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하고 주절거리는 일기. 02-26-2014
오늘 나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후라 칼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침부터 나는 너무 눈물이 났다.
내가 정말 아끼고 아끼던 그것이 고장나서... 수리비만 몇백이라니...
다음주에 진행해야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제 내 프로젝트는 끝이다.
아주 갈아마셔버리고 싶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마이너스의 손에게 그것을 떡하니 맡긴 내가 더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비오는날 헤메이는 미친년처럼
웃었다가 울었다를 반복했다.
저녁에는 술을 먹고싶어 법인카드권자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이미 다 칼퇴하고 나만 야근하고 있었다.
나는 모두가 나처럼 9시 10시까지 아둥바둥 사는 줄 알았는데,
오늘에서야 알았다.
배신감에 더 짜증이 나서 회사에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그래, 나는 칼퇴를 했다.
해가 떠있을때 퇴근해본지가 언젠가.
엊그제는 12시 어제는 10시 ...
평균 시간을 내보고 싶어서 달력에 표시하다가 포기한지가 오래였다.
왜냐면 퇴근시간을 가지고는 내가 일하는 시간이 계산이 안되서다.
새벽 초입에 출근해본것도 올해가 사상 처음이다.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Y 대리가 일에 미쳤다고...
나는 무얼 위해 이렇게 아둥바둥 하고 있는 것일까?
급작스럽게도 화제가 돌아가버린다.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때문에 나는 자발적으로 야근과 조출을 한다.
나에게 이건 있을수가 없는 일이었다.
참 이상하게도, 나는 그동안 빈둥빈둥 놀면서 살았던 듯 싶다.
갑작스럽게도, 나에게 진심으로 일이 잘 됐으면 하는 것이 생겼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한 사람이 있다.
말하자면,
갑을 관계는 참으로 더럽고 치사한 것이라서
갑의 갑이 갑을 까면, 을에게는 곱하기 10배가 되어 화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분은 갑질을 하지 않는 순수한 분이었다.
오히려 자주 질문해주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주저없이 을에게 연락해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감동을 받았다.
수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함에도 그런분은 한 명도 없었기에...
일의 열정이란 불기둥이 갑질이라는 검은 기운을 눌러버린 것과 같이
그분은 진심으로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불안했다.
그런 그분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이런 시간들이 어느순간
끝나 버리고 대화가 단절되지는 않을지...
불안함이 항상 엄습했다.
그분과의 단절은 엄청난 손실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나는 어느순간부터 미친듯이 일에 몰입하고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왜 빨리 출근하고 왜 늦게 퇴근하냐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그때는 딱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지금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원인은 사람이었다.
머리가 어지럽다.
또 한차례 숨을 쉬고 다음을 준비할 때인데,
도저히 호흡이 쉬어지질 않는다.
진행이 될수록 높아지는 난이도에 나는 떨고 있다.
많은 자료들, 다음에 진행해야할 일들...
또 엄습하는 불안함 ...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
마치 이건 우울증과도 같은 것이다.
일정 시간마다 반복되고 반복된다.
내가 과연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일단 주사위는 한개 던져졌고, 이곳의 테두리 안에서 落이라는 글자가 하나 새겨졌다.
勝으로 바꾸기 위해
나는 얼마나 분발해야 하는건가...
돌에 새겨진 글자를 지우고 새롭게 새겨넣는 일과 같다.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내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소식이 전해 왔으면 좋겠다..
잘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부디,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