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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니가 뭘 하든 상관없어

169 |2014.02.24 11:26
조회 6,690 |추천 47
지난 수요일 우리는 헤어졌고, 일요일에 돌려받을 물건 때문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만났다.내가 언젠가부터 귀찮아졌다며, 헤어지자던 너. 난 너에게 과분한 여자였고 너무 잘해줘서 고마웠고 미안하다고 말하며 울던 너.사회초년생으로 심한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너무 힘들어했고, 평소에도 감정기복 심한 너를 알았기에그 때문에 모든 걸 놓고 싶어서 헤어지려 하는 것이리라 생각했다.주위 친구들이 혹시 여자 있는거 아니냐 했을때도 그래도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널 믿고 옹호하려했었다.


우리의 마지막 일요일.. 그래도 혹시나 확인하고 싶어서,나를 만나는 동안 혹시라도 다른사람을 만나거나 마음에 둔적이 있었냐, 우리 다시 볼 사이 아니고, 만약 지금까지도 거짓말을 한다면 마음이 아플것 같으니 솔직히 말해달라 하니머뭇거리다가 그제야 진실을 말하던 너.... 학교 후배에게 마음이 있었다고.후배가 눈에 들어오던 그날 이후부터 너는 나에게 마음이 식었었겠지.그 사람이랑은 잘 될 수 있을것 같냐고 물으니, 우습게도 그 사람이랑도 안될것 같다고 했다.어떻게 그런 마음으로 나에게  커플링을 주면서, 우리 이 반지처럼 예쁜 사랑하자고 하고,같이 여행갈 계획을 세우면서 웃을 수 있었는지, 나는 모르겠다.그것이 식은 마음을 달래려는 너의 노력치고는 너무나 진심으로 보였기에 나는 너를 믿고 싶었다.그런데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 난 그저 너에게 속아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봤나보다.진짜로 남이 되어 돌아서서 헤어지던 마지막 순간,나는 많은 여자들이 으레 그렇듯 울면서 무너지고 망가지고 화를 내고 너를 때릴 수도 있었지만내 기억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으로 쓴 편지를 전하고 악수하고 포옹까지 했다.


전여친들이 다들 바람피우거나 거짓말을 해서 헤어졌기에, 그런 사람들이 끔찍하게 싫다고 하던 너.그때 상처가 컸다며,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거라던 너... 결국 너도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었던 거다.니가 싫어하고 욕하고싶어하고 혐오했던 그녀들과 다를게 없는 사람이었다.나는 너에게 과분한 여자였던 거다. 친구들은 나를 대인배, 배려의 아이콘이라 했었다.너 역시도 나에게, 항상 생각깊게 배려해줘서 고맙다고 늘 말해왔었다.나는 담배를 무척 싫어하지만, 담배피우는 너에게 끊으라고 잔소리한번 한적 없었고우리가 너무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했을때도 외롭다고 징징댄적 없이 고스란히 감내했었다.니가 말도 안되는 소릴 할때도 웃으면서 들어주었다. 왜냐하면 나는 너를 사랑했으니까.하지만 이제 알겠다. 우린 아니구나. 우린 정말 아니구나...


어제는 페이스북에 너와 관련된 사진과 너의 댓글들을 싸그리 삭제해버렸다.페이스북을 정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나에겐 올려둔 사진들이 많지 않더라고.반면 너의 페이스북 사진의 절반 이상은 내 사진, 내가 준 것들, 우리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이 수두룩했다.잘 살아라. 하지만 나보다 더 오래 괴로워해. 내가 너에게 준 수많은 것들을 보면서 나보다 더 괴로워해라.너에게 기대려고 하지 않고 자아가 강했던 나, 오히려 너를 나에게 기대게 했었지.너를 인생 처음으로 사랑하고, 정말 많이 사랑했던건 사실이지만그래도 나는 나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고 이렇게 서 있다. 나 스스로도 무서울만큼 초연하게..사무치는 그리움에 힘들지만, 그것은 우리의 지난 시간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지현재의 너에 대한 그리움은 아니다. 나는 너에게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술로 망가지지도 않을 것이고, 새벽에 너에게 전화하지도 않을 것이고, 온전히 나의 길을 걸으면서 그렇게 꿋꿋이 서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꿈에 니가 나왔다.나는 꿈에서 너에게, 나는 이제 니가 뭘 하든 상관없다며 소리질렀다.그것은 내 마음에 아직도 남은 그리움과 미련의 처절한 비명일 것이다.한동안 이렇게 혼자서 원망하고 그리워하다 보면, 너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나는 너를 사랑했었다. 정말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었다.하지만 나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그리고 이렇게 소중한 나의 가치를 알아보는 누군가가 이 세상에 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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