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입니다.
전 집은 대구인데 직장이 충북... 여자친구는 대구에 살구요.
뭐 본가가 대구라 쉬는 날마다 내려와서 보긴하네요.
사건이 있었던 그날은 제가 밤샘근무를 하고 첫차타고 대구로 내려갔습니다.
사귄지 200일 되는날이라 집에 가는 길에 기념 선물로 EBLIN가서 메인으로 걸고 있는 속옷도 한쌍 포장했죠.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전화해보니 그날은 마침 밤 늦게까지 근무를 하는 날이라는 겁니다.
여자친구 생각해서 밤늦게까지 일할거니 혹시나 뭐 먹고 싶냐고 물었는데 고구마가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밤샘근무한걸 알고 있던 탓에 다시 취소하고 그냥 집에가서 쉬라고하더라구요.
그래도 전 깜짝 놀래켜줄 심산으로 집으로 가는길에 내려서 여자친구 일하는 곳에 가려고 했죠.
가는 길에 시장 들려서 야채가게에서 고구마 3000원어치를 사갔습니다.
여자친구는 사무실에 혼자 있고 전자렌지도 있겠다 그냥 렌지에 돌리면 그게 군고구마가 되는지 알았어요.
그래서 3000원어치 생고구마가 든 비닐봉지를 건네니 순간적으로 적막이 흐르더군요.
그러면서 여자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여자친구 : ...................... 그냥 과자 먹고 싶어.
그래서 바로 앞 마트에서 과자 5000원어치 사다줬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만회하기 위해 200일 기념 선물로 줬던 속옷 사이즈도 틀린거라더군요.
하~~~ 좀만 더 생각했었다면 군고구마나 고구마라 된 금방 먹을 수 있는 먼가를 사갔을텐데 순식간에 전 센스결여 남친으로 찍혔습니다.
회사에서도 이 얘길하는데 다들 뿜더군요.
넌 닭먹고 싶다하면 생닭 사주냐?
밥 먹고 싶다하면 쌀 주겠다?
등등.......
주위 반응 역시 한결 같았습니다.
여자친구도 그 이후로 절 고구마왕자님이라고 부릅니다.
도저히 이대론 안될 거 같아 제 나름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요.
생고구마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엔 도시락을 싸봤어요.
크로와상 빵은 산거구요 나머진 제가 직접 굽고 말고 만든거에요.
이 도시락 싸주고 나서는 더 이상 고구마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