길에서 있었던 SSul.....
때는 바야흐로 2012년 4월 중순.. 내가 2011년 12월 제대하고
칼복학했을때 얘기임.... 내가 기숙사생활 했었을때 얘기임....
내가 다니는 학교는 무척 촌구석에 있었음. 그래서 평일 오전에 스쿨버스 빼고는
마을버스를 타야함. 근데 30분에 1대씩옴 . 그래서 우리학생들은 종종 학교까지 걸어갔음.
역에서 딱 내리면. 자그마한 정류장이있고 그 앞엔 드넓은 황야와 같은 초원?이아닌
논밭이 펼쳐져있음. 이 논밭을 밖으로 휘- 돌아서 가면 걸어서 학교까지 40분정도가 걸림.
근데 다행히도 논밭에 농사하시는 분들이 만들어놓으신 논길이 하나 있었음.
물론 우리들을 위해 만드신건 아니지만, 우리학생들은 논밭사이에 일자로 쭉 뻗은 길을
애용했음. 왜냐면 이 길로 논밭을 가로지르면 20분만에 학교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임.
시원하게 일자로 쭉 뻗은 그 길은 폭이 좁았음 성인남성 3명정도의 폭? (4명이서걸으면
한명 논으로 떨어짐. 좁아서.)
무튼 보통 그 길은 수업시간이 곧 임박했는데 버스를 놓쳤다거나... CC커플들이
학교까지 천천히 걸으며 알콩달콩담소를 나눌때나 이용되는 길이었음. 물론 나 같이
버스기다리기를 죽어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종종 이용했음.
볼품없고, 깔끔하지 않은 길이였지만, 그래도
청명한 하늘아래 길 양쪽으로 빼곡히 자란 벼들이 바람에 살랑사랑 거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나도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여유로움이 생기는 그런 귀농유혹에 빠져버리는 길이었음.
특히, 초여름 새파란 벼들은 내 마음을 싱그럽게 만들고 가을녘 벼들의 황금빛 벌판은
그야말로 시골에 계신 우리할머니할아버지를 떠오르게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음.
끝없이 여유롭고 아름다울 것만 같던 이길은 시간제한이 있었음. 20:00까지.
20:00이후 해가져물고 칠흑같은 어둠이 몰려올때면.. 살랑살랑 벼들의 소리가
샤아아아악- 샤아아아악- 소리를 내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고 어디선가 발자국소리라도
들릴테면 뒷머리가 쭈뼛쭈뼛 스는 그런 길이었음.
특히나 1.5km나 되는 길에 가로등이 1개밖에 없는 것과, 실제로 과거 이 주변에서 살인사건
이있었던 사실은 공포감을 극대화 시켜주기엔 충분한 길이었음.
그래서 그런지 학교 강의가 대부분 7시 끝나고 어둑어둑하면 둘셋 짝을지어 다니고
밤8시가 지나면 거의 그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었음. 버스 못기다리는 나도
깜깜해지면 정류장에 앉아 차분히 버스를 기다림.
그러던 어느날.... 일요일저녁 따분한 기숙사에서 보내기 아쉬웠던 나는 급히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1시간 가량 밖으로나가 친구들과 탱자탱자 술마시며 놈.
그리고 기숙사들어가려 지하철을 타고 우리학교 역에서 내림. 그때 시간 밤 11시40분.
마을버스 막차가 밤 11시 15분까지였는데 엄청난 시간차이로 당연하게 놓침.
군대가기전 1,2학년 때였으면, 역 후문으로 나가 택시를 잡으러 돌아당겼을테지만...
그땐 전역한지 얼마되지도않은 병장부심+술기운에 20분걷는데 뭐 어떻게 되겠어~
이런생각에 한치의 고민없이 논길쪽으로 발걸음을 옴겼음.
그리고 끝이보이지않는 칠흑같은 어둠속의 논길과 마주하게 됨.. 중간엔 희미한
가로등이 하나있었고 아무것도 보이지않았음. 순간 개쫄렸지만 그냥 다시돌아가기도
귀찮고 그대로 직행하기로 맘먹음. 근데 신기한게 하나도 안보이던 주변이 적응시가되니
주변사물이 구분이가기시작함... 벼들이 살랑살랑움직이고... 저 멀리 기숙사의불빛도 보였음.
그래도 바람소리에 벼들이 샤아아아악-소리내는 것과 구멍이 숭숭뚤린 낡은 비닐하우스를
지나칠때면 나도모르게 침이 꼴깍넘어가고 괜히 주변을 샅샅히 살펴보며 무척 겁이났음.
근데 하늘이 나를 도와준것인지, 저 멀리앞에 어떤 한 남자가 캐리어를 끌고 가고있는게
아니겠음?? 순간적으로 추측해보건데 옷차림이며 캐리어를 끌고 이시간에 가는걸보아하니
나와같은 기숙사생아니면....자취생일게 분명했음. 고로 우리학교 학생 ㅎㅎ
그 남자와 나의 거리는 약 300~400m 정도로 꽤 떨어져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의안도감을 느꼈음. 참 고마운사람 ㅎㅎ
그리고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길을 걸었음. 뚜벅뚜벅뚜벅
당시 내가 워커를신고있었기에 저런 소리가 났는데 적막한 밤이라그런지 더 선명했음.
그래서그런지 앞서가던 그 남자 뒤를 홱 돌아봄. 그리고 다시 앞을보며 걸음.
음?? 뭐지 나는 별생각안하고 계속 걸어감 근데 앞서가던 그 남자 가던 길 중간중간
나를 한번씩 돌아보면서 가는게 아니겠음? 아~ 내가 이상한사람처럼 보이나??
