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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주의]내가 겪었던 황당한 병원

황당나그네 |2014.02.21 16:20
조회 521 |추천 0

톡커님들 안냥.

나 평생 눈 팅만 할줄 알았는데 두 번째로 글 찌네

하나는 공인중개사 관련한 이야기이고 이번이 두 번째야.

 

판 뒤적이다가 황당한 병원제보 글 읽다가 나도 그런 경험이 문득 떠올라서

글 한번 올려봐.

진지한 글은 아니고 웃자고 적은거니 그냥 맘편히 봤으면 좋겠어.

 

때는 2년 전 크리스마스날이야.

우리집은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거든.

그리고 그 해에는 닥공 콘서트(YB랑 리쌍 콜라보레이션 공연)가 경희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었구

아는 사람은 알거야.

 

지금 이야기는 2012년 크리스마스 날 시점으로 말할게.

사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부터 난 속이 안 좋았거든. 마치 체한 느낌 같았어.

(난 하도 많이 체해봐서 체하면 느낌이 바로 바로 오거든.)

아 내일 공연 못가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소화제 먹고 한 숨 푹자면 괜찮지 안을까 싶어서 

소화제 두 알이랑 부채표 명수 먹고 걱정하면서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체한 것 까진 견딜만한데 이게 머리가 욱신 욱신 거리는 두통까지 오니까 환장하겠더라구.

공연이고 뭐고 도저히 못 견딜거 같아

집사람 데리고 좀 큰  백○원에 갔어. 크리스마스라서 개인 병원은 다 문닫았으니 말야.

 

거기가서 접수하고 진료실 비슷한데를 안내하길래 갔더니

어디가 불편해서 왔냐길래 증상을 말해줬어. 두통과 체기가 있는 것 같다고

그러자 응급실 안쪽에 있는 침대로 가서 누워 있으래.

(이거 눈치 챈 사람은 알거야. 응급실에 가서 눕는 순간 응급치료비로 수가가 올라가.)

 

좀 찜찜했는데 별수 있나? 몸이 힘든데.

가서 누워있었어.

 

그러자 한 의사가 오더라. 알겠지만 빨간날은 레지던트들이 당직으로 많이 있어.

그 의사도 그런것 같더라고.

증상을 물어보길래 두통이 있고, 체한것 같다고 그리고 왼쪽 어께가 당기듯 살살 아프길래

그것까지 말해줬어.

술 담배 하냐길래 둘 다 안한다고 말했줬고

 

그러자 편히 누워 있으라고 하더니 내 명치쪽이랑 그 주위 배를 손으로 꾹꾹 누르더라구

그래서 아 진료하나보다 생각했어.

몇 번정도 눌러보더니 전문가의 소견으로 봐서는 맹장일 가능성도 있데.

혹시 모르니 여러가지 검사를 해봐야 한다는거야.

 

난 정말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어.

그래서 다시 한번 물어봤어.

"네? 맹장이요?"

 

그러자, 그 의사가 다시 한번 하는 말이 맹장일 가능성이 있으니 검사를 해보자는 것이었어.

아니 무슨 맹장 검사를 오른쪽 하단 복부를 눌러보고 땡기듯 아픈지 아닌지 확인하고 의심을 하듯 말듯 해야 하는거 아냐?

근데 난 분명히 기억해 명치 주변을 몇 번 눌러봤거든... 그래서 진료하고 있다고 생각했었고...

근데 뜬금 없이 "맹장"이라니?

 

그리고 내가 의구심 많은 얼굴로 의사 얼굴을 바라보니까

짐짓 모른척 계속 만약을 위해서 검사를 해야 한다는거야.

 

참다 참다가 내가 한 마디 해줬어.

 

"저 맹장 수술 했는데요?"

 

"네?"

 

"저 맹장 수술 했다고요."

 

"어...언제 하셨죠?"

 

난 분명히 기억해. 초등학교 6학년 때 자고 일어나는데 갑자기 오른쪽 아래 복부가 땡기듯 아팠고

의사쌤들이 오른쪽 아래 복부를 손으로 누르면서 진단했던 것을... 그리고 약물 처방하다가 안 되어서 수술했는데... 그땐 레이저 수술 같은게 없어서 수술자국이 아직도 크게 있어.

 

"초등학교 6학년때요"

 

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 의사를 보면서 말했어...

그러자

"맹...장일 가능성은 없구요.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니까..."

하면서 혼자 중얼대더니 도망치듯 나가더라.

 

난 뭐지? 라는 얼굴로 집사람을 바라봤어.

아 오진이라는게 이렇게 시작될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의사라는 것을 직감했지.

참고로 우리 친형 오진으로 맹장아닌데 맹장 수술했다.

글이 너무 길지? 나도 여기서 끝내고 싶은데 아직 아냐. 미안.

후속 이야기가 있거든

 

그 의사 굳은 표정으로 다시 들어오더니

"아까 왼쪽 어께쪽이 아프다고 하셨죠? 전문가의 소견으로는 그거 간이 안 좋아서 그럴 수 도 있어요. 그러니 검사를 해보시는게 좋아요."

 

아까는 맹장이라더니 이제는 간?

난 술도 안 먹고 고기도 많이 안 먹는데? 하 이 친구 안되겠네 싶더라구.

어떻게든 검사를 시키고 싶은 모양이야.

 

눈치 없는 집 사람도 혹시 모르니 검사를 하자고 하더라.

난 단호하게 말했어.

간이 안 좋아지면 그때 다시 올테니 지금은 그냥 두통이랑 체기 부터 치료해주세요.

그랬더니 혹시 모른다고 우겼는데도 그냥 치료만 해달라고 했어.

 

그러자 안 되겠는지 다른 고참으로 보이는 의사를 불러오더라.

역시나 검사 이야기를 하길래.

확 짜증나더라.

 

"그래서 선생님 저 2주전에 건강검진 받았구요. 별 이상없었는데요."

 

"2주전에요?"

 

"네 검진표 갖다드려요?"

 

"아.. 아닙니다. 두통이랑 체기가 있다고 하셨죠? 일주일치 약하고 처방 해드릴게요."

 

일단 2주전에 건강검진 받은거는 사실이야. 회사 다니면 2년마다 받아야 하는 그거 말야.

약간 혈압이 있는거 외엔 다른 증상은 없었어.

병원에 들어온지 한 시간 되도록 내 기억엔 맹장... 간... 검사... 밖에 기억안나.

그리고 체기 있는데 무슨 일주일치 약을 주는지...

약 많이 먹는다고 좋은 거 아니잖아?

 

그리고 수납하고 약받으러 갔는데 금액이 3만 8천원이 청구되더라.

햐~ 이건 뭔가 싶기도 하고... 짜증도 났는데 별 수 있냐.

돈내고 받아왔지머.

 

집에 돌아와서 손가락 발가락 다 따고 약먹고 한숨 푹잤더니 오후쯤 되니 체기랑 두통이 풀리는 느낌이 들더라. 콘서트 가서 신나게 뛰었더니 밤에 말짱해지더라.

 

약? 5일치 남았어...

 

재미없는데다가 길기까지 한 매너 없는 글 읽어줘서 고마워

톡님들 복 받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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