이생각이듬 하긴. 뒤에 모르는 남자가 걸어오는데 나라도 계속 쳐다볼것같음. 이해했음
그러다 문득 시간이 궁금해짐 스마트폰을 켜고 시간을보니 벌써 12시 10분임. 기숙사 통금시간은 밤 12시 30분까진데, 맘이 순간 급해짐. 무조건 들어가야하기때문임
왜냐면 오늘 신나게놀아서 몸도 피곤하고 특히나 내일은 1교시 수업이있었기때문임.
못들어가면 기숙사가 열리는 새벽5시까지 주변을 방황하거나, pc방 의자에기대어불편하게 밤을
지새워야 하기 떄문에 나는 갑자기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음.
뚜벅뚜벅뚜벅뚜벅 내가 걸음이 빠른것인지 앞서가는 그 남자가 캐리어때매 느린것인지
아니면 두가지 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남자와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었음.
근데 거리가 점점좁혀질수록, 그 남자 고개를 돌아보는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남...
처음엔 20걸음 걷다가 한번 봤다면... 거리가 좁혀질수록 10걸음에 한번.. 5걸음에한번
한 100m쯤 거리가 가까워졌을땐 두,세걸음에 한번씩 계속 돌아봤음.
그걸 뒤에서 보자하니, 괜시리 미안해진거임 본의아니게 공포감주게되서
그래서 어찌할까 고민했음 물론 걸음은 계속 빨리걷고있었음..ㅋ (미안하긴하지만, 나도빨리들어가고싶어서 ㅎㅎ)
그러다 딱 좋은 생각이 난거임!!
내가 저사람을 제쳐서 앞서 가버리자 그럼 저사람도 안무섭겠지??
그래서 더 빨리 걸음을 재촉했음 그에 따라 워커소리도 크게 쿵쾅쿵쾅거림
그런데 이게왠일?? 내생각과는 반대로 걸음이 좀처럼 좁혀지지않았음!! 왜냐면
그사람도 덩달아 걸음이 빨라지는게 아니겠음?? 어허 더 놀라운건 재빠르게 걸으면서
고개도 민첩하게 돌아보고 , 앞에보고를 반복하며 걸어가는거임.
아 진짜 이제 생각이 확실해졌음. 저 사람 날 오해하고있구나.
내가 무슨 나쁜사람된거같았음. 진짜 난 단순히 기숙사 빨리 들어가고픈 마음 뿐인데!
그렇다고 내가 뒤에서 ' 저 그런사람아니에요 겁먹지마세요! ' '천천히가셔두되여!'
라고 소리쳐서 알리기도 좀 이상한거 같고.
아무튼 너무 미안한거임..오해받는 것도 내 맘이 불편하고
그래서 다시 생각함.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별생각을 다해봐도 결론은 내가 저사람을 제쳐가는것밖에 없는거임.
그것만이 저 사람으로하여금 마음을 안정을 찾아 줄 수 있을 것 같았음.
그래서 결심함. '아 졸라빨리뛰어서 내가 제쳐야겠다'
그리고 바로 뜀. 제대하고 간만에 뛰니까 상쾌하기도하고
술을먹어서그런지 다리도 무척가벼웠음. 그래서 전속력으로 달렸음.
그래서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것 같았음..!!오해도 금방 풀 수 있을것 같았음!!
근데 돌발상황이 벌어졌음!!
뛰어오는 날 보더니 그 남자가 캐리어를 들고 뛰어가는게 아니겠음????으잉???이게아닌데??
예기치않게 나는 논길의 추격자가 되부림.
금방 제칠생각이었지만 생각지 않은 저 남자의 돌발행동에 서로간의 오해는 더 커져만가고
정말 난 범죄자가 되는 것만 같았음.
그렇다고해서 여기서 멈출 순 없었음. 멈춘다면 저사람이 정말 날 오해할 것이므로.
무조건 제치기로 맘먹고 있는힘껏 막 뜀. 진짜 평소보다 더 빨리 뛴거같음
사람이 결심을하면 없는 힘도 나오는것 같음.
근데 이런게 저사람에게도 적용이 됐나봄. 캐리어를 들고 뛰는데도 어째 잘 안잡힘???
그래도 결국 가방하나없이 맨몸인 내가 거의 따라잡음.
근데 진짜 사람이 겁에질려하는 표정본적있음?
거의 다 따라잡았을때 순간 그 남자가 뒤돌아봤을때 나는 봄. 순간이었지만
눈이 상당히 커진채로 입은 무표정으로 나를 보았음.
그리고 내가 마침내 그사람옆을 지나치며 딱 제치는 순간
털컥, 하는소리와 함께 그사람이 멈춘거임.
응??뭐지 막 달려가면서 뒤를 쳐다봄.
보니까 그 남자가 11자로 탁! 하고 섬. 옆에 캐리어 땅에 떨어뜨린채로.
마치 그 남자 모습은 군대 갓 이등병전입했을때 각잡고 서있던 그자세였음 완전.
그리고 괜히 나도 무안해서 이 걸음 멈출수가없어서 그대로 기숙사까지 달려감.
그리고 바로 뻗음.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어제일을 떠올림. 그 남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졸라 무서웠을꺼같은거임. 그러면서 담에만나면 말이나 걸어서 오해풀어야겠다
이생각하다가 시간보니 9시 10분. 그래서 머리도안감고 바로 수업감 끝ㅎㅎㅎㅎ
혹시 그 떄 그 남자분 이글 보신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할게요 본의아니게 무섭게해서...미